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유전자 유전
본문멘델의 완두는 키가 크거나 작거나 둘 가운데 하나였다. 그런데 사람의 키는 150 cm, 151 cm, 152 cm처럼 고르게 이어지고, 반 친구들의 키를 그래프로 그리면 가운데가 볼록한 종 모양이 된다. 피부색과 몸무게도 그렇다. 이런 형질은 유전자 하나로는 설명할 수 없다. 여러 유전자가 함께 정하면 왜 종 모양의 분포가 생길까?
1.3.1여러 유전자의 효과가 더해질 때
한 형질에 여러 쌍의 대립유전자가 관여하는 유전을 다유전자 유전이라 한다. 가장 간단한 모형으로, 키를 정하는 유전자가 A, B, C 세 쌍이고 대문자 대립유전자 하나마다 키가 일정하게 커진다고 하자. 그러면 키는 대문자가 몇 개인지로 정해진다. 대문자 수는 0개부터 6개까지 7가지가 가능하다.
독립적으로 유전되는 유전자 \(n\)쌍이 같은 크기의 효과를 더한다면, 이형 접합 부모 사이 자녀의 대문자 대립유전자 수 \(k\)의 확률은 \[P(k) = \frac{{}_{2n}\mathrm{C}_k}{2^{2n}}\] 이고 표현형은 \(2n + 1\)가지이다.
그림 1에서 유전자 쌍 수를 바꾸어 보자. 한 쌍이면 표현형이 3가지로 1 : 2 : 1이다. 세 쌍이면 7가지로 1 : 6 : 15 : 20 : 15 : 6 : 1이 된다. 양 끝(아주 크거나 아주 작음)은 64명 가운데 1명꼴로 드물고, 가운데가 가장 많다. 대립유전자 하나하나는 반반의 확률로 전해지지만, 여러 개가 더해지면 극단으로 쏠리는 조합이 드물기 때문이다.
1.3.2환경의 영향
실제 키에는 수백 개의 유전자가 관여하고, 영양, 운동, 잠 같은 환경도 영향을 준다. 같은 유전자형이라도 환경에 따라 키가 조금씩 달라지므로, 계단 모양이던 분포가 더 매끄럽게 이어진다. 그래서 다유전자 형질은 연속 변이를 보인다. 한 세기 동안 여러 나라의 평균 키가 10 cm 넘게 커진 것은 유전자보다 영양과 위생의 개선 때문이다.1
1.3.3예제 풀이
피부색이 세 쌍의 유전자 A/a, B/b, C/c로 정해지고, 대문자 하나마다 색이 한 단계 짙어진다고 하자. AaBbCc인 부모 사이에서 부모와 같은 피부색(대문자 3개)인 아이가 태어날 확률과, 가장 짙은 피부색(AABBCC)인 아이가 태어날 확률을 구하여라.
자녀는 부모 양쪽에서 대립유전자 6개를 받고, 각각 대문자일 확률이 \(\dfrac{1}{2}\)이다. 대문자가 3개일 확률은 \(\dfrac{{}_6\mathrm{C}_3}{2^6} = \dfrac{20}{64} \approx 31\%\)이다.
AABBCC는 6개가 모두 대문자여야 하므로 \(\dfrac{1}{64} \approx 1.6\%\)이다. 즉 중간 피부색의 부모에게서 부모와 같은 색의 아이가 가장 많이 태어나지만, 드물게 부모보다 훨씬 짙거나 옅은 아이도 태어날 수 있다. 유전자 쌍이 많아질수록 이런 극단은 더욱 드물어진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키가 고르게 이어지는 까닭을 유전자 쌍 수를 바꾸며 직접 확인해 보자.
- 대규모 유전체 연구로 사람의 키에 영향을 주는 염기 변이가 1만 곳 넘게 발견되었다. 하나하나의 효과는 1 mm도 안 되지만, 모두 더하면 사람 사이 키 차이의 상당 부분을 설명한다.
여러 쌍의 대립유전자가 효과를 더하는 다유전자 유전에서는 표현형이 \(2n + 1\)가지로 나뉘고, 그 분포는 이항 계수를 따라 가운데가 가장 많은 종 모양이 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키는 수많은 유전자의 작은 효과가 더해지고 환경까지 겹쳐, 두 가지로 나뉘지 않고 고르게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