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구조와 유전 물질의 규명
본문20세기 중반까지 많은 과학자는 유전 물질이 단백질이라고 생각했다. 단백질은 20가지 아미노산으로 무한히 다양한 서열을 만들 수 있지만, DNA는 염기가 4가지뿐이라 너무 단순해 보였기 때문이다. 박테리오파지라는 바이러스는 단백질 껍질과 그 속의 DNA로만 되어 있다. 이 바이러스가 세균을 감염시킬 때 세균 속으로 들어가 새 바이러스를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 유전 물질을 가릴 수 있다. 어떻게 확인했을까?
1.5.1유전 물질을 찾는 실험들
1928년 그리피스는 열로 죽인 병원성 폐렴균과 살아 있는 비병원성 균을 섞어 쥐에게 주사하면 쥐가 죽고, 살아 있는 병원성 균이 나온다는 것을 발견했다. 죽은 균의 무언가가 산 균의 형질을 바꾼 것이다. 1944년 에이버리는 죽은 균의 추출물을 단백질 분해 효소로 처리해도 형질 전환이 일어나지만, DNA 분해 효소로 처리하면 일어나지 않음을 보였다. 그런데도 단백질 설을 믿는 과학자가 많았다.
단백질에는 황(S)이 있고 인(P)이 거의 없으며, DNA에는 인이 있고 황이 없다. 그래서 ³⁵S로 단백질을, ³²P로 DNA를 따로 표지한 파지로 세균을 감염시키고, 세균 안으로 들어간 방사능을 보면 어느 쪽이 들어갔는지 알 수 있다.
1952년 허시와 체이스는 표지한 파지를 세균에 감염시킨 뒤 믹서로 흔들어 세균 표면에 붙은 파지 껍질을 떼어 내고 원심 분리했다. 그림 1에서 표지를 바꾸어 보자. ³⁵S는 대부분 상층액에, ³²P는 대부분 세균과 함께 침전물에 있었다. 그리고 세균에서 새로 나온 파지에서도 ³²P가 발견되었다. 즉 세균 속으로 들어가 새 파지를 만든 것은 DNA였다.1
1.5.2이중 나선 구조
유전 물질이 DNA라는 것이 밝혀지자 그 구조가 큰 관심사가 되었다. 샤가프는 A와 T, G와 C의 양이 같다는 것을, 프랭클린은 X선 회절 사진으로 DNA가 일정한 간격의 나선이라는 것을 보였다. 왓슨과 크릭은 1953년 이 자료를 합쳐, 두 가닥이 반대 방향으로 꼬이고 염기가 A–T, G–C로 짝지은 이중 나선 모형을 제안했다. 이 구조는 한 가닥이 다른 가닥의 주형이 되어 복제될 수 있음을 곧바로 보여 주었다.
1.5.3예제 풀이
³²P로 DNA를 표지한 파지 1개가 ³²P가 없는 배지의 세균을 감염시켜 새 파지 100개가 나왔다. DNA가 반보존적으로 복제된다면, 새 파지 가운데 ³²P를 가진 것은 최대 몇 개인가? ³⁵S로 단백질을 표지한 파지로 같은 실험을 하면 새 파지에서 ³⁵S가 발견되는가?
원래 파지의 DNA는 이중 가닥이고, 두 가닥 모두 ³²P를 가진다. 반보존적 복제에서는 원래 가닥이 각각 새 DNA 하나씩에 들어가므로, ³²P를 가진 새 파지는 최대 2개이고 나머지 98개는 ³²P가 없다.
³⁵S로 표지한 단백질 껍질은 세균 밖에 남으므로, 새 파지의 껍질은 모두 세균 속의 표지 없는 재료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새 파지에서는 ³⁵S가 발견되지 않는다. 즉 부모에서 자손으로 물질이 이어지는 것은 DNA뿐이며, 그것이 유전 물질의 조건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바이러스가 세균 속으로 들여보내는 것을 확인하고, DNA가 유전 물질이고 이중 나선이라는 것이 밝혀진 과정을 따라가 보자.
- 믹서로 흔들어도 껍질이 모두 떨어지지는 않아, 침전물에도 ³⁵S가 20% 안팎 남았다. 그래서 허시와 체이스는 결과를 '대부분'으로 해석했고, 다른 실험과 함께 DNA 설이 받아들여졌다.
그리피스의 형질 전환, 에이버리의 효소 처리, 허시와 체이스의 방사성 표지 실험이 차례로 유전 물질이 DNA임을 보였고, 왓슨과 크릭은 이중 나선 구조를 밝혔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답은 DNA이다. 황으로 표지한 단백질은 세균 밖에 남고, 인으로 표지한 DNA는 세균 속으로 들어가 새 바이러스에까지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