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사회과학과 과학 탐구 비교
본문조르주 쇠라의 그림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를 가까이에서 보면 수많은 작은 색 점만 보인다. 그런데 몇 걸음 물러서면 점들이 녹아 햇빛 속의 풀밭과 사람들이 나타난다. 쇠라는 팔레트에서 물감을 섞으면 색이 탁해진다고 생각해, 순수한 색의 점을 나란히 찍고 눈 속에서 섞이게 했다. 이것은 화가의 감각일까, 아니면 과학자의 실험일까? 그리고 예술가와 사회과학자, 자연과학자가 탐구하는 방식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1.2.1빼는 혼합과 더하는 혼합
물감은 받은 빛의 일부를 흡수하고 나머지를 반사한다. 노란 물감은 파란빛을 많이 흡수하고, 파란 물감은 빨간빛과 노란빛을 많이 흡수한다. 그래서 두 물감을 섞으면 빛이 두 물감을 차례로 지나며 양쪽에서 흡수되어, 남는 빛이 적고 색이 어두워진다. 이를 빼는 혼합이라 한다. 반면 작은 점을 나란히 찍으면 각 점에서 반사된 빛이 따로 눈에 들어와 망막에서 더해진다. 이것은 더하는 혼합에 가깝다.
색마다 반사율이 \(R_1, R_2\)인 두 물감을 섞으면 반사율은 대략 두 값의 곱처럼 줄어든다. 점으로 나란히 찍어 비율 \(p\)와 \(1-p\)로 섞이면 눈에 보이는 반사율은 평균 \(pR_1 + (1-p)R_2\)이다. 곱은 평균보다 작으므로 점 혼합이 더 밝다.
그림 1에서 노랑의 비율을 바꾸어 보자. 노랑과 파랑을 반씩 섞으면, 물감은 밝기가 약 41%로 떨어지지만 점 혼합은 약 53%를 유지한다. 그래서 쇠라의 그림은 같은 물감으로도 햇빛처럼 밝아 보인다. 쇠라는 화학자 슈브뢸의 색 대비 연구와 물리학자 루드의 색채 이론을 읽고 이 방법을 세웠다.1
1.2.2세 분야의 탐구 방식
예술가, 사회과학자, 자연과학자는 모두 질문을 세우고, 관찰하고, 결과를 다시 돌아본다. 그런데 무엇을 근거로 삼는지가 다르다. 자연과학은 같은 조건에서 누가 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 측정을 근거로 삼는다. 사회과학은 사람과 사회를 조사하므로 설문, 면접, 통계를 쓰고 조사 대상의 생각과 맥락을 함께 해석한다. 예술은 작품이 사람에게 주는 경험을 탐구하며, 정답이 하나가 아니다. 쇠라는 과학의 원리를 빌렸지만, 그 원리로 무엇을 표현할지는 화가로서 정했다.
1.2.3예제 풀이
초록빛에 대한 노란 물감의 반사율이 0.8, 파란 물감의 반사율이 0.3이다. 두 물감을 반씩 섞을 때(곱의 모형에서 각각의 제곱근을 곱함)와 두 색의 점을 반씩 나란히 찍을 때, 초록빛의 반사율은 각각 얼마인가?
물감을 섞으면 반사율은 \(\sqrt{0.8} \times \sqrt{0.3} = \sqrt{0.24} \approx 0.49\)이다. 점으로 찍으면 평균 \(0.5 \times 0.8 + 0.5 \times 0.3 = 0.55\)이다.
즉 점 혼합이 초록빛을 약 12% 더 많이 돌려보낸다. 두 값의 차이는 반사율이 서로 크게 다를수록 커진다. 그래서 쇠라처럼 서로 다른 순색을 나란히 찍으면, 섞은 물감보다 생생한 중간색을 얻는다. 같은 원리가 텔레비전과 스마트폰 화면에도 쓰인다. 화면을 확대하면 빨강, 초록, 파랑의 작은 점이 나란히 있고, 우리 눈이 그 빛을 더해 온갖 색을 본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점묘화의 색을 직접 섞어 보고, 예술과 사회과학, 과학이 같은 대상을 어떻게 다르게 탐구하는지 비교해 보자.
- 슈브뢸은 고블랭 직물 공장의 염료 책임자였다. 염료가 탁해 보인다는 불평을 조사하다가, 문제가 염료가 아니라 이웃한 실의 색이 서로 영향을 주는 색 대비에 있음을 알아냈다.
물감을 섞으면 두 물감이 빛을 차례로 흡수하여 어두워지고, 색 점을 나란히 찍으면 눈에서 빛이 평균되어 더 밝은 중간색이 된다. 예술가는 이런 과학의 원리를 빌려 표현의 방법을 실험하고, 과학은 재현 가능한 측정으로, 사회과학은 사람과 맥락의 자료로 탐구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쇠라는 물감을 섞으면 색이 탁해지는 까닭을 알고, 점을 나란히 찍어 눈 속에서 밝게 섞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