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피탈의 정리
본문\(\dfrac{1 - \cos x}{x^2}\)에 \(x = 0\)을 넣으면 분자와 분모가 모두 0이 되어 값을 알 수 없다. 계산기로 \(x = 0.1\), \(0.01\), \(0.001\)을 넣으니 0.4996, 0.499996, 0.5000에 가까워졌다. 분자와 분모가 함께 0으로 갈 때 두 함수의 그래프를 원점 근처에서 크게 확대하면 어떻게 보일까? 그 모습에서 극한값 0.5를 계산 없이 읽어 낼 방법이 있을까? 그리고 \(x^{10}\)과 \(e^x\) 가운데 무한대로 갈 때 누가 더 빨리 커질까?
1.5.1확대하면 직선이 남는다
미분 가능한 함수의 그래프는 한 점 근처를 크게 확대하면 그 점에서의 접선과 거의 구별되지 않는다. \(f(a) = g(a) = 0\)이면 \(a\) 근처에서 \(f(x) \approx f'(a)(x - a)\), \(g(x) \approx g'(a)(x - a)\)이다. 그래서 두 함수의 비는 \((x - a)\)가 약분되어 두 접선의 기울기의 비 \(f'(a)/g'(a)\)에 가까워진다. 이것이 로피탈의 정리를 그림으로 본 것이다. 예를 들어 \(\sin x\)와 \(x\)는 원점에서 기울기가 둘 다 1이므로 \((\sin x)/x\)의 극한은 1이다.
\(\lim f(x) = \lim g(x) = 0\)이거나 둘 다 \(\pm\infty\)이고, \(\lim\dfrac{f'(x)}{g'(x)}\)가 존재하면 \[\lim\frac{f(x)}{g(x)} = \lim\frac{f'(x)}{g'(x)}\]이다. 우변이 다시 \(0/0\) 꼴이면 같은 정리를 거듭 쓸 수 있다.
정리를 쓸 때는 먼저 \(0/0\)이나 \(\infty/\infty\) 꼴인지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lim_{x\to0}\dfrac{x + 1}{x + 2}\)는 값을 넣으면 바로 \(1/2\)인데, 확인하지 않고 분자와 분모를 미분하면 \(1/1 = 1\)이라는 틀린 답이 나온다. 또 분수 전체를 몫의 미분법으로 미분하는 것이 아니라, 분자와 분모를 따로 미분해야 한다. 엄밀한 증명은 코시의 평균값 정리를 쓴다.1
같은 정리를 다른 그림으로도 볼 수 있다. 분모와 분자를 짝지어 점 \(P(t) = (g(t), f(t))\)를 찍으면, \(t\)가 움직일 때 \(P\)는 평면 위에 곡선을 그린다. 이때 \(\dfrac{f(t)}{g(t)}\)는 원점과 \(P\)를 잇는 선분의 기울기이고, \(\dfrac{f'(t)}{g'(t)}\)는 매개변수로 나타낸 곡선의 미분법에 따라 \(P\)에서 그은 접선의 기울기이다. \(0/0\) 꼴이면 \(t \to a\)일 때 \(P\)가 원점으로 들어오는데, 원점에 아주 가까워진 곳에서는 원점까지 잇는 짧은 선분이 곡선 자체와 거의 겹치므로 두 기울기가 같아진다. \(\infty/\infty\) 꼴이면 \(P\)가 한없이 멀어지면서 곡선이 기울기 \(L\)인 방향으로 곧게 뻗어 나가고, 그렇게 멀리서 보면 원점에서 \(P\)까지의 기울기도 \(L\)에 다가간다. 코시의 평균값 정리는 원점과 \(P\) 사이 어딘가에 선분과 나란한 접선이 있다는 사실을 말한다.
1.5.2누가 더 빨리 커질까
로피탈의 정리는 \(\infty/\infty\) 꼴에도 쓸 수 있어, 두 함수 가운데 무엇이 더 빨리 커지는지 겨루는 데 쓴다. \(x^{10}/e^x\)에 정리를 열 번 쓰면 분자는 \(10!\)이라는 상수가 되고 분모는 그대로 \(e^x\)이므로 극한은 0이다. 그래서 \(x^{10}\)은 처음에는 \(e^x\)보다 훨씬 크지만 결국 뒤처진다. 같은 방법으로 \(\ln x\)는 어떤 양수 거듭제곱 \(x^p\)보다도 느리게 커진다. 그래서 무한대로 갈 때 지수함수, 거듭제곱 함수, 로그함수의 순서로 빨리 커진다.
1.5.3예제 풀이
로피탈의 정리로 \(\lim_{x\to0}\dfrac{1 - \cos x}{x^2}\)와 \(\lim_{x\to0}\dfrac{e^x - 1 - x}{x^2}\)를 구하여라. 각 단계에서 정리를 쓸 수 있는 꼴인지 확인하여라.
\(x \to 0\)이면 \(1 - \cos x \to 0\), \(x^2 \to 0\)이므로 \(0/0\) 꼴이다. 분자와 분모를 미분하면 \(\dfrac{\sin x}{2x}\)이고, 이것도 \(0/0\) 꼴이다. 한 번 더 미분하면 \(\dfrac{\cos x}{2} \to \dfrac12\)이다. 그래서 극한은 \(1/2\)로, 처음 질문의 계산기 값과 맞는다.
\(e^x - 1 - x\)와 \(x^2\)도 모두 0으로 가므로 \(0/0\) 꼴이다. 미분하면 \(\dfrac{e^x - 1}{2x}\)로 다시 \(0/0\) 꼴이고, 한 번 더 미분하면 \(\dfrac{e^x}{2} \to \dfrac12\)이다. 두 극한이 모두 \(1/2\)인 것은 \(1 - \cos x\)와 \(e^x - 1 - x\)가 원점 근처에서 모두 \(x^2/2\)와 거의 같기 때문이다. 즉 \(0/0\) 꼴의 극한은 확대했을 때 남는 접선의 기울기, 그것도 0이면 그다음 도함수의 비로 정해진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0/0\) 꼴 극한의 두 그래프를 확대해 보고, 로피탈의 정리를 잘못 쓴 풀이의 틀린 곳을 찾고, \(x^{10}\)과 \(e^x\)의 경주를 지켜보자.
- 이 정리는 1696년 프랑스의 귀족 로피탈이 낸 세계 최초의 미분학 교과서에 실렸다. 그러나 실제로 정리를 찾은 사람은 로피탈에게 돈을 받고 연구 결과를 보내 주던 스위스의 수학자 요한 베르누이였다.
분자와 분모가 함께 0으로 가는 극한은 한 점 근처를 확대하면 두 그래프가 접선처럼 보여, 그 기울기의 비인 \(f'/g'\)의 극한과 같아지며, 이것이 로피탈의 정리이다. 정리는 \(0/0\)이나 \(\infty/\infty\) 꼴에서만 쓰고 분자와 분모를 따로 미분하며, 무한대에서 지수함수가 거듭제곱 함수보다, 거듭제곱 함수가 로그함수보다 빨리 커진다는 것도 보여 준다. 처음 질문의 \((1 - \cos x)/x^2\)은 정리를 두 번 써서 \(1/2\)로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