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순환
본문바람은 바다의 표층만 움직인다. 그런데 수심 수천 m의 깊은 바다에서도 바닷물은 아주 느리게나마 흐르고 있고, 북대서양에서 가라앉은 물이 태평양에 이르기까지 천 년쯤 걸린다고 한다. 바람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다의 물은 무엇이 움직일까?
1.2.1해수의 밀도
해수의 밀도는 주로 수온과 염분으로 정해진다. 수온이 낮으면 물 분자가 촘촘해져 밀도가 커지고, 염분이 높으면 녹은 물질이 많아 밀도가 커진다. 해수의 밀도는 대략 1.022~1.028 g/cm³ 범위에서 달라지는데, 차이는 작아 보여도 무거운 물이 가벼운 물 아래로 파고들기에는 충분하다.
그림 1의 수온-염분도에서 수온과 염분을 바꾸어 보자. 점이 오른쪽 아래, 곧 차갑고 짠 쪽으로 갈수록 밀도가 커져 더 깊이 가라앉는다. 표층의 따뜻한 물은 아무리 짜도 깊이 가라앉지 못한다.
1.2.2심층 순환
그린란드 앞바다와 남극 대륙 주변 같은 고위도 바다에서는 겨울에 표층 해수가 차갑게 식는다. 게다가 바닷물이 얼 때 염분은 대부분 얼음에서 빠져나와 주변 물에 남으므로, 남은 해수는 더 짜진다. 이렇게 차갑고 짠 물은 밀도가 매우 커져 해저까지 가라앉고, 해저를 따라 저위도로 천천히 퍼져 나간다.
수온과 염분의 변화로 생긴 밀도 차이 때문에 일어나는 깊은 바다의 순환을 심층 순환이라 한다. 고위도에서 가라앉은 물이 심층을 따라 흐르다가 다른 곳에서 천천히 올라와 표층 해류와 이어지면서, 지구 전체를 도는 큰 순환을 이룬다.
북대서양 심층수는 그린란드 근처에서 가라앉아 대서양을 남하하고, 남극 저층수는 남극 대륙 주변에서 가라앉아 가장 깊은 해저를 따라 북쪽으로 퍼진다. 이 흐름은 표층 해류보다 훨씬 느려 하루에 수 km 정도이다. 심층 순환은 저위도의 열을 고위도로 나르고, 표층의 산소를 심해에 공급한다.1
1.2.3예제 풀이
해수 A는 수온 2 °C, 염분 34.9 psu, 해수 B는 수온 20 °C, 염분 36.5 psu이다. 그림 1의 어림식 \(\rho = 1027\,[1 - 0.00017(T - 10) + 0.00076(S - 35)]\) kg/m³로 두 해수의 밀도를 비교하여라. 두 해수가 만나면 어느 쪽이 아래로 가는가?
A는 \(1027\,[1 + 0.00136 - 0.000076] \approx 1027 \times 1.00128 \approx 1028.3\) kg/m³이다. B는 \(1027\,[1 - 0.0017 + 0.00114] \approx 1027 \times 0.99944 \approx 1026.4\) kg/m³이다.
B가 훨씬 짠데도 A가 약 2 kg/m³ 더 무겁다. 따라서 두 해수가 만나면 차가운 A가 B 아래로 파고든다. 해수의 밀도에는 염분보다 수온의 영향이 큰 경우가 많지만, 극지방처럼 수온이 모두 낮은 곳에서는 염분의 차이가 가라앉는 물을 정한다.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아 북대서양 표층에 담수가 많이 흘러들면 염분이 낮아져 해수가 잘 가라앉지 못한다. 그러면 심층 순환이 약해져 유럽 서부로 오는 열이 줄어들 수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수온-염분도, 심층 순환의 약화, 표층 해류를 직접 다루어 보자.
- 심층 순환은 흔히 컨베이어 벨트에 비유한다. 고위도에서 가라앉은 물이 인도양과 태평양에서 다시 올라와 표층으로 돌아오기까지 천 년 가까이 걸린다.
해수의 밀도는 수온이 낮고 염분이 높을수록 크며, 고위도에서 냉각과 결빙으로 무거워진 물이 가라앉아 심층을 따라 흐르는 것이 심층 순환이다. 심층 순환은 열과 산소를 지구 전체로 나른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깊은 바다의 물은 바람이 아니라 수온과 염분이 만든 밀도 차이로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