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자극과 반응
본문둥근 상자를 그물로 위아래 두 칸으로 나누고, 아래 칸의 한쪽 절반에는 젖은 솜을, 다른 쪽에는 물을 빨아들이는 실리카겔을 넣었다. 위 칸 가운데에 쥐며느리 20마리를 놓고 10분 뒤에 세어 보니 축축한 쪽에 16마리, 마른 쪽에 4마리가 있었다. 쥐며느리가 축축한 곳을 좋아한다고 결론 내려도 될까? 마리 수가 적으면 우연히 한쪽에 몰릴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쥐며느리는 축축한 곳을 어떻게 찾아갈까?
2.1.1무작정 덜 움직이기
동물은 환경의 자극에 반응해 살기 알맞은 곳을 찾아간다. 자극의 방향을 알고 그쪽으로 다가가거나 멀어지는 반응을 주성이라 한다. 빛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이 그 예이다. 쥐며느리는 습도의 방향을 직접 느껴 찾아가기보다, 마른 곳에서는 빨리 많이 돌아다니고 축축한 곳에서는 느리게 덜 돌아다닌다. 그러면 축축한 곳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결국 그곳에 모인다. 이렇게 자극의 세기에 따라 움직이는 빠르기나 방향을 바꾸는 횟수가 달라지는 반응을 무정위 운동이라 한다.
관찰한 수 \(O\)와 우연일 때 기대되는 수 \(E\)의 차이를 \[\chi^2 = \sum \frac{(O - E)^2}{E}\]로 나타낸다. 두 칸을 비교할 때 \(\chi^2\)가 3.84보다 크면, 우연만으로 그만한 차이가 생길 확률이 5%보다 작아 차이가 의미 있다고 판단한다.
쥐며느리가 습도에 상관없이 아무 데나 간다면 20마리는 평균 10마리씩 나뉜다. 그래도 한 번의 실험에서는 12대 8이나 13대 7 정도는 쉽게 생긴다. 그래서 관찰한 치우침이 우연의 흔들림보다 큰지 따져야 한다. 카이제곱 값은 기대와 관찰의 차이를 하나의 수로 모아, 그 차이가 우연으로 설명되는지 판단하게 해 준다.1
2.1.2습도만 다르게
쥐며느리가 습도에 반응했다고 말하려면 두 칸에서 습도만 다르고 빛, 온도, 냄새는 같아야 한다. 상자 전체를 어둡게 덮거나 고르게 비추고, 실리카겔과 젖은 솜 위에 같은 그물을 깔아 바닥의 느낌을 같게 한다. 한쪽이 창가처럼 밝거나 따뜻하면 그 영향이 섞인다. 칸의 위치를 바꾸어 한 번 더 실험하면 상자의 어느 쪽 자리 때문인지도 가려낼 수 있다. 실험이 끝나면 쥐며느리를 잡았던 곳에 돌려보낸다.
2.1.3예제 풀이
10분 뒤 축축한 쪽 16마리, 마른 쪽 4마리일 때 카이제곱 값을 구하고, 이 치우침이 우연인지 판단하여라. 만약 13대 7이었다면 어떻게 판단하는가?
기대값은 양쪽 10마리이다. \(\chi^2 = \dfrac{(16 - 10)^2}{10} + \dfrac{(4 - 10)^2}{10} = 3.6 + 3.6 = 7.2\)이다. 3.84보다 크므로 이 정도의 치우침이 우연만으로 생길 확률은 5%보다 작고, 쥐며느리가 축축한 쪽에 모인다고 판단할 수 있다.
13대 7이었다면 \(\chi^2 = 0.9 + 0.9 = 1.8\)로 3.84보다 작다. 축축한 쪽이 많기는 해도 우연으로 설명될 수 있는 정도이므로, 이 한 번의 실험만으로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이럴 때는 마리 수를 늘리거나 실험을 되풀이해 자료를 모은다. 즉 동물의 반응을 확인하려면 다른 조건을 고정하고 한 자극만 다르게 하며, 관찰한 치우침이 우연의 범위를 넘는지 수로 따져야 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쥐며느리나 플라나리아가 빛과 습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선택 상자로 실험하고, 결과가 우연인지 판단해 보자.
- 쥐며느리는 곤충이 아니라 게나 새우와 같은 갑각류이다. 아가미 같은 호흡 기관이 축축해야 숨을 쉴 수 있어서, 마른 곳에 오래 있으면 몸의 물을 잃고 숨쉬기가 어려워진다. 축축한 곳에 모이는 반응은 이 생존 조건과 맞닿아 있다.
동물은 자극의 방향으로 다가가거나 멀어지는 주성, 또는 자극의 세기에 따라 움직임의 빠르기가 달라지는 무정위 운동으로 살기 알맞은 곳에 모인다. 반응을 확인하려면 한 자극만 다르게 하고 나머지를 고정하며, 카이제곱 값으로 관찰한 치우침이 우연의 범위를 넘는지 판단한다. 처음 질문의 16대 4는 \(\chi^2 = 7.2\)로 우연으로 보기 어려워, 쥐며느리가 축축한 곳에 모인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