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소의 작용 기작
본문메탄올을 마시면 간의 효소가 이를 독성 물질로 바꾸어 눈이 멀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다. 그런데 응급실에서는 에탄올을 주사하여 치료하기도 한다. 에탄올이 같은 효소의 활성 부위를 차지하여 메탄올이 분해되지 못하게 막기 때문이다. 이렇게 효소를 방해하는 물질을 저해제라 한다. 기질을 더 넣으면 저해제를 이길 수 있을까? 저해제의 종류에 따라 답이 다르다.
2.4.1효소–기질 복합체
효소의 활성 부위에 기질이 결합하면 효소–기질 복합체가 된다. 효소는 기질의 결합을 비틀거나 반응할 원자들을 알맞은 방향으로 모아 활성화 에너지를 낮추고, 생성물이 떨어져 나가면 다시 다음 기질을 받는다. 기질이 결합할 때 활성 부위의 모양이 기질에 맞게 조금 바뀌는데, 이를 유도 적합이라 한다.
효소의 양이 일정할 때 기질 농도가 낮으면 반응 속도는 기질 농도에 거의 비례하고, 기질 농도가 높아지면 모든 효소가 기질과 결합하여 반응 속도가 최대 속도에 다가간다. 최대 속도의 절반이 되는 기질 농도를 \(K_m\)이라 한다.
그림 1에서 저해제를 없앤 채 기질 농도를 늘려 보자. 처음에는 속도가 빠르게 늘지만, 기질이 20 mM을 넘으면 거의 늘지 않는다. 효소가 모두 바빠졌기 때문이다. 세포막 운반체가 포화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2.4.2경쟁적 저해와 비경쟁적 저해
경쟁적 저해제는 기질과 모양이 비슷하여 활성 부위에 대신 결합한다. 기질과 자리를 다투므로 기질을 많이 넣으면 기질이 이길 확률이 커져 최대 속도에 다가갈 수 있다. 비경쟁적 저해제는 활성 부위가 아닌 다른 곳에 결합하여 효소의 모양을 바꾼다. 그러면 기질이 붙어도 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기질을 아무리 넣어도 최대 속도가 낮아진 채로 머문다.1
2.4.3예제 풀이
그림 1의 효소는 저해제가 없을 때 속도가 \(v = \dfrac{100S}{2 + S}\)(최대의 %, \(S\)는 mM)이다. 경쟁적 저해제가 있으면 \(K_m\)이 3배가 되어 \(v = \dfrac{100S}{6 + S}\)이다. 기질 4 mM과 40 mM에서 저해제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속도를 비교하여라.
기질 4 mM에서는 저해제가 없으면 \(\dfrac{400}{6} \approx 67\%\), 있으면 \(\dfrac{400}{10} = 40\%\)이다. 저해제가 속도를 40% 정도 줄였다.
기질 40 mM에서는 없으면 \(\dfrac{4000}{42} \approx 95\%\), 있으면 \(\dfrac{4000}{46} \approx 87\%\)이다. 차이가 8%로 줄었다. 즉 기질을 10배 늘리자 경쟁적 저해제의 영향이 크게 줄었다. 메탄올 중독에 에탄올을 쓰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에탄올을 기질처럼 많이 넣어 효소를 차지하게 하면, 메탄올은 독성 물질로 바뀌지 못하고 오줌으로 천천히 빠져나간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효소가 특정 물질에만 작용하는 까닭과, 기질을 더 넣어 저해제를 이길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자.
- 세포는 반응 경로의 최종 생성물이 첫 단계의 효소에 비경쟁적으로 결합하여 활성을 낮추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조절한다. 이를 되먹임 저해라 한다.
효소는 활성 부위에 기질이 결합한 효소–기질 복합체를 거쳐 반응을 촉매하며, 기질 농도가 높아지면 반응 속도가 최대 속도에서 포화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답은 저해제에 따라 다르다. 활성 부위를 다투는 경쟁적 저해제는 기질을 많이 넣으면 이길 수 있지만, 다른 자리에 붙어 모양을 바꾸는 비경쟁적 저해제는 이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