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면 거울의 상
본문숟가락 안쪽을 얼굴에서 멀리 들고 보면 얼굴이 작고 거꾸로 비친다. 그런데 숟가락을 코앞까지 가져오면 어느 순간 얼굴이 크고 바로 선 모습으로 바뀐다. 광학대 위에서 초점 거리 10 cm인 오목 거울 앞에 촛불을 놓고 거리를 바꾸어 보니, 30 cm에서는 스크린에 작은 거꾸로 선 상이 잡혔지만 5 cm에서는 스크린을 어디에 두어도 상이 잡히지 않았다. 두 모습을 하나의 식으로 묶을 수 있을까? 스크린에 잡히지 않는 상의 위치는 어떻게 잴까?
4.2.1하나의 식, 두 모습
오목 거울은 축에 나란히 들어온 빛을 거울 앞의 한 점, 곧 초점에 모은다. 물체의 한 점에서 나온 빛들이 거울에서 반사되어 다시 한 점에 모이면 그곳에 실상이 생기고, 스크린을 두면 상이 잡힌다. 물체가 초점보다 가까우면 반사된 빛들이 모이지 않고 퍼져 나간다. 이 빛을 거울 쪽으로 거꾸로 이으면 거울 뒤의 한 점에서 나온 것처럼 보이는데, 이것이 허상이다. 허상은 빛이 실제로 모이는 곳이 아니어서 스크린에 잡히지 않지만, 눈으로는 거울 속에 보인다.
물체 거리 \(a\), 상 거리 \(b\), 초점 거리 \(f\)는 \[\frac{1}{a} + \frac{1}{b} = \frac{1}{f}\]를 만족하고, 배율은 \(m = -b/a\)이다. \(b > 0\)이면 거울 앞의 실상, \(b < 0\)이면 거울 뒤의 허상이며, \(m < 0\)이면 거꾸로 선 상이다.
그림 1에서 물체 거리를 바꾸어 보자. 물체가 멀리 있으면 상은 초점 근처에 작게 생긴다. 물체가 \(2f = 20\) cm에 오면 상도 20 cm에 같은 크기로 생기고, 초점에 가까워질수록 상이 멀어지며 커진다. 물체가 초점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오면 \(b\)가 음수로 바뀌어 상이 거울 뒤로 넘어가고, 바로 선 확대된 허상이 된다. 숟가락의 두 모습은 이 하나의 식이 \(a\)가 \(f\)보다 클 때와 작을 때 보여 주는 두 결과이다.1
4.2.2허상의 위치 재기
허상의 위치는 시차가 없는 곳을 찾아 잰다. 거울 앞에 핀을 세우고, 거울 뒤에 보이는 핀의 상과 거울 위로 직접 보이는 다른 핀을 나란히 보며 머리를 좌우로 움직인다. 두 핀이 같은 거리에 있으면 머리를 움직여도 둘이 함께 움직이고, 거리가 다르면 서로 어긋난다. 어긋남이 사라지는 곳에 둔 핀의 위치가 허상의 위치이다. 실상은 스크린을 앞뒤로 움직여 가장 선명한 곳을 찾되, 그 범위의 양 끝을 읽어 가운데를 쓰면 판단의 흔들림이 준다.
4.2.3예제 풀이
초점 거리 10 cm인 오목 거울 앞 30 cm와 5 cm에 높이 2 cm인 촛불을 둘 때, 상의 위치, 크기, 모습을 각각 구하여라. 그림 2의 허상 측정값으로 계산한 초점 거리가 실상 측정과 맞는지 확인하여라.
30 cm이면 \(1/b = 1/10 - 1/30 = 2/30\)이므로 \(b = 15\) cm이다. 배율은 \(-15/30 = -0.5\)이므로 높이 1 cm의 거꾸로 선 실상이 거울 앞 15 cm에 생긴다. 5 cm이면 \(1/b = 1/10 - 1/5 = -1/10\)이므로 \(b = -10\) cm이다. 배율은 \(-(-10)/5 = 2\)이므로 높이 4 cm의 바로 선 허상이 거울 뒤 10 cm에 생긴다.
허상 측정에서 \(b = -9.9\) cm이므로 \(1/a + 1/b = 1/5.0 - 1/9.9 = 0.200 - 0.101 = 0.099\)이고, \(f \approx 10.1\) cm이다. 실상 측정의 9.95 cm와 10.1 cm와 같은 범위에 있다. 허상의 거리를 음수로 넣는 부호 약속 덕분에 실상과 허상이 같은 식으로 처리되었다. 그러므로 \(1/b\)를 \(1/a\)에 대해 그리면 실상과 허상의 점이 모두 기울기 \(-1\), 절편 \(1/f\)인 한 직선 위에 놓인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오목 거울과 볼록 거울의 상을 광학대 위에서 찾고, 스크린에 잡히지 않는 허상의 위치를 시차로 재 보자.
- 1668년 뉴턴은 렌즈 대신 오목 거울로 빛을 모으는 반사 망원경을 만들었다. 렌즈는 색마다 굴절 정도가 달라 상의 가장자리에 무지개 빛 번짐이 생기지만, 거울의 반사는 모든 색에 똑같이 일어나 이 문제가 없다. 지금의 큰 천체 망원경은 대부분 반사 망원경이다.
오목 거울의 상은 거울 방정식 \(1/a + 1/b = 1/f\)과 배율 \(-b/a\)로 정해지고, 물체가 초점 밖이면 거꾸로 선 실상이, 초점 안이면 바로 선 확대된 허상이 생긴다. 허상은 스크린에 잡히지 않으므로 핀과 시차를 이용해 위치를 재고, 거울 뒤의 거리를 음수로 넣으면 실상과 같은 식이 성립한다. 처음 질문의 숟가락 얼굴은 멀리서는 초점 밖이라 거꾸로 선 실상으로, 코앞에서는 초점 안이라 바로 선 허상으로 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