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열 측정과 헤스 법칙
본문스타이로폼 컵 두 개를 겹친 열량계로 세 가지 반응을 쟀다. 고체 수산화 나트륨 2.00 g을 물에 녹이니 온도가 5.3 °C 올랐다. 수산화 나트륨 수용액과 염산을 섞으니 6.7 °C 올랐다. 고체 수산화 나트륨 2.00 g을 바로 염산에 넣으니 11.9 °C 올랐다. 고체를 녹인 뒤 중화시키는 두 단계와, 고체를 바로 염산에 넣는 한 단계는 처음과 끝이 같다. 두 단계의 열을 더하면 한 단계의 열과 같을까?
3.1.1온도 변화에서 반응열로
열량계 속에서 반응이 열을 내면 그 열이 용액을 데운다. 바깥으로 새는 열이 없다면 반응이 낸 열은 용액이 얻은 열 \(Q = cm\Delta T\)와 같다. 묽은 수용액의 비열과 밀도는 물과 거의 같으므로 \(c = 4.18\) J/(g·°C), 용액 100 mL는 100 g으로 본다. 이 열을 반응한 물질의 몰수로 나누면 1 mol당 반응열이 된다. 열을 내는 반응의 엔탈피 변화 \(\Delta H\)는 음수로 적는다.
반응물에서 생성물로 가는 엔탈피 변화는 처음과 끝의 상태로만 정해지고 거쳐 가는 경로와 상관없다. 그래서 한 반응을 여러 단계로 나누면 \[\Delta H_{\text{전체}} = \Delta H_1 + \Delta H_2 + \cdots\]이다.
엔탈피는 산의 해발 고도와 같이 상태로 정해지는 양이다. 산 아래에서 꼭대기까지 오른 높이는 어느 길로 올랐든 같듯이, 반응의 처음과 끝이 같으면 반응열의 합도 같다. 이 성질 덕분에 직접 재기 어려운 반응의 열도, 잴 수 있는 다른 반응들을 더하고 빼서 구할 수 있다. 그림 1의 세 반응을 재면 이 법칙을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다.1
3.1.2열량계의 오차
스타이로폼 컵은 열을 잘 막지만 완전하지 않아서, 반응이 끝나고 최고 온도에 이르는 동안 열이 조금씩 빠져나간다. 그래서 최고 온도를 그대로 쓰면 온도 변화를 작게 잡는다. 시간에 따른 온도를 기록해, 최고점 뒤에 천천히 내려가는 부분을 반응을 시작한 시각까지 거꾸로 늘여 온도 변화를 정하면 이 손실을 보정할 수 있다. 고체 수산화 나트륨은 공기 중의 물과 이산화 탄소를 빨아들이므로 빨리 달아 바로 넣는다.
3.1.3예제 풀이
그림 2의 세 반응에서 수산화 나트륨은 모두 0.0500 mol이고 용액은 100 g이다. 각 반응열을 계산하여 확인하고, 헤스 법칙이 성립하는지 판단하여라. 반응 3에서 최고 온도에 이르는 동안 열이 3% 빠져나갔다면, 보정한 값은 얼마인가?
반응 1은 \(Q = 100 \times 4.18 \times 5.3 \approx 2215\) J이므로 \(\Delta H_1 = -2215/0.0500 \approx -44.3\) kJ/mol이다. 같은 방법으로 \(\Delta H_2 \approx -56.0\) kJ/mol, \(\Delta H_3 \approx -99.5\) kJ/mol이다. \(\Delta H_1 + \Delta H_2 = -100.3\) kJ/mol이고 \(\Delta H_3 = -99.5\) kJ/mol이어서 차이가 0.8 kJ/mol, 곧 0.8%이다. 측정의 불확실성 안에서 헤스 법칙이 성립한다.
반응 3에서 열의 3%가 빠져나갔다면 실제로 낸 열은 \(4974/0.97 \approx 5128\) J이고 \(\Delta H_3 \approx -102.6\) kJ/mol이다. 반응 3은 온도 변화가 가장 커서 바깥과의 온도 차도 커서 열을 가장 많이 잃는다. 그래서 보정하지 않은 값이 두 단계의 합보다 작게 나온 것이다. 교과서의 값은 \(-44.5\), \(-57.3\), \(-101.8\) kJ/mol이어서 보정한 쪽에 더 가깝다. 즉 열량계 실험은 경로와 상관없는 엔탈피를 확인하면서도, 온도 변화가 큰 측정일수록 열 손실을 따로 보정해야 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세 반응의 열을 재어 헤스 법칙을 확인하고, 열 손실을 보정해 보자.
- 헤스 법칙은 1840년 러시아에서 일하던 스위스 출신의 화학자 헤스가 여러 반응의 열을 재어 발표했다. 에너지 보존 법칙이 정리되기 몇 해 전이었으며, 지금은 열량계로 잴 수 없는 생성 엔탈피를 구하는 데 쓴다.
열량계에서 반응열은 용액이 얻은 열 \(cm\Delta T\)를 반응한 몰수로 나누어 구하고, 열을 내는 반응의 \(\Delta H\)는 음수이다. 엔탈피 변화는 처음과 끝의 상태로만 정해져, 반응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도 그 합이 같다는 헤스 법칙이 성립한다. 처음 질문의 두 단계 합 −100.3 kJ/mol과 한 단계 −99.5 kJ/mol은 1% 안쪽으로 맞고, 남은 차이는 온도 변화가 큰 반응의 열 손실에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