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파와 지구 내부 구조
본문큰 지진이 나면 지진파가 지구 전체로 퍼져 나가 세계 곳곳의 지진계에 기록된다. 그런데 진앙에서 지구 중심을 기준으로 103°에서 142°만큼 떨어진 띠 모양의 지역에서는 지진파가 거의 기록되지 않는다. 그리고 142°보다 먼 곳에서는 P파는 오는데 S파는 오지 않는다. 땅속을 직접 볼 수 없는데, 이 기록만으로 지구 중심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을까?
1.5.1P파와 S파
P파는 진행 방향으로 매질을 밀고 당기는 종파로, 고체, 액체, 기체를 모두 지나며 가장 빠르다. S파는 진행 방향에 수직으로 매질을 흔드는 횡파로, 고체만 지난다. 액체는 옆으로 미는 힘을 버티지 못해 흔들림을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지진파는 물질의 성질이 바뀌는 경계에서 굴절하고 반사한다.
P파가 깊이 약 2900 km의 경계에서 크게 굴절하여 103°~142° 지역에 도착하지 못하는 것은, 그 아래의 외핵에서 P파의 속도가 갑자기 느려지기 때문이다. S파가 103° 너머로 전혀 오지 않는 것은 외핵이 액체이기 때문이다.
그림 1에서 각거리를 바꾸어 보자. 103°까지는 맨틀만 지나온 P파와 S파가 모두 도착한다. 그 너머로 가는 지진파는 외핵을 지나야 하는데, 외핵에 들어간 P파는 속도가 느려지며 안쪽으로 꺾여 142°보다 먼 곳에 도착한다. 그래서 그 사이에 빈 띠가 생긴다. 1936년 레만은 암영대 안에 약한 P파가 도착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외핵 안에 고체인 내핵이 있다고 밝혔다.1
1.5.2지구 내부의 층
지진파의 속도가 갑자기 바뀌는 깊이를 불연속면이라 한다. 지각과 맨틀의 경계(모호면, 대륙 아래 약 35 km), 맨틀과 외핵의 경계(구텐베르크면, 약 2900 km), 외핵과 내핵의 경계(레만면, 약 5100 km)가 그 예이다. 이렇게 지진파는 지구 속을 비추는 엑스선 사진 같은 역할을 한다. 오늘날에는 세계 곳곳의 지진계 자료를 모아 맨틀 속 뜨겁고 차가운 부분의 입체 지도까지 그린다.
1.5.3예제 풀이
지구 반지름은 6371 km이다. 진앙에서 각거리 103°와 142°인 지점까지의 지표 거리를 구하여라. 외핵이 고체였다면 지진 기록은 어떻게 달라졌을지 설명하여라.
지표 거리는 \(2\pi R \times \dfrac{\theta}{360°}\)이다. 103°는 \(2\pi \times 6371 \times \dfrac{103}{360} \approx 11\,450\) km, 142°는 \(\approx 15\,790\) km이다. 그래서 암영대는 진앙에서 약 1만 1천 km에서 1만 6천 km 사이의 띠이다.
외핵이 고체였다면 S파도 외핵을 지나 142° 너머에 도착했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지구 반대편 어디에서도 직접 온 S파가 기록되지 않는다. 즉 S파 암영대의 존재 하나만으로 외핵이 액체라는 결론을 끌어낼 수 있다. 액체인 외핵 속 철의 흐름은 지구 자기장을 만든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지진파가 닿지 않는 곳이 생기는 원리를 직접 따져 보자.
- 레만은 덴마크의 지진학자로, 1929년 뉴질랜드 지진의 기록을 분석하여 이 사실을 밝혔다. 내핵은 압력이 매우 높아 온도가 5000 °C를 넘는데도 고체 상태이다.
P파는 모든 상태를, S파는 고체만 지나며, 지진파는 물질이 바뀌는 경계에서 굴절한다. 외핵에서 P파가 느려지며 굴절하여 103°~142°에 암영대가 생기고, S파는 액체인 외핵을 지나지 못해 103° 너머로 오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지진파가 닿지 않는 곳은 지구 중심에 액체 외핵이 있기 때문에 생기며, 이 기록으로 지구 내부의 층을 알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