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헤르츠 실험
본문수은 기체를 넣고 데운 관에서 전자를 가속 전압으로 밀어 보내고, 반대편 전극에 닿는 전류를 쟀다. 전압을 올리면 전류가 늘다가, 7.1 V에서 갑자기 줄고, 다시 늘다가 12.0 V에서 또 줄었다. 16.9 V, 21.8 V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류가 떨어지는 간격은 늘 4.9 V이다. 전자를 더 세게 밀었는데 왜 전류가 줄어들까? 그리고 그 간격이 첫 봉우리의 위치와 다른 까닭은 무엇일까?
5.4.1정해진 몫만 받는 원자
관 안에서 전자는 가속 전압을 따라 빨라지며 수은 원자와 계속 부딪힌다. 반대편 전극 앞에는 작은 반대 전압을 걸어 두어, 에너지가 거의 남지 않은 전자는 전극에 닿지 못하게 한다. 전자의 에너지가 작을 때는 원자와 부딪혀도 튕겨 나갈 뿐 에너지를 거의 잃지 않는다. 원자가 아무 양의 에너지나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자의 에너지가 수은의 첫 들뜬 상태까지의 차 4.9 eV에 이르면, 원자는 그 몫을 한꺼번에 받아 들뜬다. 에너지를 잃은 전자는 반대 전압을 넘지 못하므로 전류가 뚝 떨어진다.
원자의 첫 들뜬 에너지가 \(\Delta E\)이면, 전류가 줄어드는 가속 전압은 \(\Delta E/e\) 간격으로 되풀이된다. 이웃한 봉우리 사이의 전압 차 \(\Delta V\)에서 \(\Delta E = e\,\Delta V\)이며, 들뜬 원자는 파장 \(\lambda = hc/\Delta E\)인 빛을 내며 바닥 상태로 돌아간다.
그림 1에서 전압을 올려 보자. 전압이 4.9 V를 한 번 더 넘으면, 전자는 가는 길의 중간에서 한 번 에너지를 잃고 다시 가속되어 끝에서 한 번 더 잃을 수 있다. 그래서 전류가 떨어지는 곳이 4.9 V 간격으로 되풀이된다. 원자의 에너지가 연속적이었다면 전자는 조금씩 에너지를 잃어 전류가 매끈하게 늘었을 것이다. 톱니 모양의 그래프는 원자의 에너지가 띄엄띄엄 정해져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이다.1
5.4.2간격을 쓰는 까닭
첫 봉우리가 4.9 V가 아니라 7.1 V에 나오는 것은 관 안의 전극들이 서로 다른 금속이어서 생기는 접촉 전위차 때문이다. 이 값은 모든 봉우리에 똑같이 더해지므로, 봉우리의 위치 자체보다 이웃한 봉우리 사이의 간격을 쓰면 지워진다. 공명관에서 관 끝 보정을 두 공명의 차로 지운 것과 같은 방법이다. 봉우리 여러 개의 위치를 차수에 대해 그리고 직선의 기울기를 구하면 간격을 가장 정확하게 얻는다. 관을 충분히 데워야 수은 원자가 많아져 전자가 부딪힐 기회가 생긴다.
5.4.3예제 풀이
그림 2의 측정에서 수은의 첫 들뜬 에너지를 J 단위로 구하고, 들뜬 원자가 내는 빛의 파장을 구하여라. \(e = 1.60 \times 10^{-19}\) C, \(h = 6.63 \times 10^{-34}\) J·s이다. 이 빛은 눈에 보이는가?
간격이 4.9 V이므로 \(\Delta E = 4.9\) eV \(= 4.9 \times 1.60 \times 10^{-19} \approx 7.8 \times 10^{-19}\) J이다. 파장은 \(\lambda = \dfrac{hc}{\Delta E} = \dfrac{6.63 \times 10^{-34} \times 3.00 \times 10^8}{7.8 \times 10^{-19}} \approx 2.5 \times 10^{-7}\) m, 곧 약 253 nm이다.
253 nm는 눈에 보이는 빛(약 400~700 nm)보다 짧은 자외선이어서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프랑크와 헤르츠는 전류가 떨어지는 조건에서 수은 기체가 253.7 nm의 자외선을 낸다는 것을 분광기로 확인했다. 전자의 전류로 잰 4.9 eV와 빛의 파장으로 잰 4.9 eV가 일치한 것이다. 즉 원자는 정해진 에너지 몫만 받아들이고, 받은 몫을 그대로 광자로 내놓는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프랑크–헤르츠 관의 전류를 가속 전압에 따라 기록하고, 봉우리 간격으로 수은의 들뜬 에너지를 구해 보자.
- 프랑크와 헤르츠는 1914년 이 실험을 발표할 때 처음에는 4.9 V를 수은의 이온화 에너지로 해석했다. 보어의 원자 모형으로 들뜬 상태로 다시 해석된 뒤 이 실험은 원자의 에너지 준위를 보여 준 결정적 증거가 되었고, 두 사람은 192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프랑크–헤르츠 관에서 전자는 에너지가 수은의 첫 들뜬 에너지 4.9 eV에 이를 때마다 원자에 그 몫을 한꺼번에 주고 멈춰, 전류가 4.9 V 간격으로 줄어든다. 첫 봉우리의 위치는 접촉 전위차만큼 밀리지만 간격은 그대로이고, 들뜬 원자는 그 에너지에 해당하는 253 nm의 자외선을 낸다. 처음 질문에서 전류가 4.9 V마다 떨어지는 것은 수은 원자가 띄엄띄엄 정해진 에너지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