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용기와 탄소 화합물
본문에테인(C₂H₆)은 −89 °C에서 끓는 기체이고 물에 녹지 않는다. 여기에 산소 원자 하나를 끼워 넣은 에탄올(C₂H₅OH)은 78 °C에서 끓는 액체로 물과 잘 섞이며 술의 주성분이다. 산소를 하나 더 붙이면 아세트산이 되어 식초처럼 시큼하다. 탄소 골격은 그대로인데, 원자 몇 개가 바뀌었을 뿐 왜 성질이 이렇게 달라질까?
3.1.1작용기
탄소 화합물은 탄소와 수소로 된 골격에 다른 원자나 원자단이 붙어 있다. 이 원자단이 화합물의 성질과 반응을 크게 좌우하므로 작용기라 한다. 같은 작용기를 가진 화합물은 탄소 수가 달라도 비슷한 성질을 보이며, 이렇게 묶인 무리를 동족체라 한다. 그래서 수백만 가지 탄소 화합물을 작용기에 따라 몇십 가지 무리로 묶어 이해할 수 있다.
하이드록시기(−OH)는 알코올, 포밀기(−CHO)는 알데하이드, 카보닐기(C=O)를 가운데 둔 것은 케톤, 카복실기(−COOH)는 카복실산, 에스터 결합(−COO−)은 에스터, 아미노기(−NH₂)는 아민의 작용기이다.
하이드록시기는 O−H 결합이 극성이 커서 이웃 분자와 수소 결합을 한다. 그래서 에탄올은 같은 크기의 에테인보다 끓는점이 167 °C나 높고, 물과도 수소 결합을 하여 잘 섞인다. 카복실기는 수소 결합을 두 군데서 하여 끓는점이 더 높고, −COOH의 수소를 H⁺로 내놓아 산성을 띤다.1
3.1.2이성질체
분자식이 같아도 원자의 연결 순서가 다르면 작용기가 달라질 수 있다. C₂H₆O는 에탄올(CH₃CH₂OH)일 수도, 다이메틸 에테르(CH₃OCH₃)일 수도 있다. 다이메틸 에테르는 O−H 결합이 없어 수소 결합을 하지 못하므로 −24 °C에서 끓는 기체이다. 이렇게 분자식은 같고 구조가 다른 화합물을 구조 이성질체라 한다.
3.1.3예제 풀이
분자식이 C₂H₆O인 액체 4.6 g에 나트륨을 충분히 넣었더니 0 °C, 1 atm에서 수소 기체 1.12 L가 나왔다. 이 물질은 에탄올과 다이메틸 에테르 가운데 무엇인가? (C₂H₆O 46 g/mol)
먼저 이 물질이 실온에서 액체이므로, 끓는점이 −24 °C인 다이메틸 에테르는 아닐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나트륨과 반응하여 수소가 나왔으므로 O−H 결합이 있다. 반응식은 \(2\text{C}_2\text{H}_5\text{OH} + 2\text{Na} \rightarrow 2\text{C}_2\text{H}_5\text{ONa} + \text{H}_2\)이다.
물질 4.6 g은 0.10 mol이고, 반응식에 따라 수소는 그 절반인 0.050 mol이 나와야 한다. 0 °C, 1 atm에서 기체 1 mol은 22.4 L이므로 \(0.050 \times 22.4 = 1.12\) L로 실험값과 같다. 따라서 이 물질은 에탄올이다. 즉 작용기 하나의 반응을 양적으로 따지면 분자 속 −OH의 개수까지 확인할 수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원자 몇 개가 바뀔 때 술이 식초가 되는 까닭과, 극성 결합이 있어도 무극성 분자가 되는 경우를 살펴보자.
- 탄소 사슬이 길어지면 작용기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약해진다. 메탄올, 에탄올, 프로판올은 물과 마음대로 섞이지만, 탄소가 5개 넘는 알코올은 물에 잘 녹지 않는다.
탄소 화합물의 성질은 탄소 골격에 붙은 작용기가 크게 좌우하며, 같은 작용기를 가진 화합물은 비슷하게 행동한다. 하이드록시기와 카복실기는 수소 결합을 하여 끓는점과 물에 녹는 정도를 크게 높인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에테인, 에탄올, 아세트산은 원자 몇 개만 다르지만 작용기가 달라 끓는점과 맛과 반응이 완전히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