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결정과 분별 결정
본문질산 칼륨 50 g과 염화 나트륨 5 g이 섞인 가루를 80 °C 물 50 g에 모두 녹였다. 이 뜨거운 용액을 20 °C까지 천천히 식히자 바늘 모양의 흰 결정이 잔뜩 생겼다. 결정을 걸러 말리니 34 g쯤이었다. 그런데 이 결정에는 소금이 거의 섞여 있지 않았다. 두 물질이 함께 녹아 있었는데 왜 질산 칼륨만 결정으로 나왔을까? 나머지 16 g은 어디로 갔을까?
2.8.1용해도 차이로 나누기
일정한 온도에서 물 100 g에 녹을 수 있는 용질의 최대 질량을 용해도라 한다. 질산 칼륨은 80 °C에서 169 g이나 녹지만 20 °C에서는 31.6 g밖에 녹지 않는다. 그래서 뜨거운 포화 용액을 식히면 녹아 있을 수 없게 된 질산 칼륨이 결정으로 나온다. 반면 염화 나트륨은 0 °C에서 100 °C까지 용해도가 36 g에서 40 g 사이로 거의 변하지 않는다. 양이 적은 소금은 식혀도 여전히 녹아 있을 수 있어 용액에 남는다. 이렇게 용해도의 온도 변화 차이를 이용해 섞인 고체를 나누는 방법을 분별 결정이라 한다.
물 \(W\) g에 용질 \(m\) g이 녹아 있는 용액을 온도 \(T\)까지 식히면, 나오는 결정의 질량은 \[m - \frac{S(T)}{100} \times W\]이다. \(S(T)\)는 그 온도의 용해도이다. 이 값이 0 이하이면 결정이 나오지 않는다.
결정은 같은 분자나 이온이 규칙적으로 쌓인 고체여서, 자라는 동안 모양이 맞지 않는 다른 이온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천천히 식혀 결정을 키우면 불순물이 용액에 남고 결정은 순수해진다. 빨리 식히면 작은 결정이 한꺼번에 생기며 그 사이에 용액이 갇혀 불순물이 섞인다. 거른 결정을 차가운 물로 조금 씻으면 표면에 묻은 용액을 씻어 낼 수 있다.1
2.8.2순도와 수득률은 맞바꾼다
식힌 뒤 용액에 남은 질산 칼륨은 결정으로 얻지 못한다. 더 많이 얻으려고 용액을 더 차갑게 식히거나 물을 적게 쓰면, 소금도 포화에 가까워져 결정에 섞이기 시작한다. 결정을 씻을 때도 씻는 물에 질산 칼륨이 조금 녹아 나간다. 그래서 재결정은 순도를 얻는 대신 수득률을 일부 잃는 방법이다. 한 번으로 순도가 부족하면 얻은 결정을 다시 녹여 한 번 더 재결정한다.
2.8.3예제 풀이
처음 질문에서 80 °C 물 50 g에 두 물질이 모두 녹는지 확인하고, 20 °C로 식힐 때 나오는 질산 칼륨 결정의 질량과 수득률을 구하여라. 0 °C까지 식히면 결정은 몇 g이 되고, 소금은 섞이기 시작하는가?
80 °C 물 50 g에는 질산 칼륨이 \(169 \times 0.5 = 84.5\) g, 소금이 \(38.4 \times 0.5 = 19.2\) g까지 녹으므로 둘 다 모두 녹는다. 20 °C에서 질산 칼륨은 \(31.6 \times 0.5 = 15.8\) g까지만 녹으므로 \(50 - 15.8 = 34.2\) g이 결정으로 나온다. 수득률은 \(34.2/50 = 68.4\)%이다. 나머지 15.8 g은 용액에 녹은 채 여과액으로 빠져나갔다.
0 °C에서 질산 칼륨의 용해도는 13.3 g이므로 물 50 g에 6.65 g만 녹아, 결정은 \(50 - 6.65 \approx 43.4\) g으로 수득률이 87%로 오른다. 소금은 0 °C에서도 물 50 g에 약 17.9 g까지 녹으므로 5 g은 여전히 모두 녹아 있다. 이 혼합물에서는 0 °C까지 식혀도 순도를 잃지 않는다. 즉 분별 결정의 한계는 두 물질의 용해도 곡선과 양으로 미리 계산할 수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용해도 곡선을 보며 섞인 소금 가루에서 질산 칼륨만 골라낼 조건을 정하고, 수득률을 구해 보자.
- 질산 칼륨은 예전에 화약의 원료로 중요해서, 흙에서 우려낸 용액을 졸이고 식혀 소금과 나누는 분별 결정이 나라마다 중요한 기술이었다. 조선에서는 염초라 부르며 이 방법으로 만들었다.
용해도의 온도 변화가 다른 두 물질이 섞여 있으면, 뜨거울 때 모두 녹인 뒤 식혀 용해도가 크게 줄어드는 물질만 결정으로 얻을 수 있고, 그 양은 처음 질량에서 식힌 온도의 용해도만큼을 뺀 값이다. 천천히 식혀 결정을 키우면 순도가 높아지지만, 용액에 남는 양만큼 수득률은 줄어든다. 처음 질문의 결정 34.2 g은 넘치는 질산 칼륨이고, 나머지 15.8 g은 소금과 함께 용액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