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구조론과 지각 변동
본문남아메리카의 동쪽 해안선과 아프리카의 서쪽 해안선은 퍼즐 조각처럼 맞물린다. 1912년 베게너는 대륙이 한때 붙어 있다가 갈라졌다고 주장했지만, 대륙을 움직이는 힘을 설명하지 못해 오랫동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뒤 바다 밑에서 무엇이 발견되었길래 생각이 바뀌었을까?
3.2.1바다 밑의 기록
20세기 중반 바다 밑을 조사하자 대양 한가운데에 거대한 해저 산맥인 해령이 지구를 감싸고 이어져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해령에서 멀어질수록 해양 지각의 나이가 많아지고, 해령 바로 옆의 암석이 가장 젊었다. 또 해양 지각에서 가장 오래된 것도 약 2억 년 정도로, 40억 년이 넘는 대륙 암석보다 훨씬 젊었다.
더 결정적인 증거는 암석에 남은 자기의 기록이었다. 지구 자기장의 방향은 수십만 년에 한 번꼴로 남북이 뒤집힌다. 마그마가 식어 굳을 때 암석 속 자성 광물은 그때의 자기장 방향으로 굳는다. 해령을 가로질러 재 보니, 정자기와 역자기의 줄무늬가 해령을 사이에 두고 거울처럼 대칭으로 놓여 있었다.
3.2.2해양저 확장과 판구조론
대칭인 줄무늬는 해령에서 새 해양 지각이 만들어져 양쪽으로 밀려난다고 보면 설명된다. 그림 1의 슬라이더로 시간을 흘려 보면, 해령에서 새로 굳은 띠가 가운데에 생기고 이전의 띠들은 양쪽으로 똑같이 멀어진다. 이것을 해양저 확장설이라 한다.
지구의 겉은 지각과 맨틀 윗부분을 합친 단단한 층(암석권)이 여러 조각의 판으로 나뉘어 있고, 판들이 그 아래의 유동성 있는 층(연약권) 위에서 1년에 수 cm씩 움직인다. 지진, 화산, 큰 산맥 같은 지각 변동은 주로 판의 경계에서 일어난다.
판구조론은 베게너가 설명하지 못한 '움직이는 힘'에도 답한다. 맨틀은 고체이지만 아주 긴 시간에 걸쳐 천천히 흐르고, 해령에서 판이 벌어지고 해구에서 무거운 판이 맨틀로 가라앉으며 판을 끌어당긴다.1
3.2.3판의 경계와 지각 변동
판이 멀어지는 발산형 경계에서는 마그마가 올라와 해령이나 열곡이 생기고 얕은 지진과 화산이 일어난다. 판이 부딪치는 수렴형 경계에서는 무거운 해양판이 다른 판 아래로 들어가며 해구와 화산섬의 줄이 생기고, 깊은 곳까지 지진이 일어난다. 대륙끼리 부딪치면 히말라야 같은 거대한 습곡 산맥이 솟는다. 판이 어긋나는 보존형 경계에서는 화산은 거의 없지만 지진이 잦다.
3.2.4예제 풀이
대서양 중앙 해령에서 동쪽으로 400 km 떨어진 해양 지각의 나이가 약 2000만 년이다. 해령의 한쪽 확장 속도는 1년에 몇 cm일까? 이 속도로 대서양 전체(약 5000 km)가 열리는 데 걸린 시간을 어림하여라.
속력은 거리를 시간으로 나눈 것이다. 거리 400 km를 cm로 바꾸면 \(4 \times 10^7\) cm이고, 시간은 \(2 \times 10^7\)년이다. 따라서 한쪽 확장 속도는 \(\dfrac{4 \times 10^7}{2 \times 10^7} = 2\) cm/년이다.
해령의 양쪽이 모두 2 cm씩 멀어지므로 두 대륙 사이는 1년에 약 4 cm 벌어진다. 대서양 폭 5000 km, 곧 \(5 \times 10^8\) cm가 열리는 데는 \(\dfrac{5 \times 10^8}{4} \approx 1.25 \times 10^8\)년, 곧 약 1억 2천만 년이 걸린다.
이 값은 대서양 양쪽 해안 근처에서 가장 오래된 해양 지각이 약 1억 8천만 년이라는 관측과 같은 크기이다. 손톱이 자라는 정도의 느린 속도도 억 년이 쌓이면 대양을 연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해저의 줄무늬를 직접 읽고, 판의 경계마다 지진과 화산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 보자.
- 판을 움직이는 힘 가운데 해구에서 가라앉는 판이 끌어당기는 힘(섭입판 당김)이 가장 크다고 여겨진다. 맨틀 대류는 이 움직임과 함께 일어나는 흐름이다.
해령을 사이에 둔 고지자기 줄무늬의 대칭과 해양 지각의 나이 분포는 해령에서 새 지각이 생겨 양쪽으로 멀어진다는 것을 보여 주었고, 이로부터 지구 표면이 움직이는 판들로 이루어졌다는 판구조론이 세워졌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두 대륙은 1년에 몇 cm씩 벌어지는 해령을 사이에 두고 억 년에 걸쳐 갈라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