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탄소·산소의 순환과 지구의 진화
본문오늘날 공기의 21%는 산소이다. 그런데 갓 생긴 지구의 대기에는 산소가 거의 없었다. 광합성을 하는 남세균은 30억 년 전쯤 나타났는데, 대기의 산소는 그로부터 수억 년이 지나서야 늘기 시작했다. 남세균이 만든 산소는 그동안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물, 탄소, 산소는 지구의 여러 권역을 어떻게 돌며 지구 환경을 바꾸어 왔을까?
1.2.1산소의 행방
남세균이 처음 광합성으로 내놓은 산소는 대기에 쌓이지 못했다. 당시 바다에는 화산과 해저 열수에서 나온 철 이온(Fe²⁺)이 많이 녹아 있었고, 산소는 이 철과 반응하여 산화철이 되어 바닥에 가라앉았다. 이 붉은 산화철 층과 규질 층이 번갈아 쌓인 것이 호상 철광층이며, 오늘날 사람이 쓰는 철광석의 대부분이다. 바다의 철이 대부분 소모되자 비로소 산소가 대기로 빠져나가 쌓이기 시작했다.
산소가 늘자 성층권에 오존층이 생겨 자외선을 막았고, 산소를 쓰는 세포 호흡이 가능해져 큰 다세포 생물이 나타났다. 생물은 다시 대기와 바다의 조성을 바꾸어, 지구 환경과 생명이 서로 영향을 주며 함께 변해 왔다.
그림 1에서 시각을 옮겨 보자. 27억 년 전에는 남세균이 있었지만 산소가 0.001% 아래였다. 24억 년 전 대산화 사건 뒤 1% 안팎이 되었고, 고생대 무렵 현재 수준에 가까워졌다. 그리고 오존층이 두꺼워진 뒤에야 생물이 육지로 올라올 수 있었다.1
1.2.2물과 탄소의 순환
물은 증발과 강수로 바다, 대기, 육지를 돌고, 탄소는 대기의 이산화 탄소, 생물, 바다, 석회암을 돈다. 이산화 탄소가 빗물에 녹아 암석을 풍화시키면 탄소가 바다로 가서 탄산염 암석이 되고, 판의 섭입과 화산 활동으로 다시 대기로 돌아온다. 이 느린 순환은 수백만 년에 걸쳐 대기의 이산화 탄소와 기온을 조절하는 온도 조절기 역할을 한다.
1.2.3예제 풀이
호상 철광층에서 철 이온이 \(4\text{Fe}^{2+} + \text{O}_2 + 4\text{H}_2\text{O} \rightarrow 2\text{Fe}_2\text{O}_3 + 8\text{H}^+\)로 산화되었다. 산화철 Fe₂O₃ 160 g(1 mol)이 만들어지는 데 산소는 몇 mol, 몇 g 쓰였는가? 이 산소를 광합성으로 만들려면 포도당이 몇 g 만들어져야 하는가?
반응식에서 Fe₂O₃ 2 mol에 O₂ 1 mol이 쓰이므로, Fe₂O₃ 1 mol에는 O₂ 0.5 mol, 곧 16 g이 쓰였다.
광합성 \(6\text{CO}_2 + 6\text{H}_2\text{O} \rightarrow \text{C}_6\text{H}_{12}\text{O}_6 + 6\text{O}_2\)에서 산소 6 mol마다 포도당 1 mol이 생기므로, 산소 0.5 mol에는 포도당 \(\dfrac{0.5}{6} \approx 0.083\) mol, 곧 약 15 g이 대응한다. 호상 철광층의 산화철은 지구 전체에서 수백조 t에 이른다. 즉 남세균은 수억 년 동안 엄청난 양의 산소를 만들었지만, 바다의 철이 그 산소를 붙잡아 두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탄소가 생태계를 도는 길, 공기 중 산소가 늘어난 과정, 바다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까닭을 살펴보자.
- 산소가 늘자 산소를 견디지 못하는 많은 미생물이 사라졌다. 그래서 대산화 사건을 지구 최초의 대멸종으로 보기도 한다. 그들의 후손은 지금도 산소가 없는 늪 바닥이나 동물의 장 속에 산다.
남세균이 만든 산소는 처음에는 바다의 철을 산화시켜 호상 철광층으로 쌓였고, 철이 바닥난 뒤 약 24억 년 전부터 대기에 쌓였다. 산소는 오존층과 세포 호흡을 가능하게 해 생물의 진화를 이끌었고, 물과 탄소의 순환은 지구 환경을 조절했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산소는 대산화 사건과 그 뒤의 두 번째 증가로 늘어났으며, 그전까지는 바다의 철이 붙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