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장과 등전위면
본문지도의 등고선은 높이가 같은 곳을 이은 선이다. 등고선이 촘촘한 곳은 비탈이 가파르고, 공을 놓으면 그쪽으로 빠르게 굴러간다. 전기에도 높이에 해당하는 전위가 있고, 전위가 같은 곳을 이은 면을 등전위면이라 한다. 그렇다면 등전위면 지도만 보고도 전하가 어느 쪽으로 얼마나 센 힘을 받는지 알 수 있을까?
1.1.1전기장과 전위
전하 \(q\)가 어떤 점에서 받는 전기력을 \(F\)라 하면, 그 점의 전기장은 \(E = \dfrac{F}{q}\)이다. 즉 단위 양전하가 받는 힘이다. 한편 전위는 단위 양전하가 가진 전기적 퍼텐셜 에너지로, 기준점에서 그 점까지 단위 양전하를 옮기는 데 드는 일이다. 전위의 단위는 V(볼트)이고, 1 V는 1 C의 전하를 옮기는 데 1 J이 드는 전위 차이다.
점전하 \(Q\)에서 거리 \(r\)인 곳의 전위는 무한히 먼 곳을 0으로 잡아 \(V = \dfrac{kQ}{r}\)이고, 전기장의 세기는 \(E = \dfrac{kQ}{r^2}\)이다. 그런데 거리가 같은 점들은 전위도 같으므로, 점전하의 등전위면은 전하를 중심으로 하는 구면이다.
전기장은 등전위면에 수직이며 전위가 낮아지는 쪽을 향한다. 균일한 전기장에서 거리 \(d\)만큼 떨어진 두 등전위면의 전위차가 \(V\)이면 \[E = \frac{V}{d}\] 이다. 따라서 같은 전위차 간격의 등전위면이 촘촘할수록 전기장이 세다.
그림 1에서 거리를 바꾸어 보자. 0.1 m에서는 10 V 간격의 등전위면이 거의 붙어 있고 전기장이 900 V/m이다. 0.3 m로 멀어지면 등전위면 사이가 넓어지고 전기장은 9분의 1인 100 V/m로 줄어든다. 등고선이 촘촘한 비탈이 가파른 것과 똑같다. 그리고 전하는 등전위면을 따라 움직일 때는 일을 받지 않는다.1
1.1.2평행판 사이의 균일한 전기장
넓은 금속판 두 장을 나란히 놓고 전압을 걸면 판 사이에 세기와 방향이 어디서나 같은 균일한 전기장이 생긴다. 등전위면은 판에 나란한 평면들이고 간격이 일정하다. 전자 현미경이나 브라운관은 이런 전기장으로 전자를 가속하거나 휘게 한다.
1.1.3예제 풀이
간격 2 cm인 평행판에 100 V를 걸었다. 판 사이 전기장의 세기와, 전자(전하량 \(1.6 \times 10^{-19}\) C)가 받는 힘을 구하여라. 전자가 음극판에서 정지 상태로 출발해 양극판에 닿을 때의 운동 에너지는 얼마인가?
전기장은 \(E = \dfrac{V}{d} = \dfrac{100}{0.02} = 5000\) V/m이다. 전자가 받는 힘은 \(F = eE = 1.6 \times 10^{-19} \times 5000 = 8.0 \times 10^{-16}\) N이다.
전기력이 한 일은 힘 × 거리 \(= 8.0 \times 10^{-16} \times 0.02 = 1.6 \times 10^{-17}\) J이다. 그런데 이 값은 \(eV = 1.6 \times 10^{-19} \times 100\)과 같다. 즉 전하가 전위차 \(V\)를 지나며 얻는 에너지는 판 간격과 관계없이 \(qV\)이다. 그래서 원자의 세계에서는 1 V의 전위차를 지난 전자가 얻는 에너지를 1 eV라 하여 에너지 단위로 쓴다. 이 전자는 100 eV를 얻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등전위면의 간격으로 전기장의 세기를 읽는 연습을 해 보자.
- 새가 고압선 위에 앉아도 감전되지 않는 것은 두 발이 거의 같은 전위에 있어 몸에 전류가 흐르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등전위면 위에서는 전하를 옮겨도 에너지 변화가 없다.
전기장은 단위 양전하가 받는 힘이고, 전위는 단위 양전하의 퍼텐셜 에너지이다. 전기장은 등전위면에 수직으로 전위가 낮아지는 쪽을 향하며, 균일한 전기장에서는 \(E = \frac{V}{d}\)이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답은 '그렇다'이다. 같은 전위차 간격의 등전위면이 촘촘한 곳일수록 전위가 가파르게 변하므로 전기장이 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