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등식과 나머지정리
본문\(x^3 - 2x^2 - 5x + 6\)을 \(x - 3\)으로 나눈 나머지는 얼마일까? 긴 나눗셈을 끝까지 하지 않고, \(x\)에 수 하나만 넣어서 알아낼 수는 없을까?
1.2.1언제나 참인 등식
두 등식 \(x^2 - 1 = (x + 1)(x - 1)\)과 \(2x - 4 = 0\)을 비교해 보자. 앞의 등식은 \(x\)에 5를 넣으면 양변이 24, \(-3\)을 넣으면 양변이 8로 언제나 맞는다. 그런데 뒤의 등식은 \(x = 2\)일 때만 맞는다. 둘 다 등호로 이어져 있지만 하는 일이 다르다.
뒤의 등식처럼 특정한 값에서만 참인 등식이 방정식이다. 앞의 것처럼 문자에 어떤 값을 넣어도 성립하는 등식을 그 문자에 대한 항등식이라 한다. 다항식을 전개하거나 인수분해해서 얻은 등식은 모두 항등식이다. 같은 식을 모양만 바꾸어 썼기 때문이다.
1.2.2항등식이면 계수가 같다
\(ax^2 + bx + c = 0\)이 \(x\)에 대한 항등식이라고 하자. \(x = 0\)을 넣으면 \(c = 0\)이다. 남은 식 \(ax^2 + bx = 0\)에 \(x = 1\)과 \(x = -1\)을 넣으면 \(a + b = 0\), \(a - b = 0\)이므로 \(a = b = 0\)이다. 따라서 항등식 \(ax^2 + bx + c = 0\)의 계수는 모두 0이어야 한다.
이 사실을 두 식의 차에 쓰면 더 쓸모 있는 꼴이 된다. \(ax^2 + bx + c = a'x^2 + b'x + c'\)이 항등식이면 우변을 옮긴 \((a - a')x^2 + (b - b')x + (c - c') = 0\)도 항등식이다. 즉 같은 차수의 계수끼리 같아야 한다.
\(ax^2 + bx + c = a'x^2 + b'x + c'\)이 \(x\)에 대한 항등식이면 \(a = a',\ b = b',\ c = c'\)이다. 역도 성립한다.
그래프로 보면 이 정리의 뜻이 분명해진다. 두 이차 이하의 식이 다르다면 그 차는 0이 아닌 이차 이하의 식이고, 이런 식이 0이 되는 \(x\)는 많아야 두 개다.1 그래서 두 그래프가 세 점 이상에서 만나면 둘은 같은 그래프이다.
항등식 속의 모르는 계수를 이 성질로 정하는 방법을 미정계수법이라 한다. 양변을 전개해 계수를 맞추는 방법(계수비교법)과, 계산이 쉬운 수를 \(x\)에 넣는 방법(수치대입법)이 있다. 가령 \(x^2 + 3x + 1 = a(x - 1)^2 + b(x - 1) + c\)에서 \(x = 1\)을 넣으면 \(c = 5\)가 바로 나온다. 다른 두 값 \(x = 0, 2\)를 넣으면 \(a - b + 5 = 1\), \(a + b + 5 = 11\)이므로 \(a = 1\), \(b = 5\)이다.
1.2.3나눗셈의 결과도 항등식이다
다항식 \(P(x)\)를 \(x - a\)로 나눈 몫을 \(Q(x)\), 나머지를 \(R\)이라 하면 \(P(x) = (x - a)Q(x) + R\)이다. 일차식으로 나누었으므로 \(R\)은 상수이다. 이 등식은 나눗셈을 정리해 쓴 것이므로 \(x\)에 대한 항등식이다.
그러면 \(x\)에 아무 수나 넣어도 된다. 여기서 \(x = a\)를 고르면 \(x - a\)가 0이 되어 몫 \(Q(a)\)가 무엇이든 곱이 사라진다. 따라서 \(P(a) = 0 \cdot Q(a) + R = R\)이다. 몫을 몰라도 나머지를 구한 셈이다.
다항식 \(P(x)\)를 \(x - a\)로 나눈 나머지는 \(P(a)\)이다. 특히 \(P(a) = 0\)이면 \(P(x)\)는 \(x - a\)로 나누어떨어지고, 거꾸로 \(x - a\)로 나누어떨어지면 \(P(a) = 0\)이다(인수정리).
그림 1의 슬라이더로 \(a\)를 옮겨 보자. 점의 높이가 곧 나머지이다. 높이가 0인 곳, 곧 그래프가 \(x\)축과 만나는 \(a = -2, 1, 3\)에서는 나머지가 0이므로 \(x + 2\), \(x - 1\), \(x - 3\)이 모두 \(P(x)\)의 인수이다. 실제로 \(P(x) = (x + 2)(x - 1)(x - 3)\)이다.
1.2.4조립제법으로 계수만 계산하기
나머지와 함께 몫도 필요할 때가 많다. 일차식 \(x - a\)로 나눌 때는 긴 나눗셈에서 \(x\)를 지우고 계수만 남겨 계산할 수 있는데, 이것이 조립제법이다. 첫 계수를 내려 쓰고, 방금 내려 쓴 수에 \(a\)를 곱해 다음 계수에 더하는 일을 되풀이한다.
그림 2에서 아래 줄은 \(1, 1, -2, 0\)이다. 즉 몫은 \(x^2 + x - 2\), 나머지는 0이다. 나머지정리로 구한 \(P(3) = 27 - 18 - 15 + 6 = 0\)과 맞는다.
1.2.5예제 풀이
다항식 \(P(x)\)를 \(x - 1\)로 나눈 나머지는 3이고, \(x + 2\)로 나눈 나머지는 \(-6\)이다. \(P(x)\)를 \((x - 1)(x + 2)\)로 나눈 나머지를 구하여라.
이차식으로 나누므로 나머지는 일차 이하의 식이다. 그래서 몫을 \(Q(x)\), 나머지를 \(mx + n\)이라 두면 \(P(x) = (x - 1)(x + 2)Q(x) + mx + n\)이고, 이 등식은 항등식이다.
\(x = 1\)을 넣으면 앞의 곱이 사라져 \(P(1) = m + n\)이다. 나머지정리에 따라 \(P(1) = 3\)이므로 \(m + n = 3\)이다. 같은 방법으로 \(x = -2\)를 넣으면 \(P(-2) = -2m + n = -6\)이다. 두 식을 빼면 \(3m = 9\)이므로 \(m = 3\), \(n = 0\)이다.
따라서 나머지는 \(3x\)이다. 확인해 보면 \(x = 1\)에서 \(3x = 3\), \(x = -2\)에서 \(3x = -6\)으로 두 조건이 모두 맞는다. 몫 \(Q(x)\)는 끝내 구하지 않았는데, 나눗셈의 결과가 항등식이라는 사실 하나로 나머지를 정할 수 있었다.2 아래 탐구 카드에서 두 그래프를 겹쳐 보고 \(a\)를 움직이며 나머지와 높이가 함께 변하는지 직접 확인해 보자.
- 이차식 \(f(x)\)가 세 값 \(p, q, r\)에서 0이면 인수정리에 따라 \((x - p)(x - q)(x - r)\)로 나누어떨어져야 하는데, 이차식이 삼차식으로 나누어떨어지려면 \(f(x) = 0\)이어야 한다.
- \(x + 2 = x - (-2)\)이므로 \(x + 2\)로 나눈 나머지는 \(P(2)\)가 아니라 \(P(-2)\)이다. 일차식 \(px + q\)로 나누면 나머지는 \(P(-\tfrac{q}{p})\)이다.
항등식은 어떤 값을 넣어도 성립하므로, 양변의 같은 차수 계수가 같고 아무 수나 골라 넣을 수 있다. 다항식의 나눗셈 \(P(x) = (x - a)Q(x) + R\)도 항등식이라서, \(x = a\)를 넣으면 몫이 사라지고 나머지 \(R = P(a)\)만 남는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나머지는 \(P(3) = 0\)이고, \(x - 3\)은 이 식의 인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