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층·심층 순환과 서안 강화
본문북태평양의 아열대 환류는 동서로 1만 km가 넘는 거대한 소용돌이이다. 그런데 이 환류에서 북쪽으로 돌아가는 물은 일본 남쪽의 폭 100 km 남짓한 쿠로시오에 몰려 초속 1 m 넘게 빠르게 흐른다. 반대로 남쪽으로 내려가는 물은 태평양 대부분에 넓게 퍼져 하루에 1 km도 안 되는 빠르기로 천천히 움직인다. 같은 환류인데 왜 서쪽 가장자리만 이렇게 좁고 빠를까? 대서양의 멕시코 만류도 마찬가지이다.
2.9.1위도에 따라 달라지는 전향력
전향 인자 \(f = 2\Omega\sin\varphi\)는 극으로 갈수록 커진다. 북쪽으로 1 km 갈 때 \(f\)가 늘어나는 양을 \(\beta\)라 하며, 중위도에서 약 \(2 \times 10^{-11}\)/(m·s)이다. 아열대 환류의 가운데에서는 편서풍과 무역풍이 물을 모아 해수면이 높아지고 물기둥이 위에서 눌린다. 눌린 물기둥은 회전하는 지구 위에서 자신의 회전 성질(소용돌이도)을 지키려고 \(f\)가 작은 남쪽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그래서 대양의 내부 전체가 남쪽으로 천천히 흐르는데, 이 남북 흐름의 양이 바람의 세기와 \(\beta\)로 정해진다.
바람 응력이 남북으로 변하는 정도를 \(\partial\tau/\partial y\)라 하면, 대양 내부의 폭 1 m당 남북 수송은 \[V = \frac{1}{\rho\beta}\frac{\partial\tau}{\partial y}\]이다. 대양 전체의 수송은 이것에 대양의 동서 폭을 곱한 값이며, 단위로 1 Sv = 10⁶ m³/s를 쓴다. 내부에서 남쪽으로 간 물은 반드시 어딘가에서 북쪽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림 1에서 바람 응력을 바꾸어 보자. 바람 응력 0.1 N/m²가 3000 km에 걸쳐 바뀌면 내부의 수송은 폭 1 m당 약 5 m²/s이고, 폭 1만 km의 대양 전체로는 약 50 Sv이다. 아마존강 물의 200배가 넘는 양이다. 이 물이 폭 100 km, 깊이 1 km의 좁은 통로로 돌아간다면 평균 약 0.5 m/s, 표층에서는 그 두세 배로 흐른다. 실제 쿠로시오의 수송량 약 50 Sv, 표층 속력 1~2 m/s와 잘 맞는다.1
2.9.2왜 서쪽인가, 그리고 심층 순환
돌아가는 물이 왜 동쪽이 아니라 서쪽 가장자리로 몰릴까? 북쪽으로 빠르게 흐르는 물기둥은 \(f\)가 커지는 쪽으로 가므로, 소용돌이도의 균형을 맞추려면 마찰로 회전을 잃어야 한다. 그런데 서쪽 가장자리에서 북쪽으로 흐를 때만 해안의 마찰이 그 방향의 회전을 빼앗아 균형이 맞는다. 그래서 환류는 서쪽으로 쏠려 서안 경계류가 좁고 빨라지고, 동쪽의 해류는 넓고 느리다. 이를 서안 강화라 한다. 심층 순환도 같은 원리로 대양의 서쪽 경계를 따라 강하게 흐른다. 북대서양과 남극 둘레에서 가라앉은 차갑고 짠 물은 서쪽 경계를 따라 남북으로 퍼져, 수백~1000년에 걸쳐 전 세계 바다를 돈다.
2.9.3예제 풀이
그림 1의 모형에서 바람 응력이 0.1 N/m²일 때 대양 전체의 스베르드럽 수송은 약 50 Sv이다. 이 물이 폭 100 km, 깊이 1 km인 서안 경계류로 돌아갈 때의 평균 속력을 구하여라. 같은 물이 대양의 동쪽 1000 km 폭으로 넓게 돌아간다면 속력은 얼마인가?
서안 경계류의 단면적은 \(10^5\ \text{m} \times 10^3\ \text{m} = 10^8\ \text{m}^2\)이므로 평균 속력은 \(5 \times 10^7 \div 10^8 = 0.5\) m/s이다.
폭이 10배인 1000 km로 넓게 돌아간다면 \(0.05\) m/s로 10분의 1이 된다. 실제 바다에서는 \(\beta\) 효과 때문에 넓게 돌아가는 해법이 소용돌이도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좁은 서쪽 경계만 가능하다. 즉 쿠로시오가 빠른 것은 바람이 거기서 특별히 세서가 아니라, 대양 전체가 남쪽으로 보낸 물을 좁은 서쪽 통로로 한꺼번에 돌려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쿠로시오는 많은 열을 북쪽으로 날라 우리나라와 일본의 기후에 큰 영향을 준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표층 환류와 심층 순환의 경로를 그리고, 서안 강화가 생기는 까닭을 정리해 보자.
- 1 Sv라는 단위는 1947년 바람이 만드는 해류의 수송을 처음 계산한 노르웨이의 해양학자 스베르드럽의 이름에서 왔다. 서안 강화는 1948년 스토멜이 β 효과로 처음 설명했다.
전향 인자가 위도에 따라 커지는 β 효과 때문에, 바람이 물을 모은 대양의 내부는 넓게 천천히 남쪽으로 흐르며 그 양은 스베르드럽 수송으로 계산된다. 그 물은 소용돌이도의 균형이 맞는 서쪽 경계로만 돌아갈 수 있어, 서안 경계류가 좁고 빨라지는 서안 강화가 일어나고 심층 순환도 서쪽 경계를 따라 흐른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쿠로시오는 북태평양 내부가 남쪽으로 보낸 물을 서쪽 가장자리의 좁은 통로로 한꺼번에 돌려보내며 빠르게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