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수단과 미래 사회
본문고속 열차는 시속 300 km로 달리고, 승용차는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 km 정도로 달린다. 빠를수록 공기 저항이 커지므로 고속 열차가 에너지를 훨씬 많이 쓸 것 같다. 그런데 승객 한 사람을 1 km 옮기는 데 드는 에너지로 비교하면 결과가 정반대이다. 왜 그럴까? 그리고 증기 기관차에서 전기 자동차까지, 교통수단의 발전은 사회를 어떻게 바꾸었을까?
2.5.1한 사람당 에너지
교통수단이 쓰는 에너지는 주로 공기 저항, 바퀴의 구름 저항, 엔진의 열 손실로 사라진다. 고속 열차는 빠르지만 길고 매끈하여 승객 한 사람이 차지하는 앞면 넓이가 작고, 쇠바퀴가 쇠 레일 위를 굴러 구름 저항이 고무 타이어의 수 분의 1이다. 그리고 전기 모터는 휘발유 엔진보다 효율이 훨씬 높다. 무엇보다 승객 수백 명이 함께 타므로, 전체 에너지를 사람 수로 나누면 작아진다.
\[\text{1인 1 km당 에너지} = \frac{\text{1 km를 달리는 데 드는 에너지}}{\text{탄 사람 수}}\] 교통수단을 비교할 때는 차량 하나가 아니라 승객 한 사람을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
그림 1에서 승용차에 탄 사람 수를 바꾸어 보자. 휘발유 승용차는 1 km에 약 0.6 kWh를 쓰므로 혼자 타면 1인당 0.6 kWh이다. 고속 열차는 약 0.06 kWh로 10분의 1이다. 승용차에 네 명이 타면 0.15 kWh로 버스와 비슷해진다. 그래서 교통의 에너지를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함께 타는 것이다.1
2.5.2교통과 사회
19세기 증기 기관차는 마차로 며칠 걸리던 거리를 몇 시간으로 줄여, 도시와 시장을 하나로 묶고 시간대를 표준화하게 했다. 20세기 자동차는 개인이 원하는 곳에 언제든 갈 수 있게 하여 도시의 모양을 넓게 퍼뜨렸지만, 대기 오염과 교통사고, 온실가스라는 문제도 낳았다. 이제 전기차와 자율 주행차가 등장하면서, 에너지원과 안전, 책임과 일자리에 관한 새로운 질문이 생기고 있다.
2.5.3예제 풀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400 km를 간다. 휘발유 승용차는 1 km에 0.62 kWh, 고속 열차는 승객 1인당 0.06 kWh를 쓴다. 혼자 승용차로 갈 때와 고속 열차로 갈 때의 에너지를 구하여라. 휘발유 1 L가 약 8.9 kWh라면 승용차로 가는 데 휘발유가 몇 L 드는가?
승용차는 \(0.62 \times 400 = 248\) kWh, 고속 열차는 \(0.06 \times 400 = 24\) kWh이다. 승용차가 약 10배이다.
휘발유는 \(\dfrac{248}{8.9} \approx 28\) L가 든다. 같은 에너지로 고속 열차는 약 10명을 부산까지 데려간다. 고속 열차가 빠르게 달리면서도 에너지를 덜 쓰는 것은 바퀴와 레일, 효율 높은 전기 모터, 많은 승객 덕분이다. 즉 교통수단을 고를 때 빠르기만이 아니라 한 사람당 에너지까지 따지면, 사회 전체의 에너지와 온실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고속 열차와 승용차의 에너지를 직접 비교하고, 교통이 사회를 바꾼 과정을 살펴보자.
- 값은 차종, 속도, 승차율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고속 열차도 승객이 거의 없이 달리면 1인당 에너지가 몇 배로 커진다. 여기서는 일반적인 어림값을 썼다.
교통수단의 에너지는 승객 한 사람을 1 km 옮기는 데 드는 양으로 비교해야 하며, 고속 열차는 낮은 구름 저항, 효율 높은 전기 모터, 많은 승객 덕분에 혼자 탄 승용차의 약 10분의 1을 쓴다. 교통의 발전은 시장과 도시를 바꾸었지만 환경과 안전의 과제도 남겼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답은 고속 열차이다. 빨리 달려도 한 사람당 에너지는 훨씬 적다.