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평형
본문어느 해 토끼가 크게 늘어나면 풀이 줄고, 토끼를 먹는 여우가 늘어난다. 그러면 토끼는 다시 줄어든다. 생태계는 이렇게 흔들리면서도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곤 한다. 무엇이 되돌리는 힘이 되고, 어떤 변화는 왜 되돌리지 못할까?
2.2.1먹이 그물과 영양 단계
생태계에서 생물 사이의 먹고 먹히는 관계를 차례로 이은 것을 먹이 사슬이라 한다. 실제로는 한 생물이 여러 생물을 먹고 여러 생물에게 먹히므로 먹이 사슬이 그물처럼 얽혀 있는데, 이것을 먹이 그물이라 한다. 먹이 사슬에서 생산자를 첫 단계로 두고 1차 소비자, 2차 소비자처럼 차례로 매긴 위치를 영양 단계라 한다.
2.2.2에너지는 흐르고 물질은 순환한다
생산자는 햇빛 에너지를 광합성으로 유기물의 화학 에너지로 바꾼다. 그런데 이 에너지가 모두 다음 단계로 가지는 않는다. 생물은 얻은 에너지의 대부분을 호흡으로 생명 활동에 쓰고, 그 에너지는 결국 열로 빠져나간다. 또 먹히지 않고 죽거나 배설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다음 단계로 전달되는 에너지는 대략 10% 안팎에 그친다.
에너지는 태양에서 생산자, 소비자로 한 방향으로 흐르며 각 단계에서 열로 빠져나가므로 순환하지 않는다. 반면 탄소, 질소 같은 물질은 생물과 환경 사이를 순환한다. 그 결과 상위 영양 단계로 갈수록 에너지양, 생물량, 개체 수가 줄어드는 생태 피라미드가 된다.
그림 1의 슬라이더로 전달 효율을 바꾸어 보자. 효율이 10%이면 생산자가 고정한 10 000의 에너지 가운데 3차 소비자에게 닿는 것은 10뿐이다. 그래서 먹이 사슬은 대개 4~5단계를 넘지 않고, 최상위 포식자는 넓은 지역에 적은 수만 산다.
2.2.3생태계 평형과 그 한계
생물의 종류와 개체 수, 물질의 양이 큰 변동 없이 유지되는 상태를 생태계 평형이라 한다. 평형이 유지되는 것은 먹이 관계가 되돌리는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토끼가 늘면 먹이인 풀이 줄고 포식자인 여우가 늘어 토끼가 다시 줄어든다. 반대로 토끼가 줄면 풀이 늘고 여우가 줄어 토끼가 회복된다.
먹이 그물이 복잡할수록 한 종이 줄어도 다른 먹이로 대신할 수 있어 평형이 잘 유지된다. 그런데 서식지 파괴, 외래종 유입, 남획처럼 변화가 너무 크거나 빠르면 되돌리는 힘이 감당하지 못해 생태계가 다른 상태로 바뀐다.1
2.2.4예제 풀이
어느 초원의 생산자가 1년에 \(1.0 \times 10^6\) kJ의 에너지를 고정한다. 단계마다 전달 효율이 10%일 때 2차 소비자가 얻는 에너지는 얼마인가? 사람이 곡물을 직접 먹을 때와 곡물을 먹인 소의 고기를 먹을 때, 같은 넓이의 땅이 먹일 수 있는 사람 수는 대략 몇 배 차이가 날까?
1차 소비자는 \(1.0 \times 10^6 \times 0.1 = 1.0 \times 10^5\) kJ을, 2차 소비자는 다시 그 10%인 \(1.0 \times 10^4\) kJ을 얻는다. 생산자가 고정한 에너지의 1%이다.
곡물을 직접 먹으면 사람은 1차 소비자이고, 소고기를 먹으면 2차 소비자이다. 한 단계를 더 거치면 사람이 얻는 에너지가 약 10분의 1로 줄므로, 같은 땅으로 먹일 수 있는 사람 수도 대략 10배 차이가 난다.
실제 효율은 동물과 사육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영양 단계가 하나 높아질 때마다 쓸 수 있는 에너지가 크게 준다는 사실은 그대로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먹이 사슬의 한 단계를 흔들어 보고, 에너지 피라미드가 어떻게 바뀌는지 직접 확인해 보자.
- 미국 옐로스톤 국립 공원에서는 1920년대에 늑대가 사라진 뒤 엘크가 늘어 강가의 나무가 줄었고, 1995년 늑대를 다시 들여온 뒤 식생이 일부 회복된 것이 관찰되었다.
생태계에서 에너지는 태양에서 생산자, 소비자로 한 방향으로 흐르며 단계마다 약 90%가 열로 빠져나가 생태 피라미드를 만들고, 물질은 생물과 환경 사이를 순환한다. 먹이 관계는 개체 수의 변화를 되돌리는 힘이 되어 생태계 평형을 유지하지만, 너무 크고 빠른 변화는 되돌리지 못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토끼와 여우는 서로의 수를 되돌리며 흔들리지만 제자리 근처에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