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물질 순환과 에너지 흐름
본문풀을 먹은 토끼의 몸을 이루는 탄소는 토끼가 죽어 분해되면 다시 공기로 돌아가고, 언젠가 다른 풀의 몸이 된다. 그런데 풀이 햇빛에서 받은 에너지는 토끼와 여우를 거치며 점점 줄어들 뿐 다시 풀로 돌아오지 않는다. 같은 생태계 안에서 왜 물질과 에너지가 다르게 움직일까?
1.6.1물질의 순환
탄소는 공기 중의 이산화 탄소로 있다가 생산자의 광합성으로 유기물에 들어간다. 이 유기물은 먹이 사슬을 따라 소비자에게 옮겨 가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세포 호흡으로 다시 이산화 탄소가 되어 공기로 돌아간다. 죽은 생물과 배설물의 유기물은 분해자가 분해하여 이산화 탄소로 되돌린다. 원자는 사라지지 않으므로 생태계 안에서 끝없이 돌고 돈다.
질소도 순환한다. 공기의 질소 기체는 대부분의 생물이 쓰지 못하지만, 뿌리혹박테리아 같은 질소 고정 세균이 이를 암모늄 이온으로 바꾸고, 질산화 세균이 다시 질산 이온으로 바꾸면 식물이 흡수하여 단백질을 만든다. 탈질산화 세균은 질산 이온을 다시 질소 기체로 되돌린다.1
1.6.2에너지의 흐름
생태계로 들어오는 에너지는 거의 모두 태양의 빛에너지이다. 생산자는 광합성으로 빛에너지를 유기물의 화학 에너지로 바꾼다. 그런데 생산자는 이 유기물의 상당 부분을 자기 세포 호흡에 쓰고, 일부는 먹히지 않은 채 죽어 분해자에게 간다. 그래서 다음 단계인 1차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에너지는 일부에 불과하다.
한 영양 단계가 가진 에너지 가운데 다음 영양 단계로 전달되는 비율을 에너지 효율이라 한다. \[\text{에너지 효율}(\%) = \frac{\text{현 영양 단계의 에너지양}}{\text{전 영양 단계의 에너지양}} \times 100\] 생태계에서는 대체로 10% 안팎이다.
세포 호흡으로 쓰인 에너지는 결국 열이 되어 생태계 밖으로 빠져나가고, 생물은 열을 다시 화학 에너지로 바꾸지 못한다. 그래서 에너지는 한 방향으로만 흐르고, 생태계가 유지되려면 태양 에너지가 계속 들어와야 한다. 그림 1에서 전달 비율을 바꾸어 보면, 위로 갈수록 에너지가 급격히 줄어 피라미드 모양이 된다.
1.6.3예제 풀이
어떤 생태계에서 생산자의 에너지양이 10 000 kJ, 1차 소비자 1000 kJ, 2차 소비자 150 kJ, 3차 소비자 30 kJ이다. 각 단계의 에너지 효율을 구하여라.
1차 소비자의 에너지 효율은 \(\dfrac{1000}{10\,000} \times 100 = 10\)%, 2차 소비자는 \(\dfrac{150}{1000} \times 100 = 15\)%, 3차 소비자는 \(\dfrac{30}{150} \times 100 = 20\)%이다.
상위 영양 단계로 갈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육식 동물이 먹는 고기는 풀보다 소화하기 쉽고 에너지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달되는 양 자체는 아주 적어, 생산자가 고정한 에너지의 0.3%만 3차 소비자에게 이른다. 먹이 사슬이 대개 4~5단계를 넘지 못하는 까닭이다.
사람이 곡물을 직접 먹으면 같은 밭에서 고기로 먹을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먹고살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탄소와 질소의 순환, 에너지의 흐름을 직접 따라가 보자.
- 사람은 하버-보슈법으로 공기 중 질소를 비료로 바꾸어 자연의 질소 고정량에 맞먹는 양을 생태계에 더하고 있다. 넘치는 질소는 강과 바다로 흘러 녹조를 일으킨다.
탄소와 질소 같은 물질은 생물과 비생물 환경 사이를 오가며 순환하지만, 에너지는 태양에서 들어와 각 영양 단계에서 세포 호흡으로 열이 되어 빠져나가므로 한 방향으로 흐른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토끼 몸의 탄소는 다시 풀로 돌아올 수 있지만, 풀이 받은 에너지는 단계마다 약 10%만 전달되고 나머지는 열로 흩어져 돌아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