동물의 기관 해부와 관찰
본문정육점에서 산 돼지 심장을 해부 접시에 놓고, 심실을 가로로 잘라 단면을 보았다. 두 심실 가운데 한쪽 벽은 손가락 한 마디만큼 두꺼웠고, 다른 쪽은 그 3분의 1쯤으로 얇았다. 자로 재니 좌심실 벽이 12 mm, 우심실 벽이 4 mm였다. 두 심실은 한 번 뛸 때 같은 양의 피를 내보낸다는데, 왜 벽의 두께가 이렇게 다를까? 기관의 생김새에서 그 기관이 하는 일을 어떻게 읽어 낼 수 있을까?
1.7.1구조는 기능을 따른다
심장은 근육으로 된 펌프이다. 우심실은 피를 바로 옆의 폐로 보내고, 좌심실은 온몸의 끝까지 피를 보낸다. 그런데 폐의 혈관은 짧고 넓어 피가 잘 흐르므로 낮은 압력으로도 충분하지만, 온몸을 도는 혈관은 길고 가늘어 피를 밀어내려면 훨씬 높은 압력이 필요하다. 같은 양의 피를 내보내더라도 좌심실은 다섯 배쯤 높은 압력을 만들어야 하고, 그 힘을 내는 근육이 더 두껍다. 반면 심방은 바로 아래 심실로 피를 넘기기만 하므로 벽이 가장 얇다.
기관의 구조는 그 기관이 하는 일에 맞추어져 있다. 심장에서는 만들어야 하는 압력이 클수록 심실 벽의 근육이 두껍고, 피가 거꾸로 흐르지 않도록 심방과 심실, 심실과 동맥 사이에 판막이 있다.
해부할 때는 이렇게 생김새를 기능과 연결해 보는 것이 목표이다. 판막은 얇은 막이지만 힘줄 같은 끈이 심실 벽의 근육에 이어져 있어, 심실이 수축할 때 판막이 뒤집히지 않게 붙잡는다. 또 대동맥의 벽은 두껍고 탄력이 있어 높은 압력을 견디고, 폐정맥의 벽은 얇다. 혈관에 물을 부어 보면 피가 어느 방에서 어느 혈관으로 나가는지 길을 따라갈 수 있다.1
1.7.2안전하고 정확한 해부
해부는 장갑을 끼고 해부 가위와 핀셋으로 하며, 칼날은 자기 몸 반대쪽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먼저 겉모습을 관찰해 앞뒤와 좌우를 정한다. 심장의 앞면에는 관상 동맥이 비스듬히 지나고, 좌심실 쪽이 더 단단하게 만져진다. 자르기 전에 관찰한 내용과 예상을 기록하고, 자른 뒤에는 자를 대고 두께나 지름을 재어 사진과 함께 남긴다. 다 쓴 조직은 정해진 폐기물 통에 버리고 기구와 손을 깨끗이 씻는다.
1.7.3예제 풀이
좌심실과 우심실의 최고 압력 비와 벽 두께 비를 구하여 비교하여라. 한 번 뛸 때 각 심실이 70 mL를 내보내고 1분에 70번 뛴다면, 1분에 각 심실이 내보내는 피의 양은 얼마인가?
압력 비는 \(120/25 = 4.8\)배이고, 벽 두께 비는 \(12/4 = 3\)배이다. 벽이 두꺼울수록 높은 압력을 만든다는 방향은 같지만 비율이 정확히 같지는 않다. 좌심실은 단면이 둥글어 같은 두께의 근육으로도 압력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1분에 내보내는 피의 양은 \(70 \times 70 = 4900\) mL, 곧 약 4.9 L로 두 심실이 같다. 우심실이 폐로 보낸 피가 그대로 좌심방으로 돌아와 좌심실에서 나가므로, 두 양이 같지 않으면 피가 어느 한쪽에 쌓이게 된다. 즉 두 심실은 같은 양의 피를 다른 압력으로 보내며, 그 차이가 벽 두께의 차이로 나타난다. 해부는 이렇게 재어 본 구조를 기능과 맞추어 보는 일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동물의 기관을 해부하여 구조를 관찰하고, 생김새와 하는 일을 연결해 보자.
- 1628년 영국의 하비는 심장이 한 번에 내보내는 피의 양과 뛰는 횟수를 곱해, 한 시간에 몸무게보다 많은 피가 나간다는 것을 보였다. 피가 매번 새로 만들어질 수 없으므로 몸을 돌아 다시 돌아온다는 혈액 순환을 이렇게 결론지었다.
기관의 구조는 하는 일에 맞추어져 있어, 심장에서는 온몸으로 높은 압력의 피를 보내는 좌심실의 벽이 폐로 낮은 압력의 피를 보내는 우심실보다 두껍고, 판막이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을 막는다. 해부는 안전하게 하며 관찰과 측정을 기록하고, 잰 구조를 기능과 연결해 해석한다. 처음 질문의 좌심실 벽이 세 배 두꺼운 것은 같은 양의 피를 다섯 배 가까이 높은 압력으로 내보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