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과 소천체
본문1930년 발견된 명왕성은 76년 동안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이었다. 그런데 2006년 국제천문연맹은 명왕성을 행성에서 빼고 왜소 행성으로 분류했다. 명왕성이 작아졌거나 궤도가 바뀐 것은 아니다. 행성의 정의가 새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무엇이 행성을 행성답게 하며, 명왕성은 그 가운데 무엇을 갖추지 못했을까? 그리고 소행성, 혜성 같은 소천체는 어떻게 다를까?
1.4.1행성의 정의
행성은 태양 둘레를 돌고, 자기 중력으로 거의 둥근 모양을 이룰 만큼 질량이 크며, 자기 궤도 주변의 다른 천체를 쓸어 내어 지배하는 천체이다. 앞의 두 조건만 갖춘 천체를 왜소 행성이라 한다.
천체가 충분히 크면 자기 중력이 암석의 단단함을 이겨 천체를 공 모양으로 만든다. 암석과 얼음으로 된 천체는 지름이 대략 수백 km를 넘으면 둥글어진다. 그림 1에서 천체를 바꾸어 보자. 세레스(940 km)는 둥글지만, 베스타(525 km)는 울퉁불퉁하여 소행성으로 남았다.
그런데 명왕성은 둥글지만, 궤도 주변의 카이퍼대에 비슷한 크기의 천체가 수없이 많다. 2005년에는 명왕성과 크기가 비슷한 에리스가 발견되었다. 명왕성을 행성으로 두면 이들도 모두 행성으로 불러야 했다. 그래서 '궤도를 지배한다'는 조건이 더해졌고, 명왕성은 왜소 행성이 되었다. 지금은 명왕성, 에리스, 세레스 등 다섯 천체가 왜소 행성으로 인정되어 있다.1
1.4.2소천체
행성과 왜소 행성, 위성이 아닌 나머지 작은 천체를 태양계 소천체라 한다. 소행성은 주로 화성과 목성 사이에서 도는 암석 천체이고, 혜성은 얼음과 먼지로 된 핵이 긴 타원 궤도를 돌다가 태양에 가까워지면 얼음이 증발해 꼬리를 만든다. 소천체는 태양계가 생길 때 행성이 되지 못하고 남은 재료라, 태양계 초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탐사선이 소행성의 시료를 지구로 가져와 분석한다. 일본의 하야부사2는 소행성 류구에서 모래알을 가져와, 그 속에서 물과 아미노산의 흔적을 찾았다.
1.4.3예제 풀이
명왕성의 궤도 긴반지름은 39.5 AU이다. 공전 주기를 구하여라. 명왕성이 발견된 1930년부터 지금까지 태양을 몇 바퀴쯤 돌았는가? 또 지름 2377 km인 명왕성과 지름 4879 km인 수성의 부피는 몇 배 차이인가?
케플러 제3법칙으로 \(T = 39.5^{1.5} = 39.5 \times \sqrt{39.5} \approx 39.5 \times 6.28 \approx 248\)년이다. 1930년부터 약 95년이 지났으므로 아직 \(\dfrac{95}{248} \approx 0.38\)바퀴, 반 바퀴도 돌지 못했다.
부피는 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하므로 \(\left(\dfrac{4879}{2377}\right)^3 \approx 2.05^3 \approx 8.6\)배이다. 명왕성은 수성의 약 9분의 1 부피로, 지구의 달보다도 작다. 즉 명왕성이 행성에서 빠진 것은 크기 때문이라기보다, 비슷한 천체가 많은 궤도를 나누어 쓰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명왕성이 행성에서 빠진 까닭을 정의에 비추어 직접 따져 보자.
- 2015년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 곁을 지나며 얼음 산과 질소 얼음 평원이 있는 뜻밖에 활발한 표면을 보여 주었다. 분류와 상관없이 명왕성은 흥미로운 탐사 대상이다.
행성은 태양을 돌고, 자기 중력으로 둥글며, 궤도 주변을 지배하는 천체이고, 앞의 두 조건만 갖추면 왜소 행성이다. 소행성과 혜성 같은 소천체는 태양계 형성 때 남은 재료이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명왕성은 둥글지만 카이퍼대의 수많은 천체와 궤도를 나누어 쓰므로, 2006년 새 정의에 따라 왜소 행성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