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탄생과 과학
본문설날과 추석은 해마다 양력 날짜가 바뀐다. 음력 날짜로 정해진 명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음력만 쓰면 몇 해 뒤에는 설날이 한여름에 올 수도 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옛사람들은 어떻게 달의 달력을 계절에 맞추었을까? 농사를 지으며 큰 강가에 정착한 초기 문명은 왜 이렇게 하늘을 정밀하게 셈해야 했을까?
1.1.1달과 해의 두 시계
하늘에는 두 개의 자연 시계가 있다. 하나는 달의 모양이 그믐에서 다시 그믐으로 돌아오는 삭망월로 약 29.53일이다. 다른 하나는 해가 같은 계절로 돌아오는 1태양년으로 약 365.24일이다. 달의 모양은 누구나 밤하늘에서 쉽게 볼 수 있어 날짜를 세기 좋지만, 씨를 뿌리고 거둘 때를 알려 주는 것은 해의 계절이다. 문제는 두 시계가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12삭망월은 \(12 \times 29.53 \approx 354.4\)일로, 1태양년보다 약 10.9일 짧다. 그래서 12달짜리 달력은 해마다 약 11일씩 계절보다 앞서 간다. 19태양년은 235삭망월과 거의 같으므로, 19년에 윤달 7번을 넣으면 계절과 다시 맞추어진다.
그림 1에서 해를 넘겨 보자. 3년이면 한 달 넘게 어긋나고, 17년이면 반년쯤 어긋나 계절이 거꾸로 된다. 그래서 동아시아의 음력은 2~3년마다 윤달을 끼워 넣어 계절과 맞추는 태음태양력이다. 이슬람력은 윤달을 넣지 않는 순수한 태음력이라, 라마단 같은 행사가 약 33년에 걸쳐 모든 계절을 돈다.1
1.1.2초기 문명의 셈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황허 같은 초기 문명은 큰 강의 범람과 함께 농사를 지었다. 이집트 사람들은 새벽 동쪽 하늘에 시리우스가 처음 보이는 무렵 나일강이 넘친다는 것을 알고 1년을 365일로 정했다.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60진법으로 하늘의 각도와 시간을 셈하여, 오늘날의 1시간 60분, 원 한 바퀴 360°가 여기서 왔다. 농사와 물 관리, 땅의 넓이를 재는 일이 천문학과 수학을 낳았다.
1.1.3예제 풀이
삭망월을 29.53일, 1태양년을 365.24일로 하자. 19년 동안 12달짜리 태음력이 계절보다 앞서 가는 날수를 구하여라. 그 차이는 몇 달에 해당하며, 19태양년과 235삭망월은 며칠 차이인가?
1년의 차이는 \(365.24 - 354.36 = 10.88\)일이므로 19년이면 \(10.88 \times 19 \approx 206.7\)일이다. 이는 \(\dfrac{206.7}{29.53} \approx 7.0\)달이다. 그래서 19년에 윤달을 7번 넣는다.
19태양년은 \(19 \times 365.24 = 6939.6\)일이고, 235삭망월은 \(235 \times 29.53 = 6939.6\)일로 거의 같다. 둘의 차이는 2시간 남짓이다. 이 19년 주기를 메톤 주기라 하며, 옛 중국에서도 같은 주기를 장법이라 불러 썼다. 즉 여러 문명이 서로 따로 하늘을 관측하여 같은 규칙에 이르렀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달력이 계절과 어긋나는 까닭을 직접 계산하고, 초기 문명이 하늘과 땅을 셈한 방법을 살펴보자.
- 오늘날 쓰는 그레고리력은 태양력으로, 4년마다 윤일을 넣되 100으로 나누어떨어지는 해는 빼고 400으로 나누어떨어지는 해는 다시 넣는다. 그래서 1년의 평균 길이가 365.2425일로 태양년과 거의 같다.
달의 시계(삭망월 29.53일)와 해의 시계(1태양년 365.24일)는 딱 맞지 않아, 12달짜리 태음력은 해마다 약 11일 계절보다 앞서 간다. 그래서 동아시아의 음력은 19년에 7번 윤달을 넣어 계절과 맞추었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달력이 계절과 어긋나는 것은 12삭망월이 1년보다 짧기 때문이며, 농사를 지은 초기 문명은 이를 정밀하게 셈하여 계절을 맞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