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대사와 질환
본문하루에 밥 반 공기(약 150 kcal)를 더 먹는 습관이 있다고 하자. 지방 1 kg에 약 7700 kcal가 저장된다면, 1년이면 약 7 kg, 10년이면 70 kg이 늘어야 할 것 같다. 실제로 그런 사람은 드물다. 무엇이 계산을 틀리게 했을까? 그리고 에너지 균형이 오래 깨지면 몸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1.5.1에너지 균형
몸이 하루에 쓰는 에너지는 기초 대사량, 활동 대사량,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데 드는 에너지로 이루어진다. 기초 대사량은 숨 쉬고 체온을 유지하는 것처럼 살아 있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섭취한 에너지 = 소비한 에너지이면 몸무게가 유지된다. 섭취가 더 많으면 남은 에너지가 주로 지방으로 저장되고, 소비가 더 많으면 저장된 에너지를 꺼내 쓴다.
그런데 몸무게가 늘면 무거운 몸을 유지하고 움직이는 데 드는 에너지도 늘어난다. 그림 1에서 섭취 에너지를 올려 보면, 처음에는 몸무게가 빠르게 늘다가 차츰 느려지며 한 값에 다가간다. 하루 150 kcal를 더 먹으면 끝없이 느는 것이 아니라 약 4~5 kg 늘어난 곳에서 다시 균형을 이룬다. 처음 질문의 계산은 소비 에너지가 그대로라고 가정한 것이 틀렸다.
1.5.2대사성 질환
물질대사에 이상이 생겨 오래 지속되는 질환을 대사성 질환이라 한다. 대표적인 예가 당뇨병이다. 혈당은 이자에서 나오는 인슐린이 낮추는데, 인슐린이 거의 나오지 않거나(1형) 인슐린이 나와도 세포가 잘 반응하지 않으면(2형) 혈당이 높게 유지된다. 2형 당뇨병은 비만과 운동 부족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1
고혈압, 고지혈증도 대사성 질환이다. 복부 비만, 높은 혈압, 높은 혈당, 높은 중성 지방, 낮은 HDL 콜레스테롤 가운데 세 가지 이상이 함께 나타나면 대사 증후군이라 하며,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1.5.3예제 풀이
몸무게 60 kg인 사람이 하루 소비 에너지가 몸무게 1 kg당 33 kcal라 하자. 지금 하루 1980 kcal를 먹어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하루 2130 kcal로 늘려 계속 먹는다면 몸무게는 결국 얼마에서 균형을 이루는가?
처음 소비 에너지는 \(60 \times 33 = 1980\) kcal로 섭취와 같다. 섭취가 2130 kcal가 되면 새 균형점에서는 \(33W = 2130\)이어야 하므로 \(W = \dfrac{2130}{33} \approx 64.5\) kg이다.
따라서 몸무게는 약 4.5 kg 늘어난 뒤 더 늘지 않는다. 늘어난 4.5 kg에는 약 \(4.5 \times 7700 \approx 35\,000\) kcal가 저장되는데, 이를 하루 150 kcal씩 쌓으려면 계산상 230일이 넘게 걸리고, 실제로는 소비가 함께 늘어 더 오래 걸린다. 반대로 살을 빼려 할 때도 몸무게가 줄면 소비 에너지도 줄어, 처음처럼 빨리 빠지지 않는다.
실제 몸은 이 모형보다 복잡하여 호르몬과 활동량이 함께 바뀐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당뇨병, 에너지 균형, 역학 연구, 건강 검진표를 직접 따져 보자.
- 혈당이 계속 높으면 콩팥이 포도당을 모두 재흡수하지 못해 오줌에 포도당이 섞여 나온다. 당뇨병이라는 이름은 여기서 왔다. 오래 지속되면 혈관이 손상되어 눈, 콩팥, 신경에 합병증이 생긴다.
몸무게는 섭취와 소비 에너지의 균형으로 정해지며, 몸무게가 늘면 소비 에너지도 늘어 새 균형점에 다가간다. 에너지 과잉이 오래 이어지면 당뇨병, 고혈압 같은 대사성 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그래서 처음 질문처럼 조금 더 먹는 습관은 몸무게를 끝없이 늘리지는 않지만, 몇 kg 높은 새 균형점으로 옮겨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