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매개 감염병
본문뎅기열은 원래 열대 지방의 병이었지만, 최근 유럽 남부와 미국 남부에서도 그 지역에서 감염된 환자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가 활동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모기가 옮기는 병은 왜 기온이 오르면 더 넓은 지역에서, 더 오랜 기간 퍼질까? 모기가 많아져서일까, 아니면 다른 까닭이 있을까?
2.8.1매개체와 온도
모기, 진드기처럼 병원체를 사람에게 옮기는 생물을 매개체라 한다. 모기가 감염된 사람의 피를 빨면 바이러스가 모기 몸에 들어오지만, 바로 병을 옮기지는 못한다. 바이러스가 모기 몸속에서 불어나 침샘까지 가는 데 며칠이 걸리는데, 이 기간을 외인성 잠복기라 한다. 모기는 변온 동물이라 몸속 온도가 기온을 따라가므로, 따뜻할수록 바이러스가 빨리 자라 잠복기가 짧아진다.
모기가 하루를 살아남을 확률이 \(p\), 외인성 잠복기가 \(n\)일이면, 모기가 잠복기를 다 채우고 살아남아 병을 옮길 수 있게 될 확률은 \(p^n\)이다. 잠복기 \(n\)이 짧아지면 이 확률이 지수적으로 커진다.
그림 1에서 기온을 바꾸어 보자. 20 °C에서는 잠복기가 약 28일이라 하루 생존 확률 0.9로 \(0.9^{28} \approx 5\%\)의 모기만 병을 옮길 수 있다. 26 °C에서는 잠복기가 약 11일로 줄어 약 31%가 된다. 모기 수가 같아도 병을 옮길 수 있는 모기가 6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그런데 34 °C를 넘으면 모기가 열로 일찍 죽어 확률이 다시 줄어든다.1
2.8.2넓어지는 지역, 길어지는 계절
기온이 오르면 모기가 겨울을 날 수 있는 지역이 북쪽과 높은 곳으로 넓어지고, 봄에 일찍 나와 가을에 늦게까지 활동한다. 그러면 병이 퍼질 수 있는 지역과 기간이 함께 늘어난다. 폭우 뒤에 생긴 웅덩이는 모기가 알을 낳는 곳이 되고, 국제 교류로 사람과 물자가 이동하며 병원체와 모기가 새 지역으로 옮겨 간다. 그래서 곤충 매개 감염병을 막으려면 모기 감시와 방역, 국가 간 정보 공유가 함께 필요하다.
2.8.3예제 풀이
모기의 하루 생존 확률이 0.9이다. 외인성 잠복기가 12일일 때와 8일일 때, 모기가 병을 옮길 수 있게 될 확률을 구하여라. 기온이 올라 잠복기가 12일에서 8일로 줄면 그 확률은 몇 배가 되는가? (\(0.9^4 \approx 0.656\))
12일이면 \(0.9^{12} \approx 0.28\), 8일이면 \(0.9^{8} \approx 0.43\)이다.
확률의 비는 \(\dfrac{0.9^8}{0.9^{12}} = \dfrac{1}{0.9^4} \approx 1.52\)배이다. 잠복기가 4일 줄었을 뿐인데 병을 옮길 수 있는 모기가 1.5배로 늘어난다. 여기에 모기 수의 증가와 활동 기간의 연장까지 더해지면 전파 위험은 더 크게 늘어난다. 즉 기온 상승은 모기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모기 한 마리 한 마리를 더 위험하게 만든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모기가 옮기는 병이 기온에 따라 퍼지는 원리와, 곤충 매개 감염병이 새로 나타나는 지역과 까닭을 살펴보자.
- 그림 1의 잠복기 식과 생존 확률은 이해를 돕기 위한 모형이다. 실제 값은 바이러스와 모기의 종류, 습도에 따라 다르지만, 따뜻할수록 잠복기가 짧아지고 아주 높은 온도에서 모기가 약해지는 경향은 같다.
모기 같은 매개체는 변온 동물이라, 따뜻할수록 몸속에서 병원체가 빨리 자라 외인성 잠복기가 짧아지고 병을 옮길 수 있게 될 확률 \(p^n\)이 커진다. 기온 상승은 모기가 사는 지역과 활동 기간도 넓힌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모기 매개 감염병은 모기가 많아질 뿐 아니라, 한 마리가 병을 옮길 가능성이 커지고 그 지역과 계절이 넓어져 더 넓게, 오래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