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염기, 중화 반응
본문염산, 황산, 식초는 성분이 다른데도 모두 신맛이 나고 푸른 리트머스 종이를 붉게 바꾼다. 수산화 나트륨 수용액과 비눗물은 미끈거리고 붉은 리트머스 종이를 푸르게 바꾼다. 산끼리, 염기끼리 공통으로 가진 것은 무엇이고, 둘을 섞으면 그 성질은 어디로 갈까?
1.4.1산과 염기에 공통으로 있는 이온
염산(\(\text{HCl}\))은 물에 녹으면 \(\text{H}^+\)와 \(\text{Cl}^-\)으로, 황산(\(\text{H}_2\text{SO}_4\))은 \(\text{H}^+\) 2개와 \(\text{SO}_4^{2-}\)으로 나뉜다. 식초의 아세트산도 일부가 \(\text{H}^+\)를 내놓는다. 이 산들의 음이온은 저마다 다르지만, 모두 수소 이온 \(\text{H}^+\)를 내놓는다는 점은 같다. 실제로 산의 수용액에 전압을 걸면 리트머스를 붉게 바꾸는 성질이 음극 쪽으로 이동하는데, 이것은 양이온인 \(\text{H}^+\)가 그 성질을 지녔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수산화 나트륨(\(\text{NaOH}\))과 수산화 칼륨(\(\text{KOH}\))은 물에 녹아 공통으로 수산화 이온 \(\text{OH}^-\)을 내놓는다. 그래서 산과 염기를 이 두 이온으로 정한다.
물에 녹아 수소 이온(\(\text{H}^+\))을 내놓는 물질을 산, 수산화 이온(\(\text{OH}^-\))을 내놓는 물질을 염기라 한다. 산의 공통적인 성질(산성)은 \(\text{H}^+\) 때문이고, 염기의 공통적인 성질(염기성)은 \(\text{OH}^-\) 때문이다.
1.4.2중화 반응
산과 염기를 섞으면 \(\text{H}^+\)와 \(\text{OH}^-\)이 만나 물이 된다. \(\text{H}^+ + \text{OH}^- \to \text{H}_2\text{O}\). 이 반응을 중화 반응이라 하고, 이때 열이 나온다. 남은 이온인 \(\text{Na}^+\)와 \(\text{Cl}^-\)은 반응하지 않고 용액에 그대로 남는데, 물을 증발시키면 염화 나트륨, 곧 소금이 된다. 이렇게 산의 음이온과 염기의 양이온이 만든 물질을 염이라 한다.
그림 1의 슬라이더로 수산화 나트륨 수용액을 조금씩 넣어 보자. \(\text{H}^+\)는 넣은 만큼 줄어들고 물 분자는 그만큼 늘어난다. 10 mL를 넣으면 \(\text{H}^+\)와 \(\text{OH}^-\)이 모두 사라져 중성이 되고, 그보다 더 넣으면 이번에는 \(\text{OH}^-\)이 남아 염기성이 된다. 따라서 산성이 '사라지는' 것은 \(\text{H}^+\)가 물로 바뀌기 때문이다.
용액이 얼마나 산성인지는 pH로 나타낸다. pH 7이 중성이고, 7보다 작으면 산성, 크면 염기성이다. pH는 수소 이온 농도를 10의 거듭제곱으로 나타낸 지수이므로, pH 3인 용액은 pH 5인 용액보다 수소 이온이 100배 많다.1
1.4.3예제 풀이
같은 농도의 염산 20 mL에 수산화 나트륨 수용액을 넣어 완전히 중화하려면 몇 mL가 필요할까? 또 같은 농도의 황산(\(\text{H}_2\text{SO}_4\)) 20 mL를 중화하려면 몇 mL가 필요할까?
같은 농도라는 것은 같은 부피에 들어 있는 물질의 입자 수가 같다는 뜻이다. 염산 \(\text{HCl}\) 1개는 \(\text{H}^+\) 1개를, \(\text{NaOH}\) 1개는 \(\text{OH}^-\) 1개를 내놓는다. 중화는 \(\text{H}^+\)와 \(\text{OH}^-\)이 1 : 1로 반응하므로, 염산 20 mL에는 수산화 나트륨 수용액 20 mL가 필요하다.
황산은 \(\text{H}_2\text{SO}_4\) 1개가 \(\text{H}^+\) 2개를 내놓는다. 따라서 같은 부피에 \(\text{H}^+\)가 염산의 2배이므로, 수산화 나트륨 수용액도 2배인 40 mL가 필요하다. 이때 생기는 염은 \(\text{Na}_2\text{SO}_4\)이다.
중화에 필요한 양은 산과 염기 물질의 수가 아니라 \(\text{H}^+\)와 \(\text{OH}^-\)의 수로 정해진다. 위산이 많을 때 먹는 제산제나, 산성화된 토양에 뿌리는 석회도 같은 원리로 \(\text{H}^+\)를 줄인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이온이 움직이는 방향과 pH 눈금, 중화 반응을 직접 확인해 보자.
- pH는 수소 이온의 몰 농도 \([\text{H}^+]\)에 대해 \(\text{pH} = -\log[\text{H}^+]\)로 정의한다. 순수한 물에서는 \([\text{H}^+] = 10^{-7}\) mol/L이므로 pH가 7이다.
산은 물에 녹아 수소 이온을, 염기는 수산화 이온을 내놓으며, 이 이온들이 각각의 공통적인 성질을 만든다. 산과 염기를 섞으면 \(\text{H}^+\)와 \(\text{OH}^-\)이 1 : 1로 만나 물이 되고 나머지 이온은 염으로 남는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산성과 염기성은 섞는 동안 두 이온이 물로 바뀌며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