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면삼각형
본문북극점에서 출발해 경도 0°의 자오선을 따라 적도까지 내려간 뒤, 적도를 따라 동쪽으로 경도 90°까지 가고, 다시 경도 90°의 자오선을 따라 북극점으로 돌아왔다. 세 길은 모두 지구 표면에서 가장 짧은 길인 대원의 일부이다. 이 삼각형의 세 각은 모두 90°여서 합이 270°이다. 평면에서는 삼각형의 세 각의 합이 늘 180°인데, 구면에서는 왜 180°보다 클까? 그 넘치는 각은 무엇을 알려 줄까?
3.3.1구면 위의 곧은 선
구면 위의 두 점 사이의 가장 짧은 길은 구의 중심을 지나는 평면으로 구를 자른 큰 원, 곧 대원의 호이다. 적도와 경선은 대원이지만, 적도가 아닌 위선은 대원이 아니다. 구면 위에서는 대원이 평면의 직선 역할을 하므로, 세 대원의 호로 둘러싸인 도형을 구면삼각형이라 한다. 구면삼각형의 각은 두 대원이 만나는 점에서 두 대원의 접선이 이루는 각이고, 변의 길이는 대원의 호에 대한 중심각으로 잰다.
반지름 \(R\)인 구면 위의 구면삼각형의 세 각을 \(A\), \(B\), \(C\)(rad)라 하면 세 각의 합은 \(\pi\)보다 크고, 그 넓이는 \[S = R^2(A + B + C - \pi)\]이다. \(A + B + C - \pi\)를 구면 초과라 한다.
두 대원은 구면 위에서 서로 반대편의 두 점에서 만나며, 각 \(A\)를 이루는 두 대원 사이에 생기는 반달 모양 영역의 넓이는 구 전체 넓이 \(4\pi R^2\)의 \(A/(2\pi)\)배, 곧 \(2AR^2\)이다. 삼각형의 세 각에서 생기는 반달 모양과 그 반대편의 반달 모양을 모두 더하면 구 전체를 덮는데, 삼각형과 그 반대편 삼각형은 세 번씩 겹친다. 이것을 식으로 쓰면 \(2(2AR^2 + 2BR^2 + 2CR^2) = 4\pi R^2 + 4S\)이고, 정리하면 지라르의 정리가 된다.1
3.3.2작은 삼각형은 거의 평면
구면 초과는 넓이를 \(R^2\)으로 나눈 값이어서, 구에 비해 아주 작은 삼각형은 구면 초과가 거의 0이고 세 각의 합이 180°에 가깝다. 그래서 운동장이나 마을 크기의 삼각형에서는 평면 기하가 잘 맞는다. 그러나 대륙만큼 큰 삼각형에서는 넘치는 각이 눈에 띄게 커진다. 서울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가 지도에서 북쪽으로 크게 휘어 보이는 길로 가는 것도, 그 길이 평면 지도에서는 굽어 보여도 구면에서는 가장 짧은 대원이기 때문이다.
3.3.3예제 풀이
처음 질문의 삼각형의 넓이를 지라르의 정리로 구하고, 지구 겉넓이의 몇 분의 몇인지 확인하여라. 지구의 반지름은 6371 km이다. 세 각이 각각 60°, 70°, 80°인 구면삼각형의 넓이는 얼마인가?
세 각이 모두 \(\pi/2\)이므로 구면 초과는 \(3\pi/2 - \pi = \pi/2\)이고, 넓이는 \(R^2\pi/2 = \dfrac{\pi\times6371^2}{2} \approx 6.38\times10^7\) km²이다. 지구 겉넓이 \(4\pi R^2\)의 \(\dfrac{\pi/2}{4\pi} = \dfrac18\)이다. 실제로 적도면과 두 경선면이 지구를 8등분하므로 맞는다.
세 각이 60°, 70°, 80°이면 합이 210°이므로 구면 초과는 30°, 곧 \(\pi/6\)이다. 넓이는 \(R^2\pi/6 \approx 2.13\times10^7\) km²로, 아시아 대륙의 절반쯤이다. 평면이었다면 세 각이 이런 삼각형은 있을 수 없다. 즉 구면 위에서는 대원이 직선 역할을 하고, 세 대원으로 둘러싼 구면삼각형은 세 각의 합이 180°보다 크며, 넘치는 각에 \(R^2\)을 곱하면 넓이가 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지구 위에 삼각형을 그려 세 각의 합을 재어 보고, 서울에서 뉴욕 가는 비행기가 북극 쪽으로 돌아가는 까닭을 대원으로 확인해 보자.
- 이 정리는 1629년 프랑스의 지라르가 발표했다. 19세기 가우스는 측량 중 산꼭대기 세 곳이 이루는 큰 삼각형의 각을 재어 공간 자체가 휘었는지 확인하려 했다는 이야기가 전하는데, 측정 오차 안에서 각의 합은 180°였다.
구면 위의 가장 짧은 길은 구의 중심을 지나는 대원의 호이며, 세 대원의 호로 둘러싸인 구면삼각형은 세 각의 합이 180°보다 크다. 지라르의 정리에 따라 넓이는 구면 초과에 \(R^2\)을 곱한 \(R^2(A + B + C - \pi)\)이고, 작은 삼각형은 구면 초과가 거의 0이어서 평면 기하와 같아진다. 처음 질문의 삼각형은 세 각이 모두 90°여서 구면 초과가 \(\pi/2\)이고, 넓이는 지구 겉넓이의 8분의 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