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의 융해열
본문스티로폼 컵 열량계에 40.0 °C 물 200 g을 담고, 녹기 시작한 얼음 조각들을 넣어 저었다. 얼음이 다 녹은 뒤 온도는 20.6 °C였고, 무게를 다시 재니 40 g이 늘어 있었다. 이 값으로 계산한 얼음의 융해열은 319 J/g으로 교과서의 334 J/g보다 4.5% 작다. 녹은 물을 데우는 열도 빠뜨리지 않았다. 무엇이 융해열을 작게 만들었을까?
2.9.1온도를 바꾸지 않는 열
0 °C 얼음에 열을 주면 온도는 그대로인 채 얼음이 녹는다. 이때 받은 열은 물 분자들을 얼음 결정에 묶어 둔 결합을 끊는 데 쓰인다. 이렇게 상태를 바꾸는 데 드는 열을 잠열이라 하고, 1 g을 녹이는 데 드는 열을 융해열이라 한다. 얼음의 융해열은 334 J/g으로, 같은 열이면 물 1 g을 0 °C에서 약 80 °C까지 데울 수 있다. 열량계에서는 따뜻한 물이 잃은 열이 얼음을 녹이고, 녹은 물을 나중 온도까지 데우는 데 쓰인다. 열량계 밖으로 새거나 들어오는 열이 없다면 두 열은 같다.
온도 \(T_w\)인 물 \(m_w\)에 0 °C 얼음 \(m_i\)를 넣어 나중 온도가 \(T_f\)이면 \[m_w c\,(T_w - T_f) = m_i L + m_i c\,T_f\]이다. 따라서 융해열은 \(L = \dfrac{m_w c (T_w - T_f)}{m_i} - c\,T_f\)이다.
그림 1에서 얼음의 양을 바꾸어 보자. 40 g이면 나중 온도는 20.0 °C이고, 80 g이면 5.7 °C로 내려간다. 얼음 1 g이 녹는 데 334 J이 드는데, 물 200 g의 온도를 1 °C 낮추면 836 J이 나오므로 얼음 2.5 g이 녹는 셈이다. 그래서 물이 0 °C까지 식으며 내놓을 수 있는 열 33.4 kJ로는 얼음 100 g까지만 녹는다. 그보다 많이 넣으면 얼음이 남은 채 0 °C에서 열평형이 된다.
2.9.2오차가 끼어드는 곳
열량계 실험의 오차는 대부분 열 수지에서 빠진 항이다. 실내가 물보다 차면 컵 밖으로 열이 새어 나가고, 실내가 물보다 따뜻하면 열이 들어온다. 그래서 처음 물의 온도를 실내보다 높게, 나중 온도를 실내보다 낮게 맞추면 새어 나간 열과 들어온 열이 어느 정도 상쇄된다. 컵과 온도계도 함께 식으며 열을 내놓는다. 얼음은 냉동실에서 막 꺼낸 것이라면 0 °C보다 차가우므로, 얼음 조각을 미리 꺼내 두되 겉에 녹은 물은 넣기 직전에 종이로 닦아 낸다.1
2.9.3예제 풀이
처음 질문의 측정값으로 융해열을 계산하여 319 J/g을 확인하여라. 늘어난 40 g 가운데 2 g이 얼음 겉에 묻어 있던 0 °C 물이었다면, 융해열은 얼마로 계산되는가? 물의 비열은 4.18 J/(g·°C)이다.
물이 잃은 열은 \(200 \times 4.18 \times (40.0 - 20.6) = 16\,218\) J이다. 녹은 물 40 g을 20.6 °C까지 데우는 데 \(40 \times 4.18 \times 20.6 = 3444\) J이 들었으므로, 얼음을 녹이는 데 쓰인 열은 \(16\,218 - 3444 = 12\,774\) J이다. 이것을 40 g으로 나누면 \(L \approx 319\) J/g이다.
2 g이 이미 물이었다면 실제로 녹은 얼음은 38 g이다. 그 2 g도 20.6 °C까지 데워졌으므로 데우는 열 3444 J은 그대로이고, \(L = 12\,774 / 38 \approx 336\) J/g으로 교과서의 값과 0.6% 안쪽으로 맞는다. 얼음 무게의 5%만 물이어도 융해열은 5% 가까이 작아지는 것이다. 그림 2의 표처럼 결과가 작게 나왔다는 것은 젖은 얼음이나 컵의 열 같은 항을 의심하게 하고, 크게 나왔다면 차가운 얼음을 의심하게 한다. 오차의 방향을 보고 원인을 좁혀 가는 것이 열량계 실험을 다듬는 방법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열량계로 따뜻한 물이 식은 만큼을 재어 얼음의 융해열을 구하고, 오차의 원인을 찾아보자.
- 잠열은 1761년 스코틀랜드의 블랙이 처음 밝혔다. 그는 얼음과 같은 질량의 물을 같은 방에 두었을 때, 물은 금방 데워지지만 얼음은 온도가 오르지 않은 채 몇 시간에 걸쳐 녹는다는 것을 보고 눈에 보이지 않게 숨은 열이 있다고 생각했다.
0 °C 얼음은 열을 받아도 온도가 오르지 않은 채 녹고, 1 g당 334 J의 융해열이 결합을 끊는 데 쓰인다. 열량계에서는 따뜻한 물이 잃은 열이 얼음을 녹이고 녹은 물을 데우는 열과 같다고 놓아 융해열을 구하며, 빠진 항은 방향이 정해져 있어 결과의 크고 작음으로 원인을 좁힐 수 있다. 처음 질문의 319 J/g은 얼음 겉에 묻은 물을 얼음으로 셈해 작게 나온 것이고, 그 2 g을 빼면 336 J/g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