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교과서

세포 간 신호 전달

바로 옆 세포에 보내는 신호와 1 m 떨어진 콩팥에 보내는 신호는 같은 방법으로 갈 수 없습니다. 확산은 거리가 두 배가 되면 시간이 네 배로 늘기 때문입니다. 세포들은 거리와 속도, 정확도에 따라 신호 방식을 골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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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간 신호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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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잉크를 한 방울 떨어뜨리면 잠시 뒤 둘레가 물든다. 세포가 내놓은 신호 물질도 이렇게 확산해 이웃 세포에 닿는다. 시냅스의 아세틸콜린은 이 방법으로 1000분의 1초 안에 다음 세포에 신호를 전한다. 그런데 뇌하수체가 콩팥에 보내는 항이뇨 호르몬이 확산으로만 간다면 얼마나 걸릴까? 거리가 늘면 확산 시간은 어떻게 변하고, 세포들은 거리에 따라 어떤 방식을 골라 쓸까?

그림 1. 확산 계수 10⁻⁹ m²/s인 작은 분자가 거리 x를 확산하는 데 걸리는 대략의 시간(두 축 모두 로그 눈금). 시간이 거리의 제곱에 비례하여, 거리가 10배면 시간은 100배이다.
먼저 알아야 할 것확산과 세포막 수송, 신경과 호르몬(생명과학), 거듭제곱과 로그(수학).

2.1.1확산은 거리의 제곱에 비례한다

확산은 분자들이 끊임없이 부딪치며 무작위로 움직인 결과이다. 분자 하나는 한 방향으로 곧게 가지 못하고 이리저리 헤맨다. 그래서 \(N\)걸음을 걸은 뒤 출발점에서 떨어진 거리는 \(N\)에 비례하지 않고 \(\sqrt N\)에 비례한다. 거꾸로 거리 \(x\)를 가려면 걸음 수, 곧 시간이 \(x^2\)에 비례하여 늘어난다. 짧은 거리에서는 확산이 아주 빠르지만, 거리가 길어지면 엄청나게 느려진다.

정리 2.1.1 확산 시간

확산 계수가 \(D\)인 분자가 거리 \(x\)를 확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t \approx \frac{x^2}{2D}\]이다. 물속의 작은 분자는 \(D \approx 10^{-9}\ \text{m}^2/\text{s}\)이고, 단백질처럼 큰 분자는 그보다 10배쯤 작다.

그림 1에서 거리를 바꾸어 보자. 시냅스 틈 20 nm는 0.2 μs 만에 건넌다. 세포 하나의 크기인 10 μm는 약 0.05초이다. 그런데 1 mm만 되어도 약 8분이 걸리고, 1 m는 약 16년이 걸린다. 그래서 세포 바로 옆의 신호는 확산에 맡기지만, 몸의 먼 곳으로 보내는 신호는 피의 흐름에 실어 보내거나 뉴런의 긴 축삭을 따라 전기 신호로 보낸다.1

2.1.2거리에 맞춘 신호 방식

세포 사이의 신호는 거리에 따라 네 가지로 나뉜다. 세포가 닿아 있으면 막의 단백질끼리 직접 결합하거나 간극 연접으로 물질을 넘긴다. 몇 개의 세포 거리 안이면 신호 물질을 내놓아 확산으로 이웃 세포에 전하는데, 이것이 측분비이다. 시냅스 신호는 아주 좁은 틈을 확산으로 건너는 특별한 측분비이다. 먼 곳에 보내는 호르몬은 혈액에 실려 몸 전체를 1분 안에 돈다. 신호 방식은 전달 거리와 함께 빠르기, 받는 세포의 범위,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에서도 다르다.

방식거리전달 방법빠르기 접촉 신호닿아 있음막 단백질, 간극 연접즉시 시냅스 신호약 20 nm확산1 ms 미만 측분비수십 μm확산초~분 내분비수 m까지혈액의 흐름분
그림 2. 확산이 감당할 수 있는 거리는 짧아서, 먼 신호는 혈액이나 축삭이라는 운반로를 쓴다.

2.1.3예제 풀이

예제 2.1.2

확산 계수 \(1.0 \times 10^{-9}\ \text{m}^2/\text{s}\)인 신호 물질이 (가) 시냅스 틈 20 nm, (나) 세포 10 μm, (다) 1 m를 확산하는 시간을 각각 구하여라. 혈액은 심장에서 나와 몸을 한 바퀴 도는 데 약 1분이 걸린다. 1 m를 보내는 데 혈액이 확산보다 몇 배 빠른가?

(가) \(t = (2 \times 10^{-8})^2 \div (2 \times 10^{-9}) = 2 \times 10^{-7}\) s, 곧 0.2 μs이다. (나) \((10^{-5})^2 \div (2 \times 10^{-9}) = 0.05\) s이다. (다) \(1^2 \div (2 \times 10^{-9}) = 5 \times 10^8\) s, 곧 약 16년이다.

혈액은 1 m 남짓을 1분, 곧 60초 안에 보내므로 확산보다 \(5 \times 10^8 \div 60 \approx 8 \times 10^6\)배, 약 800만 배 빠르다. 거리가 5000만 배 늘었을 뿐인데 확산 시간은 2500조 배 늘었다. 즉 확산은 세포 하나 크기의 세계에서는 훌륭한 운반 수단이지만, 몸 크기의 세계에서는 쓸모가 없다. 그래서 큰 동물은 순환계와 신경계를 갖추어야 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신호를 보내는 거리에 따라 세포가 고르는 방식을 비교하고, 각 방식의 빠르기와 범위를 따져 보자.

  1. 확산이 거리의 제곱으로 느려진다는 사실은 1905년 아인슈타인이 꽃가루의 브라운 운동을 분석하며 수식으로 밝혔다. 이 계산은 분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다.
마무리

확산은 무작위 운동의 결과라서 걸리는 시간이 거리의 제곱에 비례하며, 세포 크기의 거리에서는 빠르지만 몸 크기의 거리에서는 수년이 걸린다. 그래서 세포는 가까운 신호는 접촉이나 확산으로, 먼 신호는 혈액에 실은 호르몬이나 축삭의 전기 신호로 보낸다. 처음 질문의 항이뇨 호르몬은 확산으로 1 m를 가려면 십여 년이 걸리므로, 혈액에 실려 1분 안에 콩팥에 닿는다.

탐구 1

밥을 먹으면 혈당은 어떻게 다시 내려갈까?

혈당 조절 · 음성 피드백 · 시뮬레이션
식후 최고 혈당
—
110 아래로 돌아옴
—
가장 낮은 혈당
—

단순화한 모식 모형이다. 공복 혈당 90 mg/dL, 건강한 사람의 식후 최고 혈당이 140~160 mg/dL쯤 되도록 맞췄고, 점선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을 때이다. 개인의 혈당 관리나 진단에 쓰는 도구가 아니다.

  1. 질문밥을 먹으면 혈액으로 포도당이 쏟아져 들어온다. 그런데 두세 시간 뒤면 혈당은 거의 원래대로 돌아온다. 누가, 무엇을 보고 되돌려 놓을까?
  2. 복원혈당을 감지하고 호르몬을 내는 곳은 이자의 이자섬이다. β세포는 인슐린을, α세포는 글루카곤을 분비하고, 혈당 조절의 중추는 간뇌의 시상 하부이며 자율 신경으로 이자를 조절하기도 한다.
  3. 설명혈당이 오르면 인슐린이 늘어 간과 근육이 포도당을 받아들이고, 간은 포도당을 글리코젠으로 저장한다. 반대로 혈당이 내려가면 글루카곤이 늘어 간이 글리코젠을 분해해 포도당을 내보낸다. 즉 두 호르몬은 서로 반대로 작용한다(길항 작용).
  4. 연결혈당이 오르면 인슐린이 늘고, 인슐린은 혈당을 내린다. 이렇게 결과가 원인을 되돌리는 고리를 음성 피드백이라고 하고, 항상성은 대부분 음성 피드백으로 유지된다.
  5. 적용‘살펴볼 시각’을 옮기며 인슐린과 글루카곤 가운데 어느 쪽이 우세한지 보자. ‘인슐린 분비 안 됨’을 켜면 고리의 어디가 끊기는지, ‘글루카곤 분비 안 됨’과 운동을 함께 켜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도 확인해 보자.
  6. 판단“인슐린은 혈당을 내리는 호르몬이니 적을수록 좋다”는 생각은 틀린다. 몸은 한 값을 향해 양쪽으로 당기는 두 힘으로 균형을 잡기 때문이다. 또 이 모형의 ‘인슐린 분비 안 됨’은 1형 당뇨병에 가깝고, 인슐린은 나오지만 세포가 잘 반응하지 않는 2형 당뇨병은 다른 모습이다. 당뇨병은 ‘물질대사와 질환’을 다루는 절에서 더 살펴본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아침을 거르고 오전 내내 운동장에서 뛰었는데도 혈당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이때 일어난 일로 가장 알맞은 것은?

탐구 2

세포는 왜 신호를 보내는 방법을 여러 가지로 나누어 쓸까?

세포 간 신호 전달의 종류 · 확산 시간 · 신호의 도달 범위
확산만으로
—
혈액을 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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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런으로
—
측분비 도달 범위 λ
—

확산 시간은 1차원 평균 이동 거리 식 t ≈ x²/2D로 어림했다. 혈액 순환은 혈액량 약 5 L를 심박출량 약 5 L/분으로 나눈 한 바퀴 시간(약 1분)으로, 뉴런은 말이집 축삭 50 m/s와 시냅스 지연 0.5 ms로 두었다. 아래 그래프는 신호 물질이 분해·흡수되며 퍼질 때의 정상 상태 농도 C ∝ (1/r)·e−r/λ, λ = √(D·t½/ln2)이고, 수용체가 반응하는 농도(표면의 1/100)와 세포 크기(20 µm)는 설명을 위한 가정이다.

  1. 질문사람 몸의 약 37조 개 세포는 체온, 혈당, 삼투압을 함께 일정하게 지켜야 한다. 그러려면 서로 신호를 주고받아야 한다. 그런데 바로 옆 세포에 보내는 신호와 1 m 떨어진 세포에 보내는 신호를 같은 방법으로 보낼 수 있을까?
  2. 복원항상성은 감지 → 조절 중추 → 효과기로 이어지는 음성 피드백으로 유지된다. 이 고리의 각 단계를 잇는 것이 세포 사이의 신호이며, 신호는 신경과 호르몬으로 전달된다. 분자는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확산한다.
  3. 설명확산으로 거리 x를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거리의 제곱에 비례한다(t ≈ x²/2D). 20 nm는 1 µs도 안 걸리지만 1 cm는 하루 넘게, 1 m는 수십 년이 걸린다. 그래서 세포는 거리에 따라 방법을 나눈다. 바로 맞닿은 세포는 막 단백질끼리 직접 결합하거나 간극 연접으로 이온을 넘기고(접촉 의존 신호), 수십~수백 µm 안의 이웃은 확산하는 물질로 알린다(측분비; 자기 자신에게 보내면 자가 분비). 먼 곳은 혈액이 실어 나르고(내분비), 빠르고 정확하게 한 표적만 골라야 하면 뉴런이 축삭으로 전기 신호를 보낸 뒤 20 nm 남짓한 틈만 확산으로 건넌다(시냅스 신호).
  4. 연결측분비 신호가 멀리 퍼지지 않는 까닭은 확산이 느리기도 하지만, 신호 물질이 효소에 분해되거나 주변 세포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반감기가 짧을수록 도달 범위 λ가 짧아져, 신호는 분비 세포 바로 둘레에만 머문다. 반대로 내분비 신호는 혈액으로 온몸에 퍼지므로 농도가 크게 묽어지고, 그래서 호르몬 수용체는 아주 낮은 농도(10⁻⁹ mol/L 이하)에도 붙을 만큼 결합력이 강하다. 어떤 방식이든 신호는 표적 세포의 수용체에 붙어야 작용한다.
  5. 적용거리 예시를 차례로 눌러 확산, 혈액, 뉴런의 시간을 비교해 보자. 확산이 혈액 순환보다 느려지는 거리는 대략 얼마인가? 단백질로 바꾸면 그 거리는 어떻게 변하는가? 반감기를 0.1분과 30분으로 바꾸며 반응하는 세포(초록)의 범위를 보고, 상처 부위에서만 혈관을 넓혀야 하는 신호(히스타민 등)는 반감기가 어때야 할지 추론해 보자. 마지막으로 혈당 조절 고리를 골라, 그 안의 신호들이 각각 어떤 방식인지 표시한 모형을 그려 보자.
  6. 판단“신경은 빠르고 호르몬은 느리다”는 말은 신호가 가는 속도만 보면 맞지만, 반응까지 걸리는 시간은 표적 세포 안의 과정에도 달려 있다. 또 한 물질이 여러 방식으로 쓰이기도 하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시냅스에서는 신경 전달 물질이고 부신 속질에서 나오면 호르몬이다. 이 카드의 시간은 어림값이며, 실제 조직에서는 혈관과 세포 사이 공간의 모양, 흐름, 결합 단백질 때문에 값이 달라진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발생 중인 배아에서 어떤 세포가 단백질 신호를 분비해 반경 약 100 µm 안의 세포들만 연골로 분화시킨다. 이 신호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를 억제하는 약물을 처리하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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