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곡선
본문손전등을 벽에 수직으로 비추면 원 모양의 빛이 생기고, 조금 기울이면 타원이 된다. 더 기울여 손전등의 빛 원뿔 한쪽 모서리가 벽과 나란해지면 한쪽이 끝없이 열린 포물선이 되고, 그보다 더 기울이면 쌍곡선의 한 가지가 된다. 원뿔을 평면으로 자르는 각도만 바꾸었을 뿐인데 네 가지 곡선이 나온다. 이 곡선들을 하나의 규칙으로 그릴 수 있을까? 그 규칙에서 어떤 숫자가 곡선의 종류를 정할까?
2.1.1초점과 준선의 거리 비
포물선은 한 점 \(F\)와 한 직선 \(l\)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자취이다. 이 정의를 넓혀, 초점 \(F\)까지의 거리 \(PF\)와 준선 \(l\)까지의 거리 \(PD\)의 비가 일정한 값 \(e\)인 점 \(P\)의 자취를 생각하자. \(e = 1\)이면 포물선이다. \(e\)가 1보다 작으면 \(P\)가 준선보다 초점에 더 가까이 있어야 하므로 곡선이 초점 둘레를 감싸며 닫히고, 타원이 된다. \(e\)가 1보다 크면 준선에 더 가까워도 되므로 곡선이 두 갈래로 끝없이 열려 쌍곡선이 된다. 이 비 \(e\)를 이심률이라 한다.
타원 \(\dfrac{x^2}{a^2} + \dfrac{y^2}{b^2} = 1\) \((a > b > 0)\)은 \(c = \sqrt{a^2 - b^2}\)일 때 초점 \((\pm c, 0)\), 준선 \(x = \pm a^2/c\), 이심률 \(e = c/a < 1\)이다. 쌍곡선 \(\dfrac{x^2}{a^2} - \dfrac{y^2}{b^2} = 1\)은 \(c = \sqrt{a^2 + b^2}\)일 때 이심률 \(e = c/a > 1\)이다. 포물선은 \(e = 1\)이다.
이심률이 0에 가까운 타원은 두 초점이 거의 겹쳐 원에 가깝고, 1에 가까울수록 납작해진다. 행성의 궤도는 이심률이 작은 타원이어서 지구는 0.017로 거의 원이고, 혜성의 궤도는 이심률이 1에 가까운 길쭉한 타원이다. 태양계를 한 번 지나 떠나는 천체는 이심률이 1보다 큰 쌍곡선 궤도를 그린다. 그래서 세 곡선은 이심률이라는 하나의 수로 이어진 한 가족이다.1
2.1.2원뿔 단면과의 연결
원뿔 단면에서 초점과 준선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원뿔 안에 넣은 공으로 볼 수 있다. 원뿔 안에 자르는 평면과 원뿔에 동시에 접하는 공을 넣으면, 공이 평면에 닿는 점이 초점이 된다. 또 공이 원뿔에 닿는 원이 놓인 평면과 자르는 평면이 만나는 직선이 준선이 된다. 이렇게 하면 단면 위의 점에서 초점까지의 거리와 준선까지의 거리의 비가 원뿔의 기울기와 평면의 기울기로만 정해져 일정하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자르는 각을 바꾸는 것이 곧 이심률을 바꾸는 것이다.
2.1.3예제 풀이
타원 \(\dfrac{x^2}{25} + \dfrac{y^2}{9} = 1\)의 초점, 준선, 이심률을 구하여라. 타원 위의 점 \((5, 0)\)과 \((0, 3)\)에서 \(PF/PD\)를 계산해 이심률과 같은지 확인하여라. 초점은 \((4, 0)\), 준선은 \(x = 25/4\)를 쓴다.
\(c = \sqrt{25 - 9} = 4\)이므로 초점은 \((\pm4, 0)\)이고, 준선은 \(x = \pm25/4\), 이심률은 \(e = 4/5 = 0.8\)이다. 점 \((5, 0)\)에서 \(PF = 5 - 4 = 1\)이고 \(PD = 25/4 - 5 = 5/4\)이므로 \(PF/PD = 1/(5/4) = 0.8\)이다.
점 \((0, 3)\)에서는 \(PF = \sqrt{4^2 + 3^2} = 5\), \(PD = 25/4\)이므로 \(PF/PD = 5/(25/4) = 0.8\)이다. 서로 다른 두 점에서 비가 모두 이심률과 같다. 그래서 타원은 두 초점까지 거리의 합이 일정한 곡선이면서, 한 초점과 한 준선까지 거리의 비가 일정한 곡선이기도 하다. 즉 포물선, 타원, 쌍곡선은 초점과 준선까지 거리의 비인 이심률 하나로 갈리며, 이는 원뿔을 자르는 평면의 기울기와 같은 정보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원뿔을 자르는 평면을 기울이며 단면이 바뀌는 모습을 보고, 이심률을 바꾸어 세 곡선을 하나의 규칙으로 그려 보자.
- 원뿔 안에 공을 넣어 초점을 찾는 방법은 1822년 벨기에의 수학자 당들랭이 찾아 당들랭 구라 부른다. 원뿔곡선 자체는 기원전 3세기 그리스의 아폴로니오스가 여덟 권의 책으로 정리했고, 포물선, 타원, 쌍곡선이라는 이름도 그때 붙었다.
원뿔을 평면으로 자르면 평면의 기울기에 따라 원, 타원, 포물선, 쌍곡선이 나오며, 이 곡선들은 초점까지의 거리와 준선까지의 거리의 비가 일정한 점의 자취로 한꺼번에 나타난다. 그 비인 이심률이 1보다 작으면 타원, 1이면 포물선, 1보다 크면 쌍곡선이다. 처음 질문의 손전등 빛도 기울이는 각에 따라 이심률이 0에서 1을 지나 커지며 원, 타원, 포물선, 쌍곡선으로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