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런과 흥분 전도
본문구리 전선 속 전기 신호는 빛의 속력에 가깝게 전달되지만, 멀리 갈수록 약해진다. 그런데 사람의 신경 신호는 초속 수 m에서 100 m 정도로 훨씬 느린 대신, 1 m가 넘는 신경을 지나도 세기가 줄지 않는다. 뉴런은 어떤 방법으로 신호를 전달하기에 이런 차이가 생길까?
2.1.1휴지 전위
뉴런은 세포체, 가지 돌기, 축삭으로 이루어진 신경 세포이다. 자극을 받지 않은 뉴런의 세포막 안쪽은 바깥보다 약 70 mV 낮은 음전위를 띠는데, 이를 휴지 전위라 한다. 세포막의 나트륨-칼륨 펌프가 ATP를 써서 \(\text{Na}^+\) 3개를 밖으로, \(\text{K}^+\) 2개를 안으로 퍼 나르므로, \(\text{Na}^+\)은 바깥에, \(\text{K}^+\)은 안쪽에 많다. 쉬는 동안에는 열려 있는 \(\text{K}^+\) 통로로 \(\text{K}^+\)이 조금씩 빠져나가 안쪽이 음전위가 된다.
2.1.2활동 전위와 흥분의 전도
자극을 받아 막전위가 역치(약 −55 mV)를 넘으면 전압에 따라 열리는 \(\text{Na}^+\) 통로가 한꺼번에 열린다. \(\text{Na}^+\)이 농도 차이를 따라 세포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막전위가 +30 mV 근처까지 오른다. 곧 \(\text{Na}^+\) 통로가 닫히고 \(\text{K}^+\) 통로가 열려 \(\text{K}^+\)이 빠져나가며 막전위가 다시 내려간다. 이 짧은 전위 변화를 활동 전위라 한다.
역치 이상의 자극에서만 생기고, 일단 생기면 자극의 세기와 상관없이 크기가 같다(실무율). 자극의 세기는 활동 전위의 크기가 아니라 발생 빈도로 전달된다.
그림 1의 슬라이더로 시간을 옮기며 이온 통로의 상태를 확인해 보자. 한 지점에 활동 전위가 생기면 들어온 \(\text{Na}^+\)이 옆으로 퍼져 바로 옆 지점을 역치 이상으로 만든다. 그러면 그곳에서 새 활동 전위가 생기고, 이 과정이 축삭을 따라 차례로 되풀이된다. 이것이 흥분의 전도이다. 신호가 지점마다 새로 만들어지므로 멀리 가도 약해지지 않지만, 통로가 열리고 닫히는 시간이 걸려 전선보다 느리다.1
2.1.3예제 풀이
발끝에서 척수까지의 감각 뉴런 축삭 길이가 1 m이다. 말이집 신경의 전도 속도가 100 m/s, 말이집이 없는 신경이 1 m/s라면, 발끝의 자극이 척수에 도달하는 데 각각 얼마나 걸리는가?
말이집 신경은 \(\dfrac{1}{100} = 0.01\) s, 곧 10 ms가 걸린다. 말이집이 없는 신경은 \(\dfrac{1}{1} = 1\) s가 걸린다.
100배 차이이다. 뜨거운 것을 밟았을 때 1초나 걸려서야 신호가 척수에 닿는다면 이미 화상을 입었을 것이다. 사람처럼 몸이 큰 척추동물의 신경 대부분이 말이집으로 싸여 있는 까닭이다. 말이집이 없는 오징어는 대신 축삭을 매우 굵게 만들어 속도를 높인다.
활동 전위가 지나간 직후의 지점은 \(\text{Na}^+\) 통로가 잠시 다시 열리지 않아, 신호가 거꾸로 돌아가지 않고 한 방향으로만 나아간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활동 전위와 도약 전도, 축삭 위 지점마다의 상태를 직접 살펴보자.
- 활동 전위가 끝난 뒤 나트륨-칼륨 펌프가 다시 이온을 원래 자리로 퍼 나른다. 한 번의 활동 전위로 움직이는 이온은 전체의 아주 작은 일부라서, 펌프가 잠시 멈춰도 수천 번의 신호를 더 보낼 수 있다.
뉴런은 펌프로 이온의 농도 차이를 만들어 휴지 전위를 유지하고, 역치 이상의 자극에서 \(\text{Na}^+\)과 \(\text{K}^+\) 통로가 차례로 열려 활동 전위를 만든다. 활동 전위가 옆 지점에 새 활동 전위를 일으키며 축삭을 따라 전도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신경 신호는 전선 속 전류와 달리 지점마다 새로 만들어져 약해지지 않지만, 통로가 여닫히는 시간 때문에 더 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