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호흡과 C3·C4·CAM 식물
본문벼와 밀은 서늘한 봄과 가을에 잘 자라고, 옥수수와 사탕수수는 덥고 햇빛이 강한 한여름에 더 잘 자란다. 같은 광합성을 하는데 왜 이렇게 다를까? CO₂를 고정하는 효소 루비스코는 산소도 붙잡는 약점이 있다. 덥고 건조할수록 그 약점이 커진다. 옥수수는 그 약점을 어떻게 피했을까? 사막의 선인장은 또 어떤 방법을 쓸까?
1.4.1루비스코의 약점과 광호흡
루비스코는 RuBP에 CO₂를 붙이는 효소이지만, CO₂와 O₂를 완전히 가려내지 못해 O₂도 RuBP에 붙인다. 산소화가 일어나면 3-PGA 하나와 탄소 2개짜리 물질 하나가 생긴다. 이 탄소 2개짜리 물질을 되살리려면 엽록체, 퍼옥시좀, 미토콘드리아를 거치는 긴 경로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ATP를 쓰고 고정했던 탄소 일부를 CO₂로 내보낸다. 빛이 있을 때 O₂를 쓰고 CO₂를 내는 이 과정을 광호흡이라 한다.
루비스코의 두 반응 속도의 비는 \(\dfrac{v_c}{v_o} = S \times \dfrac{[\text{CO}_2]}{[\text{O}_2]}\)이다. \(S\)는 루비스코가 CO₂를 O₂보다 얼마나 더 좋아하는지를 나타내며 25 °C에서 약 80이다. 산소화 2번마다 고정했던 탄소 하나를 CO₂로 잃는다. 온도가 오르면 \(S\)가 작아지고 물에 녹는 CO₂가 O₂보다 더 크게 줄어, 산소화의 몫이 커진다.
그림 1에서 두 값을 바꾸어 보자. 25 °C의 C3 잎에서는 엽록체 속 CO₂가 약 8 μM, O₂가 약 250 μM이라 \(v_c/v_o \approx 80 \times 0.032 \approx 2.6\)이다. 루비스코 반응의 약 28%가 산소화이고, 그 결과 광합성의 약 20%를 잃는다. 35 °C로 오르면 산소화가 34%로 늘어 손실이 25%를 넘는다. 날이 가물어 기공을 닫으면 잎 속 CO₂가 더 줄어 손실이 더 커진다.1
1.4.2C4 식물과 CAM 식물
C4 식물은 CO₂를 고정하는 일을 두 세포로 나눈다. 잎살 세포에서는 O₂를 붙잡지 않는 PEP 카복실레이스가 CO₂를 탄소 4개짜리 물질로 붙잡는다. 이 물질은 잎맥을 둘러싼 다발초 세포로 옮겨져 CO₂를 다시 내놓고, 그곳의 루비스코 둘레 CO₂ 농도는 10배 가까이 높아진다. 그래서 광호흡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CAM 식물은 시간을 나눈다. 서늘한 밤에 기공을 열어 CO₂를 탄소 4개짜리 산으로 저장하고, 뜨거운 낮에는 기공을 닫은 채 그 산에서 CO₂를 꺼내 캘빈 회로를 돌린다. 물을 아끼는 데 아주 유리하다.
1.4.3예제 풀이
그림 1의 모형에서 25 °C의 C3 잎은 \(v_c/v_o = 2.6\)이다. 루비스코 반응 100번 가운데 산소화는 몇 번이고, 고정한 탄소 가운데 몇 %를 잃는가? C4 식물의 다발초 세포처럼 CO₂ 농도가 10배가 되면 어떻게 되는가?
\(v_c : v_o = 2.6 : 1\)이므로 100번 가운데 카복실화는 \(100 \times 2.6 / 3.6 \approx 72\)번, 산소화는 약 28번이다. 산소화 2번마다 탄소 하나를 잃으므로 약 14개를 잃는데, 이는 고정한 탄소 72개의 약 20%이다.
CO₂가 10배이면 \(v_c/v_o = 26\)이므로 100번 가운데 산소화는 약 3.7번, 잃는 탄소는 약 1.9개로 고정한 탄소의 약 2%에 불과하다. 그 대신 C4 식물은 CO₂를 농축하는 데 CO₂ 하나에 ATP 2개를 더 쓴다. 그래서 서늘한 곳에서는 C3 식물이 유리하고, 덥고 밝은 곳에서는 ATP를 더 쓰더라도 광호흡을 막는 C4 식물이 유리하다. 처음 질문의 옥수수가 한여름에 잘 자라는 까닭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C3, C4, CAM 식물이 광호흡을 피하는 방식을 비교하고, 환경에 따라 어느 식물이 유리한지 추론해 보자.
- 벼에 C4 광합성을 넣어 수확량을 크게 늘리려는 국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잎의 구조와 여러 유전자를 함께 바꾸어야 해서, 20년 넘게 이어지는 장기 과제가 되었다.
루비스코는 CO₂뿐 아니라 O₂도 RuBP에 붙여 광호흡을 일으키며, 온도가 높고 잎 속 CO₂가 적을수록 산소화의 몫이 커져 고정한 탄소를 많이 잃는다. C4 식물은 잎살 세포와 다발초 세포로 공간을 나누어, CAM 식물은 밤과 낮으로 시간을 나누어 루비스코 둘레의 CO₂를 높인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옥수수는 다발초 세포에 CO₂를 농축해 광호흡을 거의 없애므로, 한여름의 뙤약볕에서 벼보다 잘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