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성 유지
본문밥을 먹고 30분쯤 지나면 혈액 속 포도당 농도, 곧 혈당이 크게 오른다. 그런데 두 시간쯤 지나면 거의 원래대로 돌아오고, 굶어도 혈당은 일정 수준 아래로 잘 떨어지지 않는다. 몸은 혈당이 오르내리는 것을 어떻게 알아채고, 무엇으로 되돌릴까?
2.4.1호르몬과 음성 피드백
몸 안의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질을 항상성이라 한다. 항상성은 신경과 호르몬이 함께 유지한다. 호르몬은 내분비샘에서 혈액으로 분비되어 온몸을 돌다가, 그 호르몬의 수용체를 가진 표적 세포에만 작용한다. 신경보다 느리지만 효과가 넓고 오래간다. 호르몬은 아주 적은 양으로도 작용하므로, 분비량이 조금만 많거나 적어도 몸에 큰 변화가 생긴다.
어떤 과정의 결과가 그 과정을 억제하는 쪽으로 다시 작용하는 조절 방식을 음성 피드백이라 한다. 값이 기준보다 오르면 낮추는 쪽으로, 내리면 높이는 쪽으로 작용하여 일정한 범위를 유지한다.
2.4.2혈당 조절
식사로 혈당이 오르면 이자의 β세포가 이를 감지하여 인슐린을 분비한다. 인슐린은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하게 하고, 간이 포도당을 글리코젠으로 바꾸어 저장하게 하여 혈당을 낮춘다. 혈당이 내려가면 인슐린 분비가 줄어든다. 거꾸로 공복으로 혈당이 떨어지면 이자의 α세포가 글루카곤을 분비하여, 간이 글리코젠을 포도당으로 분해해 혈액으로 내보내게 한다.
인슐린(이자 β세포)은 혈당을 낮추고, 글루카곤(이자 α세포)은 혈당을 높인다. 두 호르몬은 서로 반대로 작용하는 길항 작용으로 혈당을 약 70~140 mg/dL 범위로 유지한다.
그림 1의 슬라이더로 식사 후 시간을 옮겨 보자. 혈당이 오르면 인슐린이 뒤따라 오르고, 혈당이 내려가면 인슐린도 줄어든다. 사람을 바꾸어 인슐린이 거의 나오지 않는 경우를 보면, 혈당을 낮추는 신호가 없어 혈당이 높이 오르고 오래 머문다. 1형 당뇨병이 이런 경우이다.1
2.4.3예제 풀이
몸무게 60 kg인 사람의 혈액은 약 5 L이고 공복 혈당이 90 mg/dL이다. 혈액 속에 녹아 있는 포도당은 모두 몇 g인가? 식사로 포도당 50 g이 흡수되었는데 아무 조절도 없다면 혈당은 몇 mg/dL가 되겠는가?
1 dL는 0.1 L이므로 5 L는 50 dL이다. 포도당은 \(90 \times 50 = 4500\) mg, 곧 4.5 g뿐이다.
50 g이 그대로 혈액에 남으면 \(4.5 + 50 = 54.5\) g이 되어 혈당은 \(\dfrac{54\,500}{50} = 1090\) mg/dL가 된다. 실제로는 140 mg/dL 근처를 넘지 않는다. 흡수된 포도당 대부분이 인슐린의 작용으로 곧바로 간과 근육에 글리코젠으로, 지방 조직에 지방으로 저장되기 때문이다. 혈액은 포도당을 잠깐 실어 나르는 통로일 뿐이다.
체온도 같은 방식으로 조절된다. 추우면 간뇌가 이를 감지하여 피부 혈관을 수축시키고 근육을 떨게 하여 열을 만들고, 더우면 땀을 내어 열을 내보낸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혈당, 체온, 삼투압의 조절을 직접 따져 보자.
- 2형 당뇨병은 인슐린은 나오지만 표적 세포가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로,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비만과 운동 부족이 큰 위험 요인이다.
항상성은 신경과 호르몬이 음성 피드백으로 유지하며, 혈당은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과 높이는 글루카곤의 길항 작용으로 조절된다. 그래서 처음 질문처럼 밥을 먹어 오른 혈당은 이자가 이를 감지해 분비한 인슐린이 포도당을 세포와 간에 저장하게 하여 다시 내려가고, 혈당이 정상이 되면 인슐린 분비도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