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군과 군집
본문대장균은 조건이 좋으면 20분마다 둘로 나뉜다. 계산하면 하루 만에 \(2^{72}\)개, 지구보다 무거운 양이 된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배양액 속 세균이든 초원의 사슴이든, 개체 수는 처음에 빠르게 늘다가 어느 수준에서 멈춘다. 무엇이 개체군의 증가를 막을까?
1.7.1개체군의 생장
같은 지역에 사는 같은 종의 개체 무리를 개체군이라 한다. 먹이와 공간이 무한하다면 개체군은 일정한 비율로 불어나 J자 모양의 이론적 생장 곡선을 그린다. 그러나 실제 환경에서는 개체 수가 늘수록 먹이가 모자라고, 살 공간이 좁아지며, 노폐물이 쌓이고, 천적과 질병이 늘어난다. 개체군의 생장을 억제하는 요인을 환경 저항이라 한다.
주어진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개체군의 최대 크기를 환경 수용력 \(K\)라 한다. 환경 저항 때문에 실제 개체군은 S자 모양의 생장 곡선을 그리며 \(K\)에 다가간다.
그림 1에서 \(K\)와 \(r\)을 바꾸어 보자. \(r\)이 크면 더 빨리 늘지만, 결국 멈추는 높이는 \(K\)로 정해진다. 개체 수가 \(K\)의 절반쯤일 때 한 세대에 늘어나는 수가 가장 많고, \(K\)에 가까워질수록 증가가 느려진다.1
1.7.2군집과 개체군 사이의 상호 작용
같은 지역에서 함께 사는 여러 개체군의 모임을 군집이라 한다. 군집 안의 개체군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먹이나 공간처럼 같은 자원을 두고 다투면 경쟁, 한쪽이 다른 쪽을 잡아먹으면 포식과 피식, 둘 다 이익을 얻으면 상리 공생이다. 한쪽은 이익을 얻고 다른 쪽은 해를 입으면 기생이다.
먹이가 겹치는 두 종이 오래 함께 살면, 먹이의 종류나 먹는 시간, 사는 곳을 조금씩 달리하여 경쟁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분서라 한다.
1.7.3예제 풀이
호수에 물고기 10마리를 풀어 놓았다. 처음 몇 년 동안 개체 수가 해마다 2배씩 늘었다면 5년 뒤 몇 마리가 되는가? 이 호수의 환경 수용력이 600마리라면 실제 개체 수는 어떻게 변할지 설명하여라.
환경 저항이 없다면 5년 뒤 \(10 \times 2^5 = 320\)마리, 10년 뒤 \(10 \times 2^{10} = 10\,240\)마리가 된다.
하지만 환경 수용력이 600마리이므로 실제로는 개체 수가 300마리 근처를 지나면서 증가 속도가 줄어들고, 600마리에 가까워지면 거의 늘지 않는다. 먹이와 산소가 모자라 죽는 개체와 새로 태어나는 개체의 수가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어떤 해에는 600마리를 조금 넘었다가 다시 줄어드는 식으로 그 근처에서 오르내린다.
물고기를 잡는 양을 정할 때도 이 생각을 쓴다. 개체 수를 \(K\)의 절반 근처로 유지하면 해마다 가장 많이 늘어나므로 그만큼씩 잡아도 개체군이 유지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개체군 생장, 종 사이의 상호 작용, 방형구 조사를 직접 해 보자.
- 이 S자 곡선은 \(\dfrac{dN}{dt} = rN\left(1 - \dfrac{N}{K}\right)\)로 나타내며 로지스틱 모형이라 한다. \(N\)이 작으면 \(rN\)에 가깝고, \(N\)이 \(K\)에 다가가면 괄호 안이 0에 가까워진다.
먹이와 공간이 무한하면 개체군은 J자 모양으로 늘지만, 실제로는 환경 저항 때문에 S자 모양으로 자라 환경 수용력에 다가간다. 군집 속 개체군들은 경쟁, 포식, 공생, 기생으로 서로의 개체 수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대장균이 지구를 덮지 않는 것은 먹이와 공간, 노폐물 같은 환경 저항이 증가를 막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