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과 에너지 보존
본문달리던 자동차가 브레이크를 밟아 멈추면 운동 에너지가 0이 된다. 역학적 에너지가 보존된다고 했는데, 이 에너지는 사라진 것일까? 브레이크 원판을 만져 보면 뜨겁다. 운동 에너지와 열은 어떤 관계일까?
1.5.1열은 에너지이다
18세기까지 사람들은 열을 '열소'라는 물질의 흐름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대포의 포신을 깎을 때 마찰로 끝없이 열이 나오는 것을 보면, 열은 정해진 양의 물질일 수 없었다. 1840년대 줄은 그림 1과 같은 장치로, 추가 떨어지며 한 일이 물의 온도를 일정한 비율로 올린다는 것을 정밀하게 쟀다.
그 결과 물 1 g의 온도를 1 °C 올리는 열량(1 cal)은 약 4.2 J의 일과 같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열은 물질이 아니라 에너지의 한 형태이고, 일과 열은 서로 바뀔 수 있다. 그림 1의 슬라이더로 추를 떨어뜨린 횟수를 늘리면, 물에 전해진 에너지와 온도 상승이 함께 늘어난다.
1.5.2에너지 보존 법칙
브레이크를 밟으면 마찰력이 운동과 반대 방향으로 일을 해서 운동 에너지를 줄인다. 줄어든 운동 에너지는 브레이크 원판과 타이어, 공기의 분자들이 더 빠르게 움직이는 에너지, 곧 열에너지가 된다. 역학적 에너지는 줄었지만, 열에너지까지 더하면 전체 에너지는 그대로이다.
에너지는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바뀔 수 있지만, 새로 생기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고립된 계에서 모든 형태의 에너지의 합은 일정하다.
열은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저절로 이동한다. 이동 방법에는 물질이 직접 맞닿아 전해지는 전도, 데워진 유체가 움직이며 옮기는 대류, 전자기파로 빈 공간을 건너는 복사가 있다. 프라이팬 손잡이가 뜨거워지는 것은 전도, 난방기 위의 공기가 방 전체를 데우는 것은 대류, 태양의 열이 진공의 우주를 건너오는 것은 복사이다.1
1.5.3예제 풀이
질량 1000 kg인 자동차가 20 m/s에서 브레이크로 멈췄다. 운동 에너지가 모두 질량 10 kg인 철제 브레이크 원판의 열로 바뀐다면 원판의 온도는 몇 °C 오를까? (철의 비열 \(450\ \text{J/(kg·°C)}\))
운동 에너지는 \(\tfrac{1}{2} \times 1000 \times 20^2 = 200\,000\) J이다. 이것이 모두 원판의 열이 되면 \(200\,000 = 10 \times 450 \times \Delta T\)이므로 \(\Delta T = \dfrac{200\,000}{4500} \approx 44\) °C이다.
실제로는 열의 일부가 타이어와 공기로 빠져나가고 원판은 네 바퀴에 나뉘어 있어 온도 상승은 이보다 작다. 그래도 급정거를 여러 번 되풀이하면 브레이크가 뜨거워져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 계산이 보여 준다.
전기 자동차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바퀴의 회전으로 발전기를 돌려 운동 에너지의 일부를 전기로 되돌려 저장한다. 같은 에너지를 열 대신 쓸모 있는 형태로 바꾸는 것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일과 열의 전환, 열의 이동을 직접 확인해 보자.
- 물체에 가한 열은 온도를 올리거나 상태를 바꾸는 데 쓰인다. 물이 끓는 동안에는 가한 열이 온도를 올리지 않고 분자 사이의 결합을 끊는 데 쓰이며, 이 열을 숨은열(잠열)이라 한다.
열은 에너지의 한 형태이고 일과 서로 바뀔 수 있으며, 물체의 운동 에너지가 마찰로 줄어든 만큼 열에너지가 생긴다. 열까지 포함하면 에너지의 총량은 보존된다. 그래서 처음 질문에서 멈춘 자동차의 운동 에너지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브레이크와 주변의 열에너지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