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추출
본문딸기를 지퍼 백에 넣고 주방 세제와 소금을 섞은 물을 부어 으깬 뒤, 거름종이로 걸렀다. 걸러진 액 위에 차가운 에탄올을 조심스럽게 붓자, 두 층의 경계에 흰 실 같은 덩어리가 엉겨 올라왔다. 이것이 DNA라고 한다. 세제, 소금, 차가운 에탄올은 각각 무슨 일을 했을까? 그리고 이 덩어리에 DNA가 얼마나 들어 있고, 단백질이 얼마나 섞였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5.3.1녹이고, 가리고, 엉기게 하기
DNA는 세포의 핵 속에 있고, 세포는 지질로 된 막으로 싸여 있다. 세제는 기름때를 녹이듯 막의 지질을 녹여 세포와 핵을 열어 DNA를 꺼낸다. DNA는 인산기 때문에 음전하를 많이 띠어 물에 잘 녹는다. 소금의 나트륨 이온이 이 음전하를 가리면 DNA 가닥들이 서로 밀어내지 않아 엉기기 쉬워진다. 차가운 에탄올은 물보다 극성이 작아 DNA를 잘 녹이지 못하므로, 물과 에탄올의 경계에서 DNA가 녹지 못하고 엉겨 실처럼 보인다. 딸기는 염색체를 여덟 벌 가진 식물이어서 DNA가 많이 나온다.
DNA는 260 nm의 자외선을 흡수한다. 이중 가닥 DNA는 260 nm 흡광도 1.0이 약 50 μg/mL에 해당한다. 단백질은 280 nm를 더 흡수하므로, 두 흡광도의 비 \(A_{260}/A_{280}\)이 약 1.8이면 순수한 DNA, 그보다 작으면 단백질이 섞인 것이다.
엉겨 나온 흰 덩어리에는 DNA만 있는 것이 아니라 RNA와 단백질, 당이 함께 섞여 있다. 그래서 덩어리를 물에 다시 녹여 자외선 흡광도를 재면, DNA가 얼마나 있는지와 단백질이 얼마나 섞였는지를 함께 알 수 있다. 흡광도가 너무 크면 직선 관계에서 벗어나므로, 10배나 20배로 묽혀 잰 뒤 묽힌 배수를 곱한다.1
5.3.2더 순수하게
단백질을 줄이려면 단백질 분해 효소를 넣어 DNA에 붙은 단백질을 잘게 자른다. 파인애플 즙에는 이런 효소가 들어 있어 학교 실험에서 대신 쓰기도 한다. 에탄올은 차가울수록 DNA가 잘 엉기므로 냉동실에 두었던 것을 쓰고, 섞지 말고 벽을 따라 천천히 부어 층을 만든다. 휘저으면 DNA 가닥이 끊어져 덩어리가 잘게 흩어진다.
5.3.3예제 풀이
그림 2의 측정으로 DNA 용액의 농도와 전체 DNA 양을 구하여라. 딸기 1 g에서 얻은 DNA는 몇 μg인가? 순도는 어떻게 판단하는가?
10배 묽힌 용액의 흡광도가 0.42이므로 원래 용액의 농도는 \(0.42 \times 50 \times 10 = 210\) μg/mL이다. 0.50 mL에는 \(210 \times 0.50 = 105\) μg이 들어 있고, 딸기 2.0 g에서 얻었으므로 1 g에서 약 53 μg이다.
\(A_{260}/A_{280} = 0.42/0.24 = 1.75\)로 1.8에 가까워 단백질은 조금만 섞였다. 다만 RNA도 260 nm를 흡수하므로 이 값만으로는 DNA와 RNA를 가릴 수 없고, RNA 분해 효소로 처리하거나 전기 영동으로 확인한다. 즉 DNA 추출은 막을 녹이고 전하를 가려 차가운 에탄올로 엉기게 하는 과정이며, 얻은 DNA의 양과 순도는 자외선 흡광도로 수치화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과일과 채소에서 DNA를 추출하고, 각 시약을 빼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해 보자.
- DNA는 1869년 스위스의 미셔가 환자의 붕대에 묻은 고름 속 백혈구에서 처음 분리했다. 그는 이 물질이 핵에서 나왔다고 하여 뉴클레인이라 불렀지만, 그것이 유전 물질이라는 것이 밝혀지기까지는 70년 넘게 걸렸다.
DNA 추출에서 세제는 세포막과 핵막의 지질을 녹이고, 소금은 DNA의 음전하를 가리며, 차가운 에탄올은 DNA를 녹지 않게 하여 경계에서 엉기게 한다. 얻은 DNA는 260 nm 흡광도 1.0을 50 μg/mL로 보아 양을 구하고, \(A_{260}/A_{280}\)이 1.8에 가까운지로 단백질이 섞인 정도를 판단한다. 처음 질문의 흰 덩어리는 녹여서 흡광도를 재면 DNA의 양과 순도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