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의 내부 저항
본문리모컨에서 꺼낸 다 쓴 건전지를 전압계에 바로 대어 보니 1.45 V가 나왔다. 새 건전지는 1.50 V로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 두 건전지에 2 Ω 저항을 연결하고 다시 재면, 새것은 1.2 V를 유지하지만 다 쓴 것은 0.75 V로 뚝 떨어진다. 전압계만 댔을 때는 비슷하던 두 건전지가 왜 무언가를 연결하면 이렇게 달라질까? 건전지 속에 숨은 무엇을 재야 건전지의 상태를 알 수 있을까?
3.4.1건전지 속의 저항
건전지는 화학 반응으로 전하를 밀어내는 장치이고, 전하 1 C을 밀어 올리는 에너지를 기전력 \(\mathcal{E}\)라 한다. 그런데 건전지 속의 전해질과 전극도 전하의 흐름을 방해하므로 작은 저항을 가진다. 이것을 내부 저항 \(r\)이라 한다. 바깥 회로에 전류 \(I\)가 흐르면 그 전류는 내부 저항도 지나가므로, 건전지 안에서 \(Ir\)만큼 전압을 잃고 나머지만 단자에 나타난다. 전압계는 거의 전류를 끌어가지 않으므로, 전압계만 대면 \(I \approx 0\)이어서 기전력이 그대로 보인다.
기전력 \(\mathcal{E}\), 내부 저항 \(r\)인 전지에 바깥 저항 \(R\)을 연결하면 전류는 \(I = \dfrac{\mathcal{E}}{R + r}\)이고, 단자 전압은 \[V = \mathcal{E} - Ir\]이다. \(V\)를 \(I\)에 대해 그리면 \(V\)절편이 \(\mathcal{E}\), 기울기가 \(-r\)인 직선이다.
그림 1에서 바깥 저항을 줄여 보자. 저항이 작을수록 전류가 커지고, 단자 전압은 직선을 따라 내려간다. 바깥 저항이 0이면 단자 전압도 0이 되고 전류는 \(\mathcal{E}/r = 3\) A로 가장 크다. 건전지가 닳으면 기전력은 조금만 줄지만 내부 저항이 크게 늘어난다. 그래서 다 쓴 건전지도 전압계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전류를 끌어가는 기구에 넣으면 단자 전압이 크게 떨어진다.1
3.4.2여러 점으로 직선을 맞추기
내부 저항은 건전지를 뜯지 않고 밖에서 잰다. 바깥 저항을 몇 가지로 바꾸며 전류와 단자 전압을 재어 \(V\)–\(I\) 그래프에 점을 찍고, 최소 제곱 직선을 맞춘다. 직선의 \(V\)절편이 기전력이고, 기울기의 크기가 내부 저항이다. 점이 하나뿐이면 기전력을 따로 알아야 하지만, 점이 여럿이면 두 값을 한꺼번에 구하고 측정이 직선을 잘 따르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큰 전류를 오래 흘리면 건전지가 데워지고 기전력도 바뀌므로, 측정은 짧게 하고 측정 사이에 쉬게 한다.
3.4.3예제 풀이
그림 2의 측정에서 두 점 (1.00 A, 1.00 V)와 (0.18 A, 1.41 V)를 지나는 직선으로 기전력과 내부 저항을 구하여라. 처음 질문의 다 쓴 건전지가 기전력 1.45 V이고 2 Ω에서 0.75 V를 냈다면 내부 저항은 얼마인가?
기울기는 \((1.41 - 1.00)/(0.18 - 1.00) = 0.41/(-0.82) = -0.50\)이므로 내부 저항은 0.50 Ω이다. \(V\)절편은 \(1.00 + 0.50 \times 1.00 = 1.50\) V이므로 기전력은 1.50 V이다. 네 점이 모두 이 직선 위에 놓이는지 확인하면, 이를테면 0.60 A에서 \(1.50 - 0.30 = 1.20\) V로 측정과 맞는다.
다 쓴 건전지는 2 Ω에서 단자 전압이 0.75 V이므로 전류는 \(0.75/2 = 0.375\) A이다. 건전지 안에서 잃은 전압은 \(1.45 - 0.75 = 0.70\) V이므로 내부 저항은 \(0.70/0.375 \approx 1.9\) Ω이다. 새 건전지의 약 네 배이다. 기전력은 1.50 V에서 1.45 V로 3%밖에 줄지 않았는데 내부 저항이 네 배가 되어, 전류가 필요한 기구에서는 제 구실을 못 한다. 그러므로 건전지의 상태는 전압계만으로는 알 수 없고, 전류를 흘리면서 단자 전압을 재야 드러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바깥 저항을 바꾸며 단자 전압과 전류를 재고, 직선의 절편과 기울기로 건전지의 기전력과 내부 저항을 구해 보자.
- 자동차 배터리는 시동을 걸 때 수백 A의 전류를 내야 하므로 내부 저항이 0.01 Ω 안팎으로 아주 작게 만들어진다. 그래서 정비소의 배터리 검사기는 전압만이 아니라 큰 전류를 잠깐 흘렸을 때 전압이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잰다.
전지에는 기전력과 함께 내부 저항이 있어서, 전류 \(I\)가 흐르면 단자 전압이 \(V = \mathcal{E} - Ir\)로 내려간다. 바깥 저항을 바꾸며 잰 \(V\)–\(I\) 점들의 직선에서 \(V\)절편이 기전력, 기울기의 크기가 내부 저항이다. 처음 질문의 다 쓴 건전지는 기전력은 거의 그대로이지만 내부 저항이 약 1.9 Ω으로 커져서, 전류를 흘리면 단자 전압이 크게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