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탈피와 헤스 법칙
본문도시가스의 메테인(CH₄), 캠핑용 가스의 프로페인(C₃H₈), 휘발유의 옥테인(C₈H₁₈)은 모두 탄소와 수소로만 된 연료이다. 그런데 1 g당 내는 열을 비교하면 메테인이 가장 크고, 탄소가 많은 연료일수록 조금씩 작아진다. 반대로 1 mol당 내는 열은 큰 분자일수록 훨씬 크다. 분자를 직접 태워 보지 않고도 이런 경향을 예측할 수 있을까? 결합 하나하나의 에너지를 알면 반응열을 어림할 수 있다.
3.2.1헤스 법칙
엔탈피는 상태 함수이므로, 반응물에서 생성물로 가는 엔탈피 변화는 반응이 어떤 단계를 거치든 같다. 탄소가 이산화 탄소가 될 때, 한 번에 타든 일산화 탄소를 거쳐 두 단계로 타든 나오는 열의 합은 같다. 이를 헤스 법칙이라 한다. 헤스 법칙을 쓰면 직접 재기 어려운 반응의 엔탈피를, 잴 수 있는 여러 반응의 엔탈피를 더하고 빼서 구할 수 있다. 특히 표준 생성 엔탈피를 쓰면 \(\Delta H° = \sum \Delta H_f°(\text{생성물}) - \sum \Delta H_f°(\text{반응물})\)이다.
기체 반응을 '반응물의 결합을 모두 끊어 원자로 만들고, 그 원자로 생성물의 결합을 만드는' 두 단계로 생각하면, 헤스 법칙에 따라 \[\Delta H \approx \sum(\text{끊는 결합의 엔탈피}) - \sum(\text{만드는 결합의 엔탈피})\]이다. 결합 엔탈피는 여러 분자에서 평균한 값이라 이 계산은 어림값이다.
그림 1에서 탄소 수를 바꾸어 보자. 메테인을 태우면 C−H 결합 4개와 O=O 결합 2개를 끊고(3642 kJ), C=O 결합 2개와 O−H 결합 4개를 만든다(4440 kJ). 그래서 \(\Delta H \approx -808\) kJ/mol로, 실제 값 −802 kJ/mol과 잘 맞는다. 탄소가 하나 늘 때마다 CH₂ 단위 하나가 더해져 연소열이 약 600 kJ/mol씩 늘어난다. 그런데 분자량도 14씩 늘므로, 1 g당 연소열은 메테인의 약 50 kJ/g에서 옥테인의 약 45 kJ/g으로 줄어든다.1
3.2.2왜 수소가 많을수록 1 g당 열이 클까
탄화수소가 탈 때 나오는 열은 대부분 C=O와 O−H라는 아주 강한 결합이 새로 생기는 데서 온다. 메테인은 탄소 하나에 수소 넷이 붙어 있어, 질량에 견주어 O−H 결합을 많이 만든다. 수소 원자는 아주 가볍기 때문이다. 탄소가 많은 연료일수록 수소의 비율이 줄어 1 g당 열이 작아진다. 그래서 수소 기체 자체는 1 g당 약 120 kJ로 모든 연료 가운데 가장 크다. 다만 수소는 기체라 부피가 커서, 같은 부피에 담는 에너지는 휘발유보다 훨씬 적다.
3.2.3예제 풀이
그림 2의 평균 결합 엔탈피로 프로페인의 연소 C₃H₈(g) + 5O₂(g) → 3CO₂(g) + 4H₂O(g)의 반응열을 어림하고, 1 g당 연소열을 구하여라. 프로페인의 몰질량은 44 g/mol이다.
끊는 결합은 C−C 2개, C−H 8개, O=O 5개로 \(2 \times 348 + 8 \times 413 + 5 \times 495 = 696 + 3304 + 2475 = 6475\) kJ이다. 만드는 결합은 C=O 6개, O−H 8개로 \(6 \times 799 + 8 \times 463 = 4794 + 3704 = 8498\) kJ이다.
따라서 \(\Delta H \approx 6475 - 8498 = -2023\) kJ/mol이다. 실제 값은 약 −2044 kJ/mol로 1% 남짓 차이 난다. 1 g당 연소열은 \(2023 \div 44 \approx 46\) kJ/g으로 메테인의 약 50 kJ/g보다 조금 작다. 즉 결합 엔탈피의 표 하나만으로 여러 연료의 연소열과 그 경향을 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그래서 새 연료를 설계할 때도 먼저 이런 어림으로 후보를 고른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헤스 법칙으로 직접 재기 어려운 반응열을 구하고, 결합 엔탈피의 어림값을 실제 값과 비교해 보자.
- 결합 엔탈피 계산은 반응물과 생성물이 모두 기체일 때만 바로 쓸 수 있다. 생성된 물이 액체가 되면 응축열 약 44 kJ/mol이 더 나오므로, 메테인의 연소열은 −890 kJ/mol로 커진다.
헤스 법칙에 따라 반응열은 경로에 관계없으므로, 기체 반응의 반응열은 끊는 결합과 만드는 결합의 결합 엔탈피 차이로 어림할 수 있다. 탄화수소의 연소열은 대부분 강한 C=O와 O−H 결합이 생기는 데서 오며, 가벼운 수소의 비율이 클수록 1 g당 열이 크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휘발유는 메테인보다 수소의 비율이 작아 1 g당 연소열이 조금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