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교과서

곤충 매개 감염병

열대의 병으로 알려진 뎅기열이 도쿄와 파리 근교에서도 국내 감염으로 나타났습니다. 모기가 옮기는 병은 왜 기온에 민감할까요? 우리나라 도시의 실제 기온으로 전파가 가능한 계절이 어떻게 바뀌는지 계산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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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매개 감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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뎅기열은 원래 열대 지방의 병이었지만, 최근 유럽 남부와 미국 남부에서도 그 지역에서 감염된 환자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가 활동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모기가 옮기는 병은 왜 기온이 오르면 더 넓은 지역에서, 더 오랜 기간 퍼질까? 모기가 많아져서일까, 아니면 다른 까닭이 있을까?

그림 1. 피를 빨아 바이러스를 얻은 모기가,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자라 침샘에 이를 때까지 살아남을 확률(모형). 따뜻할수록 바이러스가 빨리 자라 확률이 높아지지만, 너무 더우면 모기가 일찍 죽는다.
먼저 알아야 할 것병원체와 감염병(통합과학), 변온 동물, 극한 기상과 기온 분포(극한 기상 현상), 거듭제곱.

2.8.1매개체와 온도

모기, 진드기처럼 병원체를 사람에게 옮기는 생물을 매개체라 한다. 모기가 감염된 사람의 피를 빨면 바이러스가 모기 몸에 들어오지만, 바로 병을 옮기지는 못한다. 바이러스가 모기 몸속에서 불어나 침샘까지 가는 데 며칠이 걸리는데, 이 기간을 외인성 잠복기라 한다. 모기는 변온 동물이라 몸속 온도가 기온을 따라가므로, 따뜻할수록 바이러스가 빨리 자라 잠복기가 짧아진다.

정리 2.8.1 병을 옮길 수 있게 될 확률

모기가 하루를 살아남을 확률이 \(p\), 외인성 잠복기가 \(n\)일이면, 모기가 잠복기를 다 채우고 살아남아 병을 옮길 수 있게 될 확률은 \(p^n\)이다. 잠복기 \(n\)이 짧아지면 이 확률이 지수적으로 커진다.

그림 1에서 기온을 바꾸어 보자. 20 °C에서는 잠복기가 약 28일이라 하루 생존 확률 0.9로 \(0.9^{28} \approx 5\%\)의 모기만 병을 옮길 수 있다. 26 °C에서는 잠복기가 약 11일로 줄어 약 31%가 된다. 모기 수가 같아도 병을 옮길 수 있는 모기가 6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그런데 34 °C를 넘으면 모기가 열로 일찍 죽어 확률이 다시 줄어든다.1

2.8.2넓어지는 지역, 길어지는 계절

기온이 오르면 모기가 겨울을 날 수 있는 지역이 북쪽과 높은 곳으로 넓어지고, 봄에 일찍 나와 가을에 늦게까지 활동한다. 그러면 병이 퍼질 수 있는 지역과 기간이 함께 늘어난다. 폭우 뒤에 생긴 웅덩이는 모기가 알을 낳는 곳이 되고, 국제 교류로 사람과 물자가 이동하며 병원체와 모기가 새 지역으로 옮겨 간다. 그래서 곤충 매개 감염병을 막으려면 모기 감시와 방역, 국가 간 정보 공유가 함께 필요하다.

기온외인성 잠복기병을 옮길 수 있게 될 확률 20 °C약 28일약 5% 26 °C약 11일약 31% 30 °C약 8일약 45%
그림 2. 따뜻할수록 잠복기가 짧아져 병을 옮길 수 있는 모기의 비율이 크게 늘어난다(모형).

2.8.3예제 풀이

예제 2.8.2

모기의 하루 생존 확률이 0.9이다. 외인성 잠복기가 12일일 때와 8일일 때, 모기가 병을 옮길 수 있게 될 확률을 구하여라. 기온이 올라 잠복기가 12일에서 8일로 줄면 그 확률은 몇 배가 되는가? (\(0.9^4 \approx 0.656\))

12일이면 \(0.9^{12} \approx 0.28\), 8일이면 \(0.9^{8} \approx 0.43\)이다.

확률의 비는 \(\dfrac{0.9^8}{0.9^{12}} = \dfrac{1}{0.9^4} \approx 1.52\)배이다. 잠복기가 4일 줄었을 뿐인데 병을 옮길 수 있는 모기가 1.5배로 늘어난다. 여기에 모기 수의 증가와 활동 기간의 연장까지 더해지면 전파 위험은 더 크게 늘어난다. 즉 기온 상승은 모기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모기 한 마리 한 마리를 더 위험하게 만든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모기가 옮기는 병이 기온에 따라 퍼지는 원리와, 곤충 매개 감염병이 새로 나타나는 지역과 까닭을 살펴보자.

  1. 그림 1의 잠복기 식과 생존 확률은 이해를 돕기 위한 모형이다. 실제 값은 바이러스와 모기의 종류, 습도에 따라 다르지만, 따뜻할수록 잠복기가 짧아지고 아주 높은 온도에서 모기가 약해지는 경향은 같다.
마무리

모기 같은 매개체는 변온 동물이라, 따뜻할수록 몸속에서 병원체가 빨리 자라 외인성 잠복기가 짧아지고 병을 옮길 수 있게 될 확률 \(p^n\)이 커진다. 기온 상승은 모기가 사는 지역과 활동 기간도 넓힌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모기 매개 감염병은 모기가 많아질 뿐 아니라, 한 마리가 병을 옮길 가능성이 커지고 그 지역과 계절이 넓어져 더 넓게, 오래 퍼진다.

탐구 1

모기가 옮기는 병은 왜 기온이 오르면 더 넓게, 더 오래 퍼질까?

곤충 매개 감염병 · 온도에 따른 전파력 곡선 · 실제 월평균 기온 · 모식 모형
전파가 가능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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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력이 최대의 절반 이상인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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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달의 상대 전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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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은 기상청 서울·부산·제주 관측소 자료(공공누리 제1유형, NOAA NCEI GHCN-Daily를 거쳐 받음, Menne 외 2012)로 계산한 1991–2020년 월평균 기온이다. 전파력 곡선은 모식으로, Mordecai 외(2017)가 실험 자료로 추정한 뎅기 바이러스 전파의 최적 온도와 한계 온도(흰줄숲모기 약 26 °C, 16–32 °C, 이집트숲모기 약 29 °C, 18–35 °C)에 맞춰 그린 상대값이며, 실제 환자 수를 뜻하지 않는다. 모기는 낮과 밤, 그늘과 양지의 기온을 겪고, 겨울을 알이나 성충으로 넘길 수 있어야 정착한다.

  1. 질문2014년 여름, 일본 도쿄의 요요기 공원 일대에서 해외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 160여 명이 뎅기열에 걸렸다. 일본에서 약 70년 만의 국내 감염이었다. 열대의 병이 어떻게 온대의 대도시에서 퍼졌을까?
  2. 복원매개체 감염병은 모기, 파리, 진드기 같은 생물이 병원체를 사람에게 옮기는 병이다. 곤충은 변온 동물이어서 몸의 발달, 흡혈 횟수, 수명이 모두 바깥 기온에 따라 달라진다.
  3. 설명모기가 바이러스를 옮기려면 감염된 피를 빨고, 바이러스가 모기 몸속에서 침샘까지 퍼질 때(외부 잠복기)까지 살아남아, 다시 사람을 물어야 한다. 뎅기 바이러스의 외부 잠복기는 25 °C에서 약 2주, 30 °C에서 약 1주로, 따뜻할수록 짧아진다. 기온이 오르면 모기가 빨리 자라고 자주 흡혈하고 바이러스도 빨리 준비되어 전파력이 커진다. 그러나 너무 더우면 모기가 일찍 죽어 전파력이 급히 떨어진다. 그래서 전파력은 한가운데가 볼록한 곡선을 그린다.
  4. 연결온대 지역에서는 겨울이 전파를 끊어 주는 방어막이다. 기온이 오르면 전파가 가능한 달이 앞뒤로 늘어나고, 전파 가능 지역이 고위도와 높은 산지로 넓어진다. 여기에 해외여행으로 감염자가 들어오면, 그 지역에 사는 모기가 국내 전파를 일으킬 수 있다. 같은 원리가 말라리아, 일본뇌염,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에도 적용된다.
  5. 적용서울과 흰줄숲모기를 고르고 전파가 가능한 달이 몇 달인지 세어 보자. 기온을 +2 °C, +4 °C로 올리면 그 기간은 어떻게 바뀔까? 같은 조건에서 제주를 고르면 어떨까? 이집트숲모기로 바꾸면 우리나라 도시의 위험은 어떻게 달라 보일까? 아주 더운 도시라면 기온이 오를 때 오히려 전파력이 줄어드는 달이 생길지도 생각해 보자.
  6. 판단기온만으로 감염병의 유행이 정해지지 않는다. 모기가 그 지역에 정착해 있는지, 감염자가 들어오는지, 방충망과 냉방, 웅덩이 관리, 진단과 치료 체계가 어떤지에 따라 같은 기온에서도 결과가 크게 다르다. 또 이 곡선은 평균 기온 하나로 계산한 모식이어서, 하루 기온의 오르내림과 비(산란 장소)의 효과는 빠져 있다. 진드기처럼 곤충이 아닌 매개체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한여름 평균 기온이 이미 31 °C인 열대 도시에서 기온이 2 °C 더 오른다면, 흰줄숲모기가 옮기는 뎅기열 전파력은 한여름에 어떻게 될까?

읽기 2

곤충이 옮기는 감염병은 어디에서, 왜 새로 나타나고 있을까?

읽기 · 모기·파리 매개 감염병의 출현과 확산 사례, 기후와 사회 요인

감염병이 새로 나타나거나 갑자기 퍼질 때, 뉴스는 흔히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쓴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기후는 중요한 조건이지만, 언제나 다른 요인과 함께 움직였다.

1주요 매개 곤충과 감염병

매개 곤충옮기는 병우리나라와의 관계
얼룩날개모기류말라리아삼일열 말라리아가 1970년대 사실상 사라졌다가 1993년 휴전선 근처에서 다시 나타나, 지금도 경기·강원 북부와 인천에서 해마다 환자가 나옴
작은빨간집모기일본뇌염여름마다 이 모기가 처음 확인되면 주의보를 내고 예방 접종을 권함
흰줄숲모기, 이집트숲모기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치쿤구니야열흰줄숲모기는 국내에 널리 살지만 지금까지 뎅기열 환자는 해외에서 감염되어 들어온 경우. 이집트숲모기는 국내 정착이 확인되지 않음
모래파리리슈마니아증국내 토착 전파는 없음. 유럽에서는 모래파리의 분포가 북쪽으로 넓어지는 것이 관찰됨
체체파리아프리카 수면병아프리카에만 분포. 기온에 따라 체체파리가 살 수 있는 지역이 달라짐
집파리세균성 장염 등 (몸에 묻혀 기계적으로 옮김)따뜻할수록 알에서 성충까지 자라는 기간이 짧아져 수가 빨리 늘어남

2새로 나타나거나 빠르게 퍼진 사례

흰줄숲모기는 원래 동남아시아의 모기였지만 중고 타이어와 화분 같은 물건에 알이 실려 1980년대 이후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로 퍼졌다. 확산의 시작은 무역이었고, 기후는 어디까지 정착할 수 있는지를 정했다.

유럽의 뎅기열 국내 감염은 2010년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에서 처음 보고된 뒤, 최근 여름이 더운 해마다 남유럽에서 늘고 있다.

2014년 도쿄에서는 해외 감염자가 가져온 바이러스를 공원의 흰줄숲모기가 옮겨 160여 명이 뎅기열에 감염되었다.

2015–2016년 아메리카에서는 지카 바이러스가 브라질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소두증 아기와의 관련이 밝혀져, 세계보건기구가 국제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해 강한 엘니뇨로 기온이 높았던 것도 확산 조건으로 꼽힌다.

3기후변화가 바꾸는 것

기온이 오르면 모기의 발달과 흡혈이 빨라지고 바이러스의 외부 잠복기가 짧아져, 전파가 가능한 계절이 길어지고 지역이 고위도와 산지로 넓어진다. 폭우 뒤 고인 물은 산란 장소를 늘리고, 가뭄 때 물을 받아 두는 통도 모기의 번식지가 된다. 반대로 이미 아주 더운 지역에서는 한여름 전파가 줄어들 수도 있다.

판단감염병의 출현과 확산은 기후(전파가 가능한가), 매개체(그 곤충이 사는가), 병원체의 유입(감염자가 들어오는가), 사회(주거 환경, 방역, 의료)가 모두 맞아떨어질 때 일어난다. 기후변화는 이 가운데 ‘가능한 곳과 때’를 넓히는 역할을 하므로, 기후 감시와 함께 매개체 감시, 해외 유입 감시, 웅덩이 없애기 같은 생활 방역이 함께 필요하다. 참고로 진드기(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쯔쯔가무시증)는 곤충이 아니지만 비슷하게 기후의 영향을 받는 매개체이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어느 온대 도시의 여름 기온이 뎅기 바이러스 전파에 충분히 따뜻해졌지만, 그 도시에는 숲모기류가 전혀 살지 않는다. 이 도시의 뎅기열 국내 전파 위험에 대한 판단으로 알맞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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