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과 생명체의 구성 물질
본문화강암 속 석영과 운모, 그리고 우리 몸의 단백질과 DNA는 전혀 달라 보인다. 그런데 둘 다 작은 기본 단위를 정해진 규칙에 따라 이어 붙여 만들어졌다는 점이 같다. 기본 단위는 무엇이고, 어떻게 이어 붙이길래 그토록 다양한 물질이 생길까?
2.5.1지각의 기본 단위, 규산염 사면체
지각을 이루는 원소를 질량으로 따지면 산소가 약 47%, 규소가 약 28%로 둘이 4분의 3을 차지한다. 그래서 지각의 광물은 대부분 규소와 산소가 결합한 규산염 광물이다. 그 기본 단위는 규소 원자 하나를 산소 원자 네 개가 정사면체 모양으로 둘러싼 규산염 사면체이다.
사면체는 산소를 이웃 사면체와 함께 쓰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홀로 떨어져 있으면 감람석, 한 줄로 이어지면 휘석, 두 줄이면 각섬석, 판처럼 이어지면 운모, 사방으로 이어지면 석영이 된다. 공유하는 산소가 많을수록 구조가 단단해지고, 운모가 얇은 판으로 쪼개지는 것은 판과 판 사이의 결합이 약하기 때문이다.
2.5.2생명체의 기본 단위, 탄소 골격
생명체를 이루는 물질의 중심에는 탄소가 있다. 탄소 원자는 다른 원자와 공유 결합을 4개 만들 수 있고, 탄소끼리도 길게 사슬이나 고리를 이룰 수 있다. 이 탄소 골격에 수소, 산소, 질소가 붙어 생명체의 다양한 분자가 된다.
작은 분자가 기본 단위가 되어 같은 종류의 결합으로 길게 이어진 큰 분자를 중합체라 하고, 그 기본 단위를 단위체라 한다. 단백질은 아미노산 20가지를, 핵산(DNA)은 뉴클레오타이드 4가지를 단위체로 한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펩타이드 결합으로 이어진 사슬이고, 사슬이 접히는 모양에 따라 효소, 근육, 항체처럼 하는 일이 달라진다. DNA는 염기 A, T, G, C를 가진 뉴클레오타이드가 이어진 두 가닥이 꼬인 모양이고, 염기의 순서가 유전 정보를 담는다.1
2.5.3예제 풀이
아미노산 10개로 된 짧은 사슬(펩타이드)은 몇 가지가 가능할까? 같은 길이의 DNA 조각은 몇 가지가 가능할까? 실제 단백질이 아미노산 수백 개로 이루어진다는 것과 비교하여라.
사슬의 자리마다 아미노산 20가지 가운데 하나가 올 수 있고, 앞자리가 무엇이든 다음 자리의 선택은 20가지이다. 곱의 법칙에 따라 \(20^{10} \approx 1.0 \times 10^{13}\)가지, 곧 약 10조 가지이다.
DNA는 자리마다 4가지 염기가 오므로 길이 10인 조각은 \(4^{10} = 1\,048\,576\)가지이다. 종류가 적은 만큼 같은 길이에서는 가짓수가 훨씬 적다. 그래서 DNA는 염기 3개를 한 묶음으로 읽어 아미노산 하나를 지정한다. \(4^3 = 64\)가지면 아미노산 20가지를 모두 나타내고도 남는다.
실제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수백 개이므로 가능한 사슬은 \(20^{300}\)처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림 1의 슬라이더로 단위체 종류와 길이를 늘려 보면 가짓수가 얼마나 빠르게 커지는지 볼 수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사면체를 직접 이어 붙이고 단백질과 DNA의 사슬을 만들어 보자.
- 탄수화물인 녹말과 셀룰로스도 포도당을 단위체로 하는 중합체이다. 둘은 단위체가 같지만 이어지는 방향이 달라 녹말은 소화되고 셀룰로스는 사람이 소화하지 못한다.
지각의 광물은 규산염 사면체를, 생명체의 단백질과 핵산은 아미노산과 뉴클레오타이드를 기본 단위로 하여, 같은 방식의 결합을 되풀이해 이어 붙인 물질이다. 단위체의 종류와 잇는 방식, 사슬의 순서가 달라지면 성질이 달라지므로, 처음 질문처럼 몇 가지 단위만으로도 석영과 운모, 수많은 단백질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