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에서 탐구 문제 찾기
본문기상청 누리집에서는 우리나라와 주변에서 일어난 지진의 날짜, 위치, 깊이, 규모를 표로 내려받을 수 있다. 수십 년 치를 받으면 수만 줄이 넘는다. 이 표를 처음 열면 숫자가 너무 많아 무엇을 물어야 할지 막막하다. 그런데 규모별로 지진의 개수를 세어 그래프를 그려 보면 아주 곧은 선이 나타난다. 그 선은 무엇을 말해 줄까? 그리고 자료에서 탐구할 만한 질문은 어떻게 찾을까?
2.1.1규모와 횟수의 법칙
1944년 구텐베르크와 리히터는 캘리포니아의 지진 기록을 규모별로 세었다. 그 결과 작은 지진은 많고 큰 지진은 드물다는 당연한 사실이 아주 정확한 수의 규칙을 따른다는 것을 알아냈다. 규모가 1 커질 때마다 그 이상의 지진 수가 거의 10분의 1로 줄었다. 그래서 개수의 로그를 세로축에 두면 점들이 한 직선 위에 늘어선다. 이 규칙은 세계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성립한다.
어느 지역에서 일정 기간 동안 규모 \(M\) 이상인 지진의 수를 \(N\)이라 하면 \(\log_{10} N = a - bM\)이다. \(a\)는 그 지역의 지진 활동이 얼마나 활발한지를, \(b\)는 큰 지진과 작은 지진의 비율을 나타내며 대부분 1에 가깝다.
그림 1에서 규모를 바꾸어 보자. 규모 4 이상이 해마다 1000번이면, 규모 5 이상은 100번, 규모 6 이상은 10번, 규모 7 이상은 1번이다. 규모 8 이상은 해마다 0.1번, 곧 10년에 한 번꼴이다. 규모가 1 커지면 지진이 내놓는 에너지는 약 32배가 되므로, 드문 큰 지진이 전체 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1
2.1.2자료에서 질문 찾기
탐구 문제는 자료를 정리해 보다가 규칙이나 어긋남이 눈에 띌 때 생긴다. 지진 목록을 규모별로 세어 직선을 그리면, 곧 '우리 지역의 \(b\)는 다른 지역과 다를까?'라는 질문이 생긴다. 그리고 '작은 규모에서 직선보다 적게 셌다면, 관측소가 작은 지진을 놓친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도 생긴다. 시간에 따라 \(b\)가 변하는지 묻는 연구도 있다. 즉 자료를 여러 방식으로 묶고 그려 보는 일이 곧 질문을 찾는 일이다. 좋은 탐구 문제는 자료로 답할 수 있고, 답에 따라 다음 행동이 달라지는 문제이다.
2.1.3예제 풀이
어느 지역의 20년 지진 기록에서 규모 3 이상이 2000번, 규모 4 이상이 200번이었다. 구텐베르크–리히터 법칙이 성립한다고 보고 \(b\)를 구하여라. 그리고 이 지역에서 규모 6 이상의 지진은 평균 몇 년에 한 번 일어난다고 예상할 수 있는가?
규모가 1 커질 때 개수가 2000에서 200으로 10분의 1이 되었으므로 \(\log_{10} 2000 - \log_{10} 200 = 1 = b \times 1\), 곧 \(b = 1\)이다.
그러면 규모 5 이상은 20번, 규모 6 이상은 2번이다. 20년에 2번이므로 평균 10년에 한 번꼴이다. 다만 이것은 평균일 뿐, 10년마다 정확히 한 번 일어난다는 뜻은 아니다. 큰 지진은 드물어 기록이 적으므로, 작은 지진의 많은 기록으로 직선을 그어 큰 지진의 빈도를 어림하는 것이 이 법칙의 쓸모이다. 그래서 내진 설계의 기준을 정할 때도 이런 계산을 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실제 지진 목록을 규모별로 세어 직선을 그려 보고, 그 자료에서 나만의 탐구 문제를 찾아보자.
- 2016년 경주 지진은 규모 5.8로, 계기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가장 큰 지진이었다. 그 뒤 몇 달 동안 규모 1.5 이상의 여진이 600번 넘게 기록되었다.
지진은 규모가 1 커질 때마다 횟수가 약 10분의 1로 줄어, 횟수의 로그와 규모가 직선 관계를 이룬다. 이 직선은 작은 지진의 많은 기록으로 드문 큰 지진의 빈도를 어림하게 해 주고, 지역마다 다른 기울기라는 새 질문도 낳는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수만 줄의 지진 목록은 규모별로 세어 그려 보는 순간 곧은 선을 드러내고, 그 선이 탐구할 문제를 알려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