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요소와 비생물 요소
본문건물 북쪽 그늘에서 남쪽 양지까지 한 줄로 2 m마다 방형구를 놓고, 이끼가 땅을 덮은 비율과 빛의 세기, 흙의 수분을 쟀다. 그늘에서는 이끼가 80%를 덮었고 빛은 500 lx였으며, 양지에서는 이끼가 없고 빛이 40 000 lx였다. 빛이 셀수록 이끼가 적다. 그런데 흙의 수분도 그늘에서 35%, 양지에서 8%로 함께 변했다. 이끼를 줄인 것은 빛일까, 마른 흙일까? 하나의 조사만으로 원인을 가려낼 수 있을까?
4.3.1함께 변하는 요인들
생태계는 생물 요소와 빛, 온도, 물, 흙 같은 비생물 요소로 이루어지며, 둘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끼는 몸에 물을 저장하는 조직이 거의 없어 마르기 쉽고, 약한 빛에서도 광합성을 한다. 그래서 그늘의 축축한 곳에 많다. 그런데 자연에서는 비생물 요소들이 서로 얽혀 함께 변한다. 그늘은 빛이 약할 뿐 아니라 증발이 적어 흙이 축축하고 온도도 낮다. 그래서 조사에서 빛과 이끼가 함께 변한다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빛이 이끼를 줄인 원인이라고 바로 말할 수는 없다.
두 요인이 함께 변하는 상관관계는 한쪽이 다른 쪽의 원인이라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 원인을 가리려면 의심되는 요인 하나만 바꾸고 나머지를 같게 한 실험을 하거나, 요인들이 따로 변하는 장소를 찾아 비교한다.
빛과 수분의 효과를 가려내려면, 같은 그늘에서 일부 구역에만 매일 물을 덜 주어 말리거나, 양지의 일부 구역에 그늘막을 치고 물을 충분히 주는 실험을 할 수 있다. 그늘막만 친 구역과 물만 준 구역을 비교하면 어느 요인이 이끼에 더 중요한지 드러난다. 또 비가 자주 오는 양지나 물이 고이지 않는 그늘처럼 두 요인이 따로 노는 곳을 찾아 조사해도 단서를 얻는다.1
4.3.2생물도 환경을 바꾼다
비생물 요소가 생물에 영향을 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끼가 땅을 덮으면 흙의 수분이 덜 증발하고, 나무의 잎이 우거지면 그 아래의 빛과 온도가 바뀐다. 이렇게 생물이 비생물 요소를 바꾸는 작용도 있어서, 그늘의 축축한 흙은 이끼가 많은 결과이기도 하다. 그래서 조사 자료를 해석할 때는 화살표가 한쪽으로만 향한다고 단정하지 않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가능성을 함께 생각한다.
4.3.3예제 풀이
그림 2는 양지에 같은 양의 이끼를 옮겨 심고 처음 피도를 모두 30%로 맞춘 뒤 한 달 동안 조건을 달리한 결과이다. 빛만 줄였을 때와 물만 늘렸을 때의 효과를 비교하고, 그림 1의 조사 결과를 다시 해석하여라.
그늘막만 친 구역은 30%에서 8%로 줄어 이끼가 대부분 말라 죽었다. 물만 매일 준 구역은 25%로 거의 유지되었다. 둘 다 한 구역은 40%로 늘었다. 따라서 이 양지에서 이끼에 더 중요한 것은 빛의 세기보다 물이고, 빛을 줄이면 증발이 줄어 물을 덜 주어도 되는 효과가 더해진다.
그림 1에서 빛과 이끼가 함께 변한 것은, 빛이 강한 곳일수록 흙이 말라 이끼가 살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다시 해석할 수 있다. 빛은 직접 원인이라기보다 흙의 수분을 통해 이끼에 영향을 준 셈이다. 즉 생물과 비생물 요소의 관계는 조사로 상관을 찾고, 요인을 하나씩 바꾸는 실험으로 원인을 가려내야 정확히 알 수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학교 안의 여러 장소에서 비생물 요소와 생물의 분포를 조사하고, 그 관계를 실험으로 확인할 방법을 설계해 보자.
- 이끼는 몸이 마르면 활동을 멈추었다가 물을 얻으면 몇 분 만에 다시 광합성을 시작하는 종이 많다. 그래서 이끼의 분포는 평균 수분보다 얼마나 자주 다시 젖는지에 크게 좌우된다.
생태계에서 비생물 요소들은 서로 얽혀 함께 변하므로, 조사에서 어떤 요소와 생물의 분포가 함께 변해도 그것이 원인이라고 바로 말할 수 없고, 생물도 비생물 요소를 바꾼다. 원인은 의심되는 요인 하나만 바꾸고 나머지를 같게 한 실험으로 가려낸다. 처음 질문의 그늘에 이끼가 많은 까닭도 이런 실험으로 가려야 하며, 그림 2와 같은 결과라면 빛보다 흙의 수분이 더 큰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