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과
본문모래와 소금이 섞인 가루 10.0 g을 물에 녹여 깔때기와 거름종이로 걸렀더니, 걸러진 물이 다 내려오는 데 20분 넘게 걸렸다. 옆 모둠은 구멍 뚫린 뷔흐너 깔때기를 흡인 플라스크에 꽂고 수도꼭지에 단 흡인기로 공기를 빼며 걸렀는데, 1분도 안 되어 끝났다. 같은 거름종이를 썼는데 왜 이렇게 다를까? 그리고 뜨거운 용액을 거를 때는 왜 깔때기를 미리 데워야 할까?
2.5.1무엇이 거름종이를 통과시키는가
여과는 입자의 크기 차이로 고체와 액체를 나눈다. 거름종이의 구멍보다 큰 모래 알갱이는 남고, 물과 물에 녹은 소금 이온은 구멍을 지나간다. 액체를 구멍으로 밀어내는 것은 거름종이 위아래의 압력 차이다. 자연 여과에서는 깔때기에 담긴 액체 기둥 몇 cm의 무게가 그 압력 차의 전부여서, 물로 치면 0.5 kPa 정도이다. 감압 여과는 흡인기로 아래쪽 플라스크의 공기를 빼서 위쪽의 대기압이 액체를 누르게 하므로, 압력 차가 수십 kPa로 커진다.
거름종이와 그 위에 쌓인 고체층을 지나는 액체의 흐름은 대략 \[\text{흐름의 빠르기} \propto \frac{\Delta p \times (\text{여과 넓이})}{(\text{층의 저항}) \times (\text{액체의 점성})}\]이다. 압력 차 \(\Delta p\)를 키우거나 넓이를 넓히면 빨라지고, 고운 고체가 두껍게 쌓이면 느려진다.
그림 1에서 압력 차가 약 140배이므로, 같은 거름종이라도 감압 여과가 훨씬 빠르다. 다만 감압 여과는 고운 입자까지 거름종이 구멍으로 끌어당겨 막히거나 새게 하므로, 구멍이 작은 거름종이를 쓰고 처음에 거름종이를 용매로 적셔 붙인다. 고운 앙금이 많을 때는 깔때기에 고체를 조금씩 부어 층이 너무 두꺼워지지 않게 한다.1
2.5.2뜨거운 용액 거르기
뜨거울 때 잘 녹고 식으면 결정이 생기는 용액을 거를 때는, 깔때기를 지나는 동안 용액이 식으면 거름종이 위에 결정이 생겨 구멍을 막고 원하는 물질을 잃는다. 그래서 깔때기와 받는 플라스크를 미리 데우고, 줄기가 짧거나 없는 깔때기를 쓰며, 주름을 잡아 넓이를 넓힌 거름종이로 빨리 거른다. 이때는 감압 여과를 쓰지 않는데, 압력이 낮아지면 뜨거운 용매가 끓어 갑자기 식고 결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흘려보낼지, 그리고 그 사이에 무엇이 바뀌는지를 먼저 생각해 방법을 고른다.
2.5.3예제 풀이
그림 2의 결과로 회수율을 구하여라. 모래를 물로 씻지 않고 말렸다면 모래와 소금의 질량은 각각 어느 쪽으로 바뀌는가? 처음 혼합물의 소금 비율이 실제로 38.0%였다면 소금의 회수율은 얼마인가?
회수한 양은 \(6.12 + 3.70 = 9.82\) g이므로 회수율은 98.2%이다. 잃은 0.18 g은 거름종이에 스며든 소금물, 증발 접시에 튄 소금, 옮기며 남긴 가루 등이다.
모래를 씻지 않으면 모래 사이에 남은 소금물이 마르며 소금이 모래에 붙어, 모래의 질량은 커지고 소금의 질량은 작아진다. 그래서 거른 고체는 적은 양의 물로 두세 번 씻어 그 물도 걸러진 액체에 합친다. 실제 소금은 \(10.00 \times 0.380 = 3.80\) g이므로 소금의 회수율은 \(3.70/3.80 \approx 97.4\)%이다. 즉 여과의 결과는 두 물질의 질량을 함께 재어 처음 질량과 맞추어 보아야, 어디서 얼마나 잃었는지 알 수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거르는 물질에 따라 자연 여과, 감압 여과, 뜨거운 여과를 골라 장치를 꾸며 보자.
- 뷔흐너 깔때기는 1888년 독일의 화학자 뷔흐너가 고안했다. 평평한 바닥에 구멍이 촘촘히 뚫려 있어 거름종이 전체가 고르게 빨아들이므로, 걸러 낸 고체를 얇고 고르게 펴서 빨리 말릴 수 있다.
여과는 입자 크기로 고체와 액체를 나누며, 거름종이를 통과시키는 압력 차가 클수록 빠르므로 대기압을 이용하는 감압 여과가 자연 여과보다 백 배 넘게 빠를 수 있다. 식으면 결정이 생기는 용액은 데운 깔때기로 빨리 자연 여과하고, 거른 고체는 씻어 남은 용액을 회수한다. 처음 질문의 감압 여과가 빨랐던 것은 액체를 미는 압력 차가 약 140배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