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 데이터의 종류와 가치
본문어제 낮 기온이 10 °C였고 오늘은 20 °C이다. 그러면 오늘이 어제보다 두 배 따뜻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같은 날 몸무게 40 kg인 동생과 80 kg인 아버지를 두고 아버지가 두 배 무겁다고 말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런데 온도에서는 왜 어색할까? 그리고 설문의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 사이, 혈액형 A와 B 사이에도 이런 계산을 할 수 있을까? 탐구 자료의 종류에 따라 할 수 있는 계산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자.
1.3.1측정의 네 가지 척도
탐구에서 모은 자료는 숫자로 적혀 있어도 모두 같은 계산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혈액형이나 식물의 종처럼 이름으로 나누기만 하는 자료는 명목 척도이다. 설문의 '전혀 아니다'부터 '매우 그렇다'까지처럼 순서는 있지만 간격이 같다는 보장이 없는 자료는 서열 척도이다. 섭씨 온도처럼 간격은 같지만 0이 '없음'을 뜻하지 않는 자료는 간격 척도이고, 길이와 질량, 절대 온도처럼 0이 진짜 없음을 뜻하는 자료는 비율 척도이다.
명목 척도는 개수를 세고 최빈값을 구할 수 있다. 서열 척도는 여기에 순서 비교와 중앙값이 더해진다. 간격 척도는 차이와 평균을 계산할 수 있다. 비율 척도에서만 '몇 배'라는 비를 말할 수 있다. 섭씨 온도 \(t\)를 절대 온도로 바꾸면 \(T = t + 273.15\)이다.
그림 1에서 두 온도를 바꾸어 보자. 10 °C와 20 °C의 섭씨 값의 비는 2이지만, 절대 온도로는 283.15 K와 293.15 K라서 비가 약 1.035이다. 기체 분자의 평균 운동 에너지는 절대 온도에 비례하므로, 20 °C의 공기 분자는 10 °C일 때보다 겨우 3.5% 더 빠르게 움직이는 에너지를 가진다. 섭씨의 0 °C는 물이 어는 온도로 정한 것일 뿐, 열이 없다는 뜻이 아니기 때문이다.1
1.3.2자료의 종류가 정하는 탐구
척도를 잘못 읽으면 결론이 틀어진다. 설문에서 '매우 그렇다'에 5, '그렇다'에 4를 주고 평균을 내는 일이 흔하지만, 응답자마다 두 답 사이의 거리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서열 자료는 평균과 함께 중앙값이나 응답 비율을 보는 것이 안전하다. 반대로 측정 자료를 '높음, 낮음'으로만 나누어 적으면 정보가 줄어 작은 차이를 놓친다. 따라서 탐구를 설계할 때는 무엇을 계산하고 싶은지를 먼저 정하고, 그 계산이 가능한 척도로 자료를 모아야 한다.
1.3.3예제 풀이
밀폐된 강철 통 속 기체의 온도를 27 °C에서 327 °C로 높였다. 어떤 학생은 "온도가 약 12배가 되었으니 압력도 약 12배가 된다"고 말했다. 이 말을 바로잡고, 실제로 압력이 몇 배가 되는지 구하여라. 부피는 변하지 않는다.
부피가 일정한 기체의 압력은 절대 온도에 비례한다. 27 °C는 \(27 + 273 = 300\) K이고, 327 °C는 \(327 + 273 = 600\) K이다.
따라서 압력은 \(600 \div 300 = 2\)배가 된다. 섭씨 값의 비인 약 12배는 0점이 임의로 정해진 간격 척도에서 비를 계산한 잘못이다. 만약 이 학생의 말을 믿고 12배의 압력을 견디도록 통을 설계했다면 재료를 크게 낭비했을 것이고, 반대로 다른 경우에는 위험을 얕보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 자료의 척도를 아는 것은 계산의 기초이면서 안전의 문제이기도 하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여러 탐구 자료를 척도에 따라 나누어 보고, 각 자료로 할 수 있는 계산과 그 자료가 지닌 가치를 살펴보자.
- 켈빈은 1848년 기체의 부피가 온도에 따라 줄어드는 비율을 거꾸로 이어 가면 약 −273 °C에서 0이 된다는 데서 절대 온도를 생각해 냈다. 그래서 절대 온도의 단위에 그의 이름이 붙었다.
탐구 자료는 명목, 서열, 간격, 비율의 네 척도로 나뉘고, 척도에 따라 할 수 있는 계산이 다르다. 섭씨 온도는 0점이 임의인 간격 척도라서 차이는 말할 수 있지만 몇 배인지는 말할 수 없고, 비를 말하려면 절대 온도로 바꾸어야 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20 °C는 10 °C보다 두 배 따뜻한 것이 아니라, 절대 온도로 약 3.5% 높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