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파와 지구 내부
본문1909년 크로아티아에서 지진이 났을 때, 지진학자 모호로비치치는 여러 관측소의 기록을 비교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진앙에서 200 km 넘게 떨어진 관측소에서는 P파가 두 번 도착했고, 먼저 온 파가 거리에 비해 너무 빨랐다. 어떤 파는 땅속 깊이 들어갔다가 돌아왔는데도 지표를 따라 곧장 온 파보다 먼저 도착한 것이다. 돌아서 간 파가 어떻게 먼저 도착할 수 있을까? 이 사실에서 그는 지각의 두께를 알아냈다.
1.1.1지진파의 굴절과 임계각
지진파는 빛처럼 속도가 다른 층의 경계에서 꺾인다. 느린 층에서 빠른 층으로 들어가면 경계에서 멀어지는 쪽으로 꺾이며, 스넬 법칙 \(\dfrac{\sin\theta_1}{v_1} = \dfrac{\sin\theta_2}{v_2}\)를 따른다. 입사각이 커지다가 \(\sin\theta_c = v_1/v_2\)인 임계각에 이르면, 굴절파는 경계면을 따라 빠른 층의 속도로 달린다. 그리고 달리는 동안 계속 같은 임계각으로 위쪽 층으로 파를 올려 보낸다. 그래서 먼 관측소에서는 깊이 내려갔다가 빠른 맨틀을 따라 달려온 파가 느린 지각만 지나온 파를 앞지를 수 있다.
두께 \(h\), 속도 \(v_1\)인 지각 아래 속도 \(v_2\)인 맨틀이 있으면, 직접파의 도착 시간은 \(x/v_1\), 굴절파는 \(\dfrac{x}{v_2} + \dfrac{2h\cos\theta_c}{v_1}\)이다. 두 파가 같은 시각에 도착하는 교차 거리는 \[x_c = 2h\sqrt{\frac{v_2 + v_1}{v_2 - v_1}}\]이고, 교차 거리를 재면 지각의 두께를 구할 수 있다.
그림 1에서 지각 두께를 바꾸어 보자. 두께 30 km이면 임계각이 약 48.6°이고, 교차 거리는 \(2 \times 30 \times \sqrt{14/2} \approx 159\) km이다. 이보다 가까운 관측소에는 직접파가 먼저 오고, 먼 관측소에는 맨틀을 따라 달려온 굴절파가 먼저 온다. 지각이 두꺼울수록 교차 거리가 멀어진다. 모호로비치치가 찾은 지각과 맨틀의 경계를 모호로비치치 불연속면, 줄여서 모호면이라 한다.1
1.1.2더 깊은 경계와 핵
같은 방법으로 더 깊은 경계도 찾았다. 1914년 구텐베르크는 진앙에서 각거리 103°~142° 사이에서 P파가 거의 오지 않는 그림자대가 생기는 것을 보고, 깊이 약 2900 km에 P파 속도가 갑자기 줄어드는 경계가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S파는 103°보다 먼 곳에 전혀 오지 않았다. S파는 액체를 지나지 못하므로, 그 아래의 외핵이 액체라는 뜻이다. 1936년 레만은 그림자대 안에서도 약한 P파가 잡히는 것을 보고, 외핵 속에 다시 단단한 내핵이 있다고 추론했다. 지금은 깊이마다의 지진파 속도로 맨틀 속 광물이 어떤 구조로 바뀌는지까지 알아낸다.
1.1.3예제 풀이
어느 지역에서 인공 지진을 일으켜 여러 거리의 관측소에서 P파 도착 시간을 쟀다. 가까운 관측소들은 6.0 km/s, 먼 관측소들은 8.0 km/s의 속도에 해당하는 기울기를 보였고, 두 직선은 진앙 거리 150 km에서 만났다. 이 지역의 지각 두께를 구하여라. 진앙 거리 300 km인 관측소에서 굴절파는 직접파보다 몇 초 먼저 도착하는가?
교차 거리 식에서 \(h = \dfrac{x_c}{2}\sqrt{\dfrac{v_2 - v_1}{v_2 + v_1}} = 75 \times \sqrt{\dfrac{2}{14}} \approx 75 \times 0.378 \approx 28\) km이다.
300 km에서 직접파는 \(300 \div 6.0 = 50.0\) s에 도착한다. 굴절파는 \(\cos\theta_c = \sqrt{1 - (6/8)^2} \approx 0.661\)이므로 \(300 \div 8.0 + 2 \times 28 \times 0.661 \div 6.0 \approx 37.5 + 6.2 = 43.7\) s에 도착한다. 따라서 굴절파가 약 6초 먼저 온다. 즉 먼 관측소의 '너무 빠른' 첫 파는 지각 아래에 더 빠른 층이 있다는 증거이다. 그래서 지구 내부를 직접 파 보지 않고도, 지진파의 도착 시각만으로 지각의 두께를 잰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지진파의 주시 곡선으로 지구 내부의 층을 찾아보고, 그림자대에서 핵의 상태를 추론해 보자.
- 모호면의 깊이는 해양 지각 아래에서 5~10 km로 얕고, 대륙 아래에서는 평균 35 km, 히말라야 같은 높은 산맥 아래에서는 70 km에 이른다. 산이 높을수록 그 아래 지각의 뿌리도 깊다.
지진파는 속도가 다른 층의 경계에서 스넬 법칙에 따라 꺾이며, 임계각으로 들어간 파는 빠른 아래층을 따라 달려 먼 곳에서 직접파를 앞지른다. 두 파가 같은 시각에 도착하는 교차 거리를 재면 지각의 두께를 구할 수 있고, 그림자대와 S파의 사라짐으로 핵의 경계와 상태도 알아냈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먼 관측소에서는 깊이 내려가 빠른 맨틀을 따라 달려온 굴절파가 지각만 지나온 파보다 먼저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