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합 반응과 고분자
본문에틸렌(C₂H₄)은 −104 °C에서 끓는 기체이다. 그런데 에틸렌 분자 수천 개를 사슬처럼 이으면 질기고 늘어나는 비닐봉지가 된다. 같은 원자로 되어 있는데 분자를 길게 잇기만 하면 왜 기체가 질긴 고체로 바뀔까? 그리고 나일론이나 페트병은 어떤 방식으로 작은 분자를 이어 만들까?
3.3.1첨가 중합
작은 분자(단위체)가 수백에서 수만 개 이어져 만든 거대한 분자를 고분자, 이어지는 반응을 중합 반응이라 한다. 에틸렌처럼 탄소 사이에 이중 결합이 있는 단위체는 이중 결합 하나가 열리면서 이웃 단위체와 단일 결합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빠져나가는 원자 없이 단위체가 그대로 더해지는 것을 첨가 중합이라 한다.
첨가 중합은 이중 결합이 열리며 단위체가 그대로 이어지는 반응이다(폴리에틸렌, 폴리염화 비닐). 축합 중합은 두 작용기가 반응하며 물 같은 작은 분자가 빠져나가고 이어지는 반응이다(나일론, 폴리에스터).
그림 1에서 중합도를 바꾸어 보자. 수십 개를 이으면 기름이나 왁스처럼 무르고, 천 개를 넘으면 질긴 플라스틱이 된다. 사슬이 길수록 분자 사이의 분산력이 커지고, 긴 사슬이 실타래처럼 엉켜 쉽게 미끄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3.3.2축합 중합
양 끝에 작용기가 있는 단위체는 끝과 끝이 반응하며 이어진다. 테레프탈산(양 끝에 −COOH)과 에틸렌글리콜(양 끝에 −OH)이 에스터화를 되풀이하면, 물이 빠지며 에스터 결합으로 이어진 폴리에스터(PET)가 된다. 다이카복실산과 다이아민이 이어지면 아마이드 결합(−CONH−)으로 연결된 나일론이 된다. 단백질도 아미노산이 같은 아마이드 결합(펩타이드 결합)으로 이어진 고분자이다.1
3.3.3예제 풀이
분자량이 280 000인 폴리에틸렌 분자는 에틸렌 몇 개가 이어진 것인가? 사슬 방향으로 에틸렌 단위 하나의 길이를 0.25 nm로 하면 사슬을 곧게 폈을 때 길이는 얼마인가? 또 이 폴리에틸렌 14 g을 만드는 데 에틸렌 기체가 0 °C, 1 atm에서 몇 L 필요한가?
에틸렌 C₂H₄의 분자량은 28이고, 첨가 중합은 빠지는 원자가 없으므로 중합도는 \(\dfrac{280\,000}{28} = 10\,000\)이다. 곧게 편 길이는 \(10\,000 \times 0.25 = 2500\) nm, 곧 2.5 μm이다. 굵기는 0.5 nm도 안 되니, 길이가 굵기의 5000배가 넘는 가는 실이다.
폴리에틸렌 14 g에는 에틸렌 단위가 \(\dfrac{14}{28} = 0.50\) mol 들어 있으므로 에틸렌 0.50 mol, 곧 \(0.50 \times 22.4 = 11.2\) L가 필요하다. 기체 11 L가 손바닥만 한 비닐 몇 장으로 바뀐다. 그런데 이렇게 튼튼한 사슬은 자연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수백 년 동안 남는다. 그래서 플라스틱의 재활용과 분해되는 고분자의 개발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작은 분자를 이어 비닐과 나일론을 만드는 과정과, 단백질과 DNA가 단위를 이어 붙이는 방식을 비교해 보자.
- 나일론은 1935년 캐러더스가 처음 만들었다. 비단보다 질기고 값이 싸 스타킹과 낙하산에 쓰이며 '석탄과 물과 공기로 만든 실'이라는 광고로 유명해졌다.
단위체가 수천 개 이어진 고분자는 이중 결합이 열리며 그대로 더해지는 첨가 중합이나, 작용기끼리 반응하며 물 같은 작은 분자가 빠지는 축합 중합으로 만든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에틸렌은 수천 개가 이어져 사슬이 길어지면 분산력이 커지고 사슬이 엉켜, 기체에서 질긴 비닐봉지로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