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되는 세상과 미래
본문1967년 미국의 심리학자 밀그램은 중부의 주민들에게 편지를 주고, 보스턴에 사는 모르는 사람에게 아는 사람을 통해서만 전하게 했다. 도착한 편지는 평균 다섯 사람쯤을 거쳤다. 지구 반대편의 모르는 사람과도 '여섯 다리'면 이어진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세상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왜 이렇게 가까울까? 그리고 사람에서 기계로, 기계에서 사물로 연결이 넓어지면 사회는 어떻게 달라질까?
3.4.1지수적으로 늘어나는 연결
내가 100명을 알고, 그 100명이 각자 다른 100명을 안다면 두 다리를 건너 1만 명, 세 다리면 100만 명, 네 다리면 1억 명, 다섯 다리면 100억 명에 닿는다. 연결은 단계마다 곱으로 늘어나므로, 사람 수가 아무리 많아도 몇 단계면 충분하다. 실제로는 친구들끼리 서로 아는 경우가 많아 이보다 더 많은 단계가 필요하지만, 멀리 사는 사람과 이어진 몇몇 '지름길' 덕분에 세상은 여전히 좁다.
대부분의 연결은 가까운 이웃끼리 이루어지지만, 일부의 먼 연결이 섞여 있으면 연결망 전체의 평균 거리가 크게 줄어든다. 이런 연결망을 좁은 세상 연결망이라 하며, 사람 관계, 인터넷, 뇌의 신경망, 전력망에서 나타난다.
그림 1에서 아는 사람 수를 바꾸어 보자. 10명만 알면 약 10단계, 100명이면 약 5단계, 1000명이면 약 3.3단계이다. 2016년 페이스북 사용자 16억 명을 분석한 결과, 두 사람 사이의 평균 거리는 약 3.6단계였다.1
3.4.2연결되는 세상의 빛과 그림자
전화와 인터넷이 사람을 잇고, 이제는 사물인터넷이 냉장고, 자동차, 도시의 센서까지 잇는다. 연결은 정보를 빠르게 나누고, 멀리 있는 사람과 협력하게 하며, 교통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한다. 그러나 좁은 세상에서는 가짜 뉴스와 컴퓨터 바이러스도 몇 단계 만에 전 세계로 퍼진다. 연결이 많을수록 한 곳의 고장이 전체로 번지는 위험도 커지므로, 보안과 개인 정보 보호, 연결망의 튼튼함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3.4.3예제 풀이
한 사람이 평균 150명을 안다고 하자(던바의 수). 아는 사람이 겹치지 않는다고 어림할 때, 80억 명에 닿는 단계 수를 구하여라. 어떤 소문이 한 사람에서 시작해 하루에 한 단계씩 퍼진다면 며칠이면 세계 인구 모두에게 닿을 수 있는가? (\(\log 8 \times 10^9 \approx 9.90\), \(\log 150 \approx 2.18\))
단계 수는 \(\dfrac{9.90}{2.18} \approx 4.5\)이므로, 다섯 단계면 \(150^5 \approx 7.6 \times 10^{10}\)명으로 세계 인구를 넘는다.
하루에 한 단계라면 이론적으로는 5일이면 된다. 실제로는 아는 사람이 많이 겹치고 모두가 전하지는 않아 훨씬 느리지만, 인터넷에서는 한 사람이 수천 명에게 한꺼번에 전할 수 있어 몇 시간 만에 퍼지기도 한다. 그래서 연결된 사회에서는 정보를 퍼뜨리기 전에 사실인지 확인하는 일이 개인의 책임을 넘어 사회 전체의 안전과 이어진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사물인터넷이 무엇을 연결하는지, 연결이 넓어지면 사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80억 명이 몇 다리면 이어지는 까닭을 살펴보자.
- 1998년 와츠와 스트로가츠는 규칙적으로 이웃끼리만 연결된 연결망에 무작위 연결을 조금만 섞어도 평균 거리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보여, 좁은 세상 현상을 설명했다.
연결은 단계마다 곱으로 늘어나므로 아는 사람이 \(k\)명이면 \(\frac{\log N}{\log k}\)단계 안에 \(N\)명에 닿고, 몇몇 먼 연결이 섞이면 세상은 좁은 세상 연결망이 된다. 사람, 기계, 사물로 넓어지는 연결은 협력과 효율을 주지만 거짓 정보와 장애가 빨리 퍼지는 위험도 준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80억 명의 세상은 연결이 지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몇 다리만 건너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