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용기와 반응
본문에탄올(C₂H₅OH)의 분자량은 46이고, 프로페인(C₃H₈)은 44로 거의 같다. 그런데 에탄올은 78 °C에서 끓는 액체이고, 프로페인은 −42 °C에서 끓어 실온에서 기체이다. 그래서 프로페인은 가스통에 압축해 담고, 에탄올은 병에 따라 둔다. 에탄올과 분자식이 똑같은 다이메틸 에테르(CH₃OCH₃)도 −24 °C에서 끓는다. 원자 몇 개의 배치가 다를 뿐인데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까?
1.7.1작용기
탄소 화합물의 성질은 탄소 뼈대보다, 뼈대에 붙은 특정한 원자 묶음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 묶음을 작용기라 한다. 하이드록시기(−OH)를 가진 알코올, 카보닐기(C=O)를 가진 알데하이드와 케톤, 카복실기(−COOH)를 가진 카복실산, 에스터기(−COO−)를 가진 에스터가 대표적이다. 같은 작용기를 가진 화합물은 탄소 수가 달라도 비슷한 반응을 한다. 그래서 수많은 탄소 화합물을 작용기에 따라 몇 무리로 묶어 공부할 수 있다.
−OH나 −COOH처럼 산소나 질소에 수소가 직접 붙은 작용기는 이웃 분자의 산소나 질소와 수소 결합을 만든다. 수소 결합은 분산력보다 훨씬 강하므로, 이런 작용기를 가진 분자는 분자량이 비슷한 탄화수소보다 끓는점이 높고 물에 잘 녹는다. 사슬이 길어지면 분산력이 커져 작용기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그림 1에서 탄소 수를 바꾸어 보자. 탄소 하나인 메탄올과 메테인은 끓는점 차이가 227 °C이다. 탄소 둘이면 167 °C, 여덟이면 69 °C로 줄어든다. 사슬이 길어질수록 분자 전체의 분산력이 커져, 끝에 하나 붙은 하이드록시기의 수소 결합이 차지하는 몫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물에 녹는 정도도 같은 경향을 보여, 메탄올과 에탄올은 물과 어떤 비율로도 섞이지만 옥탄올은 거의 녹지 않는다.1
1.7.2작용기의 반응
작용기는 반응이 일어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1차 알코올을 산화하면 알데하이드가 되고, 더 산화하면 카복실산이 된다. 술의 에탄올이 공기 중에서 식초의 아세트산으로 바뀌는 것도 이 반응이다. 카복실산과 알코올은 산 촉매에서 물을 내놓으며 결합해 에스터를 만든다. 에스터는 수소 결합을 만드는 수소가 없어 끓는점이 낮고 향기가 나서, 과일 향료로 쓰인다. 이렇게 작용기 하나를 바꾸면 물질의 성질과 쓰임이 통째로 바뀐다.
1.7.3예제 풀이
에탄올 23.0 g을 모두 산화하여 아세트산을 만들었다. 얻은 아세트산은 몇 g인가? 이 아세트산을 에탄올 23.0 g과 반응시켜 에스터(아세트산 에틸)를 만들 때, 반응이 60%만 진행되었다면 에스터는 몇 g 생기는가? 분자량은 에탄올 46, 아세트산 60, 아세트산 에틸 88이다.
에탄올 23.0 g은 \(23.0 \div 46 = 0.500\) mol이다. 산화 반응에서 에탄올 1 mol은 아세트산 1 mol이 되므로 아세트산은 \(0.500 \times 60 = 30.0\) g이다.
에스터화 반응 CH₃COOH + C₂H₅OH ⇌ CH₃COOC₂H₅ + H₂O에서 산과 알코올이 0.500 mol씩 있고 60%가 반응하면, 에스터는 \(0.500 \times 0.60 = 0.300\) mol, 곧 \(0.300 \times 88 = 26.4\) g이다. 에스터화는 되돌아가는 반응이 함께 일어나는 평형 반응이라 100% 진행되지 않는다. 그래서 생성된 물을 계속 빼내거나 한쪽 반응물을 많이 넣어, 평형을 에스터 쪽으로 옮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여러 작용기를 가진 화합물의 성질을 비교하고, 작용기가 바뀌는 반응을 정리해 보자.
- 에탄올과 물을 섞으면 부피가 줄어든다. 에탄올 50 mL와 물 50 mL를 섞으면 약 96 mL가 되는데, 두 분자가 수소 결합으로 서로의 틈에 촘촘히 끼어들기 때문이다.
탄소 화합물의 성질과 반응은 주로 작용기가 정하며, 하이드록시기나 카복실기처럼 수소 결합을 만드는 작용기는 끓는점을 높이고 물에 잘 녹게 한다. 그리고 산화와 에스터화처럼 작용기를 바꾸는 반응은 물질의 성질과 쓰임을 통째로 바꾼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에탄올은 하이드록시기가 이웃 분자와 수소 결합을 만들어, 분자량이 비슷한 프로페인보다 끓는점이 120 °C나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