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기상 현상
본문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2 °C 올랐다. 하루의 기온이 아침과 낮에 10 °C씩 차이 나는 것에 비하면 아주 작은 변화이다. 그런데 기상청 기록을 보면 폭염일과 시간당 50 mm가 넘는 폭우가 훨씬 잦아졌다. 평균이 조금 오른 것이 왜 극한 현상을 그렇게 크게 늘릴까? 그리고 따뜻해진 공기는 왜 더 센 비를 내릴까?
2.3.1분포의 꼬리
기온은 평년값 둘레로 종 모양으로 퍼져 있고, 폭염은 그 오른쪽 끝, 곧 꼬리에 있다. 분포 전체가 오른쪽으로 조금 옮겨 가면 가운데의 흔한 날씨는 별로 달라 보이지 않지만, 꼬리 끝의 드문 날씨는 몇 배로 늘어난다. 꼬리 쪽은 날수가 적어, 조금만 밀려도 기준을 넘는 날의 비율이 크게 변하기 때문이다.
정규 분포에서 평균보다 표준 편차의 2배 이상 높은 날은 약 2.3%이다. 평균이 표준 편차의 0.5배 오르면 이 기준을 넘는 날은 약 6.7%(3배), 1배 오르면 약 16%(7배)가 된다.
그림 1에서 평균 상승을 바꾸어 보자. 여름 최고 기온의 표준 편차가 약 2 °C인 곳에서 평균이 2 °C 오르면, 50년에 한 번꼴이던 폭염이 6년에 한 번꼴로 잦아진다. 그래서 '역대 최고 기록'이 자주 깨진다.
2.3.2더 센 비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최대량은 기온이 1 °C 오를 때마다 약 7%씩 늘어난다(클라우지우스–클라페이롱 관계). 그래서 따뜻한 공기가 상승하여 비가 될 때 한꺼번에 내릴 수 있는 물의 양이 많아진다. 동시에 땅에서 증발이 늘어 가뭄은 더 심해진다. 비가 올 때는 더 세게, 안 올 때는 더 메마르게 하여 물의 극단이 함께 커지는 것이다. 수온이 오른 바다는 태풍에 더 많은 수증기와 에너지를 공급한다.1
2.3.3예제 풀이
어느 지역 여름 최고 기온의 평균은 30 °C, 표준 편차는 2 °C이고, 34 °C 이상을 폭염으로 본다. 정규 분포라면 폭염 날의 비율은? 평균이 1.2 °C 오르면 몇 %가 되는가? 같은 기간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최대량은 몇 % 늘어나는가?
34 °C는 평균보다 표준 편차의 2배 높으므로 약 2.3%이다. 평균이 31.2 °C로 오르면 34 °C는 표준 편차의 1.4배가 되어 약 8.1%이다. 폭염 날이 약 3.5배로 늘어난다.
수증기 최대량은 1 °C에 약 7%씩 늘어나므로, 1.2 °C면 \(1.07^{1.2} - 1 \approx 0.085\), 곧 약 8.5% 늘어난다. 평균 기온의 작은 변화가 폭염의 빈도는 몇 배로, 폭우의 세기는 10%쯤 키우는 것이다. 그래서 극한 기상에 대비하는 기준, 곧 배수로의 크기나 냉방 대책을 과거 기록이 아니라 앞으로의 기후에 맞추어 다시 세워야 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평균이 조금 오를 때 폭염과 폭우가 잦아지는 까닭과, 슈퍼 태풍과 메가 가뭄이 남긴 흔적을 살펴보자.
- 기후 과학자들은 특정 폭염이나 폭우가 기후 변화로 얼마나 더 일어나기 쉬워졌는지를 계산하는 '극한 현상 원인 규명' 연구를 한다. 2021년 북미 서부의 폭염은 기후 변화가 없었다면 거의 일어날 수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기온 분포가 조금만 오른쪽으로 옮겨 가도 꼬리 끝의 극한 현상은 몇 배로 늘어나며, 평균이 표준 편차만큼 오르면 2배 표준 편차를 넘는 날이 약 7배가 된다. 따뜻한 공기는 1 °C에 약 7%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어 폭우를 세게 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폭염과 폭우가 잦아지는 것은 드문 극한이 분포의 꼬리에 있어 평균의 작은 이동에 크게 반응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