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염분 순환 실험
본문물 깊이 10 cm, 길이 60 cm인 수조 한쪽 끝에 칸막이를 세우고, 칸막이 안에 파란 색소를 탄 소금물을 채웠다. 소금물은 바깥 물보다 밀도가 1% 컸다. 칸막이를 들어 올리자 파란 물이 바닥을 따라 혀처럼 뻗어 나가 약 20초 만에 반대쪽 끝에 닿았다. 같은 실험을 소금물 대신 10 °C 차가운 물로 했더니 훨씬 느리게 퍼졌다. 밀도 차이가 흐름의 빠르기를 어떻게 정할까? 그리고 북대서양에서 가라앉은 물은 대양 바닥을 따라 어떻게 퍼질까?
2.10.1약해진 중력으로 흐르는 물
무거운 물이 가벼운 물 속으로 들어가면 바닥으로 가라앉아 옆으로 퍼진다. 이런 흐름을 밀도류라 한다. 밀도 차가 작으면 무거운 물은 주변 물에서 부력을 받아, 실제 중력보다 훨씬 약한 중력을 받는 것처럼 움직인다. 이 약해진 중력을 감소 중력이라 하며, 밀도 차의 비율에 중력 가속도를 곱한 값이다. 그래서 밀도 차가 1%이면 무거운 물은 중력이 100분의 1로 줄어든 세상에서 미끄러지듯 퍼지고, 그 빠르기는 감소 중력과 흐름의 두께로 정해진다.
밀도 차 \(\Delta\rho\)인 물의 감소 중력은 \(g' = g\,\Delta\rho/\rho\)이다. 두께 \(h\)인 밀도류의 앞머리는 대략 \[u \approx \tfrac12\sqrt{g'h}\]의 빠르기로 나아간다. 해수의 밀도는 수온 1 °C 낮아질 때 약 0.2 kg/m³, 염분 1 높아질 때 약 0.8 kg/m³ 커진다.
바다에서는 극 가까운 바다의 표층수가 겨울에 식고, 바닷물이 얼 때 소금이 빠져나와 남은 물이 짜지면서 밀도가 커진다. 북대서양의 그린란드 바다와 남극 둘레의 웨들해에서 이렇게 무거워진 물이 깊이 가라앉아 대양 바닥을 따라 적도와 그 너머로 퍼진다. 수온과 염분이 함께 일으키므로 이 순환을 열염분 순환이라 한다. 가라앉은 물을 채우려고 표층의 따뜻한 물이 극 쪽으로 흘러와 열을 옮긴다.1
2.10.2변인을 하나씩 바꾸기
실험에서는 밀도 차, 무거운 물의 양, 수조 바닥의 기울기를 하나씩 바꾸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어 비교한다. 같은 밀도 차를 소금으로 만들 때와 냉각으로 만들 때를 비교하면, 흐름의 빠르기가 원인이 아니라 밀도 차 자체로 정해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찬물은 실험하는 동안 주변 물과 열을 주고받아 밀도 차가 점점 줄어들므로, 소금물보다 흐름이 더 빨리 약해진다. 또 수조 위에서 얼음을 녹이거나 맹물을 조금씩 부어 표층을 가볍게 만들면, 가라앉는 흐름이 약해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2.10.3예제 풀이
처음 질문의 소금물(밀도 차 1%)이 두께 5 cm로 흐를 때 앞머리의 빠르기를 어림하고, 그림 2의 측정값과 비교하여라. 같은 식을 북대서양 심층수에 쓰면, 밀도 차 0.03%, 두께 500 m인 물은 얼마나 빨리 흐르겠는가?
소금물의 감소 중력은 \(g' = 9.8\times0.01 = 0.098\) m/s²이다. \(u \approx \tfrac12\sqrt{0.098\times0.05} = \tfrac12\times0.070 \approx 0.035\) m/s, 곧 약 3.5 cm/s이다. 그림 2에서 60 cm를 20초에 갔으므로 측정값은 3 cm/s로 어림값과 잘 맞는다.
북대서양 심층수는 \(g' = 9.8\times0.0003 \approx 0.0029\) m/s²이고, \(u \approx \tfrac12\sqrt{0.0029\times500} \approx \tfrac12\times1.2 \approx 0.6\) m/s이다. 실제 심층수는 가라앉는 곳 근처의 좁은 해저 수로에서는 이만큼 빠르지만, 대양에 넓게 퍼지면 전향력과 섞임 때문에 1년에 수 km 정도로 느려진다. 그래서 북대서양에서 가라앉은 물이 태평양 북쪽까지 가는 데 천 년 가까이 걸린다. 즉 수온과 염분이 만든 작은 밀도 차가 감소 중력으로 흐름을 일으키고, 그 흐름이 모여 지구 전체를 도는 심층 순환이 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수조에 소금물과 찬물을 흘려 앞머리의 빠르기를 재고, 밀도 차를 바꾸어 빠르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해 보자.
- 1987년 미국의 지구화학자 브로커는 이 순환을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컨베이어 벨트로 그려 널리 알렸다. 그는 그린란드의 빙하가 크게 녹아 북대서양 표층이 가벼워지면 물이 덜 가라앉아 순환이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밀도가 조금 큰 물은 감소 중력 \(g' = g\Delta\rho/\rho\)를 받아 바닥을 따라 퍼지며, 앞머리의 빠르기는 약 \(\tfrac12\sqrt{g'h}\)로 밀도 차와 두께로 정해진다. 바다에서는 극 가까운 바다의 냉각과 결빙이 표층수를 무겁게 해 심층으로 가라앉히고, 이것이 열염분 순환을 일으킨다. 처음 질문의 소금물은 감소 중력 0.098 m/s²로 약 3 cm/s로 퍼졌고, 찬물은 밀도 차가 작아 그 절반쯤의 빠르기로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